무안 6일·11일 내린 비 8~15mm…가뭄 해소 100mm 필요
8일 현재 647ha 모내기 못해, 120ha는 고사 170ha에선 시들음
농민들, 마른장마 예보에 “태풍이라도 왔으면…”

▲ 지난 6일 비가 내린 운남 구일간척지. 가뭄을 해갈하기엔 턱 없이 부족했다.
[무안신문=서상용 기자] 요즘 농민들은 하늘만 쳐다본다. 모내기를 마친 농가도 모내기를 못한 농가도 하늘을 쳐다보기는 마찬가지다. 수시로 일기예보를 체크하지만 6월 말까지 비 소식이 없다.

6월 말까지 비 다운 비가 오지 않을 경우 모내기 시기를 놓쳐 벼농사를 포기해야하는 실정이다. 전남의 모내기 최적기는 6월 21일 전후이다. 하지만 6월 말로 정해진 모내기 한계시기를 넘길 시 생육부진으로 정상적인 수확이 불가능하다.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비 예보는 커녕, 마른장마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사실상 올해 농사는 포기해야 할 실정에 농민들이 처했다.

국민안전처는 전남을 비롯한 경기, 충남권까지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가뭄은 8월 들어서야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무안은 가뭄 단계가 정도에 따라 ‘주의→심함→매우 심함’으로 나뉜 것 중 ‘심함’단계로 분류됐다.

지난 6일과 7일 무안지역에 단비가 내렸지만 갈증만 키웠을 뿐 가뭄 해갈엔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낮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폭염까지 겹치면서 지역 주요 저수지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가뭄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과 11일 양일간 운남지역엔 8.5mm, 해제면 13.5mm, 남악 8.5mm, 무안읍 15mm의 비가 내렸다. 이번 비는 10mm의 비가 내린 5월10일 이후 한 달만의 반가운 단비였다. 하지만 잎이 마르는 위조현상을 겪고 있는 밭작물 생육에만 다소 도움이 됐을 뿐 장마 전까지 버틸만한 물을 공급해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번 내린 비는 그 동안 마른 들녘에 모두 흡수돼 저수지의 수위를 전혀 끌어올리지 못했고, 물이 말라버린 하천의 물소리도 다시 살리지 못하면서 해갈을 기대하며 모내기를 준비했던 농민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무안군은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선 70∼100mm의 비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현재 무안지역 저수지 저수율은 38.5%다. 군관리 131개소가 27%, 농어촌공사 관리 저수지 50개소가 50%이다. 저수율이 10% 미만인 곳이 31개소고 완전 고갈된 곳도 14개소다.

전체 논(8,842ha)의 24.5%인 2,162ha가 가뭄을 겪고 있다. 이 중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곳이 647ha이고 모가 말라죽어버린 곳도 120ha에 이른다. 170ha에선 시들음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192ha에선 물이 말라가고 있어 갈수록 가뭄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미이앙 면적이 가장 많은 곳은 구일간척지가 있는 운남면으로 241ha에 이른다. 전체 논의 35%가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복길간척지와 창포간척지가 있는 청계면도 전체논의 29%인 201ha에 모내기를 못하고 있으며 금산간척지와 태원간척지가 있는 해제면은 14%인 108ha에 벼를 심지 못하고 있다. 9일 현재 무안지역 모내기율은 평균 85%다.

운남 구일간척지에서 2만평 벼농사를 짓는 A 씨는 4월 말 모내기했던 조생종 벼가 모두 말라 죽자 지난 6일 비 소식에 기대를 걸며 로터리를 치는 등 다시 모내기를 준비했다가 실망감만 키웠다.

A 씨는 “하지(夏至)인 6월21일 전까지 모내기를 마쳐야 하는데 비 소식이 없어 큰일”이라면서 “장마 때라도 모내기를 하면 다행인데 마른장마라는 예보도 있어 태풍이라도 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군은 7월9일을 모내기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 모내기를 할 경우 조생종은 95%, 중만생종은 85%까지 수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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