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무안신문] 지난 5월9일 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5년이 시작됐다. 호남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동안 차별과 낙후를 극복하고 균형발전을 이룰 현안사업들이 가시화될 기대에 부풀어 있다. 특히, 이낙연 전남지사가 국무총리로 임명되는 등 호남의 인사들이 주요 자리에 대거 입성한 것도 그 기대치를 높게 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에 그저 막연하게 특별 지원을 바라고 있어서만도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중심으로 지역의 현안을 점검해 미래 지역발전과 먹거리를 준비하는 선제 전략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과 각계각층의 하나 된 목소리가 절실하다.

그 동안 호남은 국토균형개발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정책에만 기대를 건채 특별한 배려만을 기대해 왔다. 하지만 역대 정부는 호남 지역민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그러했다.

사실상 호남이 정권 탄생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중앙 집권의 폐해로 오히려 호남만의 낙후 극복을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탓만 해서도 안된다. 지역 스스로 낙후를 탈피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가도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지역은 수년전 미래성장동력 일환으로 기업도시를 추진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의 갈등속에 주민들의 의견까지 나뉘면서 무산됐다. 무안공항 활성화를 두고서는 전남도와 광주시가 군사공항 이전을 빌미로 국내선이 무안공항으로 이전하지 못한 채 서로 이기적 셈법만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결국 정부는 두 자치단체간의 협의가 먼저라고 국내선 이전에 대해 뒷짐을 지도록 한 것도 광주·전남 정치인들 자체에 있다.

이처럼 우리는 배려할 만한 충분한 여건을 마련하지 못한 채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던 부분도 없지 않다. 정부가 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지원할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어린애가 젖 달라고 보채는 꼴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에서도 전남도가 지역 차원의 미래 먹거리 사업들을 발굴, 공약에 넣긴 했다. 하지만 그동안 소외 당했으니 무조건 지원해 달라는 것은 타 자치단체와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억지에 불과하다.

지자체들은 정부 예산 수립을 앞두고는 지자체장을 비롯한 각 실과소 공직자들이 중앙 부처와 국회 등 관계 요로를 방문해 국고 예산 지원을 위한 무한 경쟁을 연례행사처럼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는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중앙정부와 인맥 고리가 중요하다. 그런데도 무안은 타 지역에게 뒤처진다는 얘기도 자주 접했다. 무엇보다 무안군이 농업정책을 펴 나가는 기술센터는 전문성이 다소 떨어진 행정직이 잠시 근무하다 떠나는 인사이동 때문에 정책 추진자들과 연결고리가 끊어지곤 했다. 이들과는 꾸준한 연결고리가 이어질 때 정책반영이나 예산지원을 끌어오는데 훨씬 수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지난해부터는 국회와 정부부처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해 왔던 서울의 무안군출장소도 없어졌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해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연계 고리를 트지 않으면 호기를 맞고도 놓칠 수 있다. 물이 들 때 고기를 잡으란 말이 있듯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대통령의 공약을 적극 실천하도록 관리하고 담보해낼 대응전략이 시급하다. 새 정부의 구체적인 국정과제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정책의 가늠자가 되는 대선 공약사항 중 당장은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의 무안공항 경유를 이뤄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공약에는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무안군이 추진 중인 항공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선도지구 선정 등이 새정부 국정과제에 반영되도록 전남도, 중앙부처, 지역 정치권 등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토부의 투자선도지구 공모는 무안군이 2014년 지정된 개발촉진지구 연장선상에서 무안국제공항 주변에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4월 신청했다. 선정될 경우 주어지는 각종혜택을 통해 항공산업 관련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에서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6년까지 총 583억원(국비 171억, 지방비 186억, 민자 226억)을 투입해 무안국제공항 주변 망운면 피서리 일원 44만여㎡에 1차로 교육·훈련용 비행기 격납고를 조성하고 2차 중소형 항공MRO(정비창) 조성에 이어 3차 헬리콥터 정비창 건설 등 지역여건에 적합한 항공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부는 자체평가 후 올 하반기 선정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자선도지구에 선정되면 2018년부터 항공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될 전망이다.

앞서 전남도는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주변을 무안 국제항공산업복합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정부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07년과 2012년 두 번 신청했지만 실패했다. 정부의 ‘1광역단체 1자유구역’ 원칙 때문이다.

이들 사업처럼 신규 시책을 적극 발굴해 새 정부 출범이 무안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낙후 극복은 그저 기대하고만 있으면 안된다. 기회는 줄기차게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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