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관광객의 눈높이…축제시기, 핵심콘텐츠 무엇으로 할 것인가? 고민 필요
연꽃축제…무더위·태풍·비 변수, ‘축제기간 단축 필요’
부족한 주차장 문제 해결·관광객 눈높이 맞추는 킬러콘텐츠 찾아

[무안신문] ◆ 전국 축제 2천5백여개 중 전남 127개

오늘날 관광산업은 지식정보산업, 환경산업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관광활동에 대한 수요 증가로 체험관광, 생태관광, 문화관광, 자연관광, 녹색관광 등으로 날로 각광을 받는 성장 산업이다. 따라서 미래의 관광시장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 증대 등으로 인하여 자연환경과 고유문화를 보전하면서 체험하는 대안적 관광의 중요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견줄 때 무안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좋은 관광객 유치 여건을 갖추고 있고, 바다. 황토 등 천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차별화 규모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축제 TF팀을 구성, 문화, 관광사업을 미래 차원에서 투자하고 개발해 나간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보여 진다.

축제는 지자체가 실시되면서 주민들의 애향심 고취와 지역홍보, 그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분하에 경쟁적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2012년 전국 시·도별 축제 현황자료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축제는 모두 2,429개에 이른다. 이중 전남지역만 해도 127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축제들은 이름만 다를 뿐 프로그램은 서로 베껴먹기 식 포장만 근사한 붕어빵 축제로 전락, 명맥만 유지한 채 개최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지자체의 예산낭비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여기에는 축제 콘텐츠의 경우 대부분 전야제, 개막식 축하공연, 예술공연, 전시, 백일장, 부대행사, 특산품 판매 등 천편일률적으로 지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재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름만 바꿔 달면 어느 축제가 어느 축제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축제가 인근 시군과 같은 시기에 열려 경쟁을 벌이는 것도 다반사다.

물론 볼거리 제공에서 보자면 지역축제가 많은 것 자체를 흠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관 주도의 실적 위주로 흘러 축제의 성격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 주도 축제는 지역민을 자연스럽게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 축제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단체장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에 치중하다 보니 축제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지역민들에게는 축제 피로감만 안겨줄 뿐이다. 곧 주민들은 관이 벌인 굿판에 끌려나온 들러리에 불과해 축제가 끝나면 남는 게 없다. 그래서 주민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억원의 혈세가 드는 축제가 지역 소득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불편만 안겨 주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지방재정 지출에 대한 주민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에 대해 주민 3명 중 1명은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지역축제의 경제 활성화 기여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30%를 넘었다.

전남도는 무분별한 축제를 감축하기 위해 ‘1시·군 1 대표축제’를 육성하고 있다.

 

○ 성년(20년) 맞은 무안연꽃축제

갯벌로 할 수 있는 체험 킬러콘텐츠 시급

◆ 무안연꽃축제 현주소

무안연꽃축제는 1997년 군민화합과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소득축제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일로 회산백련지를 대상으로 개최돼 무안대표축제로써 올해로 20회를 치렀다.

하지만, 여름 대표축제로써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차별화 킬러콘텐츠가 없어 롱런을 위한 킬러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

그 동안 연꽃축제는 1997년 불교계가 주관해 최초 행사를 시작, 2002년까지 8월말∼9월초 개최되다가 2003-2006년에는 8월 중순, 2007-2010년에는 8월초로 앞당겨 지는 등 7월∼9월을 오가며 개최됐다. 이후 김철주 군수가 들어선 2012년 7월말로 앞당겨 개최됐고, 2013년부터는 8월 중순에 개최되고 있다. 축제 명칭도 1997년 연꽃축제로 시작해 백련축제→백련대축제→대한민국연산업축제→백련문화마당 등 이름을 바꿔가며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명칭 혼란만 빚었고, 2011년에는 무안백련토요문화마당으로 행사규모를 축소 운영할 만큼 존폐 위기까지 갔으나, 김철주 군수가 들어선 2012년부터 무안연꽃축제로 6번째 이름을 바꿔 부활 개최하고 있다.

백련지는 2004년 관광지로 지정받아 2007년부터 관광지 조성사업에 착수해 2016년까지 공공부분 254억원을 투자, 주차장시설, 생태연못, 관리동, 화장실, 도로, 공원 등을 조성하고 부지를 매입해 물놀이시설과 카라반을 조성했다.

이에 무안군은 올해 6월 백련지관광지조성사업이 총괄 준공됨에 따라 어른 4천원(단체 3천원), 청소년 및 군인 3천원(단체 2천원), 어린이 2천원(단체 1천원), 무안군민인 경우 50%를 감면해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65세 이상 무료)

한편, 무안연꽃축제는 그 동안 전남문화관광 10대 축제(1998년), 문화관광부지원 지역육성축제(2001년), 문화관광부지원 우수축제(2002년), 문광부 지정 예비축제(2005·2006년), 도 지정축제(7차례)) 등 지정받은 바 있다.

◆ 연꽃축제 차별화 진화 중 = 올해 무안연꽃축제는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25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축제부터 다양한 프로그램 변신을 하고 있는 덕택이다. 올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으로 각설이 품바 경연대회를 비롯해 연꽃비행선, 물총페스티벌, 외국인 어메이징 레이싱, 열기구체험, 얼음놀이터. 연 팥빙수 나눔 등이다.

이밖에도 수상유리온실에 다도인들과 함께한 연차시음은 관광객들에게 낭만적인 쉼터를 제공했으며, 회산백련지 야외 물놀이장과 올해 개장한 오토캠핑장은 연일 방문객이 줄을 이어 더위를 이기는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그 어느 해보다 만개한 백련과 빅토리아수련을 비롯한 1,000여주의 희귀수련과 행사장 곳곳에 피어있는 해바라기 꽃길, 안개분수길, 덩굴나무길, 그늘터널 등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편의시설과 먹거리 등도 대폭 보강돼 편리했다. 식당부스 위주의 단순한 먹거리에서 벗어나 푸드트럭을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했고 야간조명 등 밤에도 아름다운 축제로 거듭났다. 또 올해 4회째로 축제의 명물로 자리 잡은 군민합창대회는 경연을 위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민들의 화합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이다.

김철주 군수는 “성공적인 20회째 축제를 치른 만큼 무안연꽃축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새로운 20년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킬러콘텐츠 개발시급 = 차별화를 위해 지자체들의 축제 유료화가 늘고 있다. 유료 축제로의 전환은 지자체의 재정적 측면이 고려됐지만 매년 콘텐츠의 개선을 통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축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입장권을 농산물 교환권과 상품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무분별하게 개최되고 있는 지역축제의 자연스런 ‘구조조정’도 유료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무안군도 올해 6월23일부터 백련지에 대해 유료화로 전환, 입장권을 받고 있다.

무안군에 따르면 매년 무안연꽃축제 때면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는다. 지난해 개최한 무안연꽃축제는 35만명, 10월 개최한 황토갯펄축제에 6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올해 연꽃축제에는 25만명이 다녀갔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문제는 백련지만의 차별화된 컨텐츠가 없다. 따라서 무안군이 추구하는 백련지 4계절 관광화와 지역소득축제로의 연결을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다. 전남 대표축제로 자리잡은 나비축제는 단순 보여주기식 축제에서 그치지 않고 매년 차별화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게 롱런 비결이다.

하지만 연꽃축제는 올해로 20회째를 치렀지만, 아이디어 부재와 식상한 프로그램 운영 등 한계에 직면한 부분도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여름 축제여서 폭염, 폭우, 태풍 등 자연 3재(三災)를 이겨야만 성공이 가능하다보니 어려움도 컸다.

축제 성공을 위해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킬러콘텐츠의 개발은 연꽃축제 롱런을 위해 절실한 부분이다. 연꽃축제의 주요 행사를 살펴보면 금혼식, 어린이청소년 백일장, 무안요리경연대회, 군민노래자랑, 무안군민 합창경연대회가 메인 프로그램이다.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발길을 이끌 콘텐츠로는 부족함이 많다.

이번 연꽃축제에서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인 것은 ‘각설이 품바 왕중왕전’이 유일했다. 사실상의 킬러콘텐츠가 품바인 것이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일탈 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하게 보강할 필요가 있다.

◆ 무안백련축제의 방향은?

연꽃은 동아시아에서 경쟁력 있다. 따라서 백련지는 축제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동양 최대규모 백련지로 경관적 가치가 높고 산업적(음식과 약제), 체험적(연근, 연 관련 체험행사) 가치가 크다.

따라서 대한민국 최대 백련 자생지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우리나라 연꽃축제라는 근원성을 강조, 연꽃의 정적인 면에서 벗어나 역동성을 가미해 프로그램 소재를 재밌게 꾸미면 된다.

무엇보다 다른 축제와의 관계(황토갯벌축제, 품바축제) 설정이 필요하고, 축제시기, 핵심콘텐트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축제의 성공은 관광객 방문숫자에 비례하고 연중 방문객이 이어질 때 그 효과가 커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돼야 한다. 현재 전국의 40여 자치단체 및 사찰 등에서 개최하는 연꽃축제와 무안연꽃축제는 별반 다름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때문에 한번 연꽃축제를 방문한 관광객의 재방문이 떨어지고, 지역 주민들의 동참도 점점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관광객을 유혹할 수 있는 새로운 역발상이 필요하다. 동양최대의 면적 10만평의 백련지 자랑으로만은 관광객을 홀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4계절 관광지, 소득 축제를 표방했다면 축제의 일회성 효과보다는 장기적 소득창출의 안목에서 탈바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백련지 주변 논들을 임대, 계절에 맞는 다양한 꽃을 식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생태계는 예민하고 관광객의 영향을 크게 받는 특성이 있어 농촌의 독특한 경관을 고려해 높아지는 관광객의 눈높이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꽃축제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개발만 있고 상품과 서비스가 없는 것도 문제다.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지역사회공감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핵심 가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것을 만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전략 투자가 필요하다. 막연한 비전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컨셉 중심으로, 지역 고유자원에 기반한 창조적이고 명확한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

그 동안 백련축제를 개최해오면서 400여억 원이 투자됐지만 산업화 된 부분은 없다. 지역 최대 농축수산물과도 연계해 생산적인 소득산업 축제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핵심콘텐츠(경관자원-기관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야간조명) 개발과 사람들은 한을 이야기 해 주면 감동을 받기에 스토리텔링 개발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 관광객을 끊임없이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자원중심이 아니라 시장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 찜통더위, 축제기간 단축 고려해야 = 무안연꽃축제는 연꽃 개화시기에 맞춘 한여름 축제다. 따라서 자연적 변수가 많고, 관광객들의 기피 경향도 적지 않다. 올해는 태풍과 비로 인한 지장을 받지 않은 반면 살인적인 찜통더위가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연꽃축제 개최기간인 4일 내내 낮 최고기온이 32℃를 넘었다. 첫날인 12일엔 36℃(전남도청 기준), 13일 34.5℃, 14일 33.3℃, 15일 32.5℃로 폭염이 맹위를 떨쳤다. 그 과정에서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 중 3명이 더위로 인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더위를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도록 그늘길과 안개분수길을 만들고 물총페스티벌도 개최했지만 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늘을 더 확보하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수상유리온실 주변에 있는 등나무길 정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급수시설도 곳곳에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꽃축제를 프로그램 집중화로 3일로 단축할 필요도 있다. 관광객 수입도 크지 않는 상황에서 4일이나 5일 축제는 너무 길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여기에 전국 30여곳의 연꽃축제 개최시기가 비슷하다는 것도 축제의 희소성을 떨어 뜨리고 있다.

◆ 주차장 동선 확보 필요 = 백련지는 주차장 563면과 물놀이장 앞 주차장 120면 등 모두 683면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주말 물놀이장 이용객이 2,000명을 넘어서면 물놀이장 이용 차량만으로도 주차장이 만원이다. 이번 축제기간 동안 무안군은 곳곳에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했지만 주차대란을 막지는 못했다. 인근 농로까지 차량이 가득차면서 관광객들은 한참을 걸어 백련지에 입장할 수밖에 없었고 입장료까지 징수하자 짜증은 더했다.

무엇보다 백련지의 주차장은 다른 축제장과 달리 축제장 안에 주차장이 있어 차량들이 수백미터까지 줄을 서는 사태까지 빚어져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백련지 입구 개표소를 옮겨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간 다음 개표소를 거쳐 관광객이 들어가는 동선을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무엇보다 축제기간 임시주차장을 확보 묘안을 찾아야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축제기간 무료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입장료 징수 때문에 차량이 500m 정도 정체되기도 해 굳이 축제기간에 입장료를 징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일각에선 입장료를 징수해 일부를 지역특산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려줘 지역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말한다.

 

○ 무안황토갯벌축제 - 갯벌로 할 수 있는 체험 킬러콘텐츠 시급

무안 청정갯벌의 중요성과 게르마늄 황토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전국에 널리 알려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일환으로 2013년부터 해제 생태갯벌센터 일원에서 무안황토갯벌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9월23일부터 25일까지 제4회 황토갯벌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황토갯벌축제를 두고 이견도 많다. 먼저 갯벌축제의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마라톤대회와 가수초청 공연에 너무 치우쳐 갯벌축제 프로그램이 미약하고, 지역의 농번기와 겹치는 등 축제일자 선정 등도 문제가 있어 관광객 참여가 적다는 지적이다.

1회 축제 때 체험형 축제로 성공가능성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2회 축제부터는 에어바운스 갯벌 속 낙지잡이 체험 말고는 갯벌과 관련된 체험거리가 없어 축제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 갯벌체험 한계 = 눈으로 보는 힐링 축제는 이미 한계에 부딪쳤다. 이젠 체험이 축제의 최고 흥행요인이 됐다. 그래서 축제의 메인인 킬러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

무안황토갯벌축제는 당연히 갯벌로 할 수 있는 체험이 킬러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보령 머드축제가 ‘머드를 몸에 바르는 것’으로 킬러콘텐츠를 잡아 세계에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축제의 절반 성공여부는 날씨이다. 제1회 축제는 9월말 개최됐지만 제2회 축제는 10월 중순에 열려 태풍 영향으로 축제 첫날 비가 내렸고 둘째날엔 칼바람이 불어 물에 들어가기엔 기온이 차가웠다. 특히, 2회 때는 갯벌이 물속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라지는 사리(밀물이 가장 높은 때) 기간이어서 갯벌을 아예 구경할 수조차 없었다. 갯벌에 빠져 놀려면 날씨가 따듯한 때 축제를 개최해야한다.

우리나라 축제의 90%가 주민화합형축제다. 주민화합형축제는 연예공연으로 축제예산을 대부분 소비하고 주민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노래자랑을 개최하는 등 붕어빵 행사가 대부분이다. 또한 자치단체장 선심성 행사, 연예공연으로 축제예산을 대부분 소비, 노래자랑 등 메너리즘에 빠진 행사가 많다.

무안황토갯벌축제도 다르지 않다. 관객 모으기 일환으로 축제 단골 프로그램인 가수초청 공연이 빠지지 않았다. 결국 축제 예산 중 가수초청 공연과 마라톤 지원에 비중이 크다. 여기에 마라톤대회는 특성상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귀가한다. 마라톤 참가자들을 경기 후 축제장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했다.

◆ 무안황토갯벌축제 정체성 찾아야 = 황토갯벌축제는 먼저 황토냐 갯벌이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황토와 갯벌을 융합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갯벌의 한계는 들물 썰물 때문에 시간적 한계가 주어진다. 이 시간을 메우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이를 황토 체험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 등을 찾아야 한다.

또한, 황토갯벌축제를 지역개발형축제로 전략적 육성할 필요가 있다. 지역개발형 축제는 지역의 차별성 있는 특화문화창출, 지역의 비전을 제시하는 지역개발 및 지역경제활성화, 숨겨진 지역 소재 개발을 통한 지역이미지 개선, 관광객 유치, 지역브랜드 강화 등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느냐가 축제 경쟁력을 따지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특히, 무안황토갯벌축제만의 차별화된 지역고유의 문화 킬러컨텐츠가 필요하다.

우리지역은 서해안을 따라 형성된 지리적 역사적 특성을 고려하여 해양문화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람사르 갯벌등록과 전국 최초 갯벌도립공원 등을 앞세워 수산해양 생태를 테마로 한 바다문화 축제를 기획하고 해상레포츠 관광개발 사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촌생활 체험 청소년 프로그램 개발과 생태관광이 주목받는 추세에 따라 갯벌체험, 요트축제 등을 개발, 발전시키고, 갯벌센터를 이용한 어린이 생태문화축제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일탈형 프로그램 구성과 소득창출을 위한 지역민 교육 및 참여 프로그램 강화도 필요하다. 축제는 평소에 할 수 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것. 즉 ‘일탈(逸脫)’이다.

황토갯벌축제는 갯벌체험과 낙지잡이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낙지잡기 및 게잡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무안지역에서 낙지잡는 방법으로 칠게를 미끼로 주낙을 이용하는 방법, 저녁에 횃불을 이용해 잡는 방법, 통발을 이용해 잡는 방법, 삽으로 파 직접 잡는 방법 등이 있다.

또한, 무안의 천연갯벌에는 갯지렁이,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 등 살아 움직이는 갯벌생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농게, 짱둥어 등 갯벌생물이 살아 있어 갯벌센터전시관에서 벗어나 천연 바다자원인 살아있는 갯벌과 갯벌생물을 직접 보도록 해야 한다.

갯벌을 어린이들의 어업산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근의 방파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학습탐방을 위해 방파제를 걸으면서도 무안을 둘러싸고 있는 3면의 바다에서 이뤄지는 어업 변천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울러 교육 콘텐츠로 어로장비와 어구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하는 전시도 필요하다.

◆ 축제보다는 갯벌문화제로 = 황토갯벌축제보다 갯벌문화제 개최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축제는 사람들이 즐기자는 의미가 크고 전국에 각종 축제가 너무 많아 매년 관광객 눈높이를 맞추어 끌어들이는 프로그램 차별화 운영이 어렵다. 반면 문화제는 지키자는 의미가 크다. 특히, 보령머드축제가 갯벌 대표 축제로 선점하고 있는 것도 문화제로의 개최를 고민해봄직 하다.

보령머드축제는 매년 내외국인 입장객이 300만명이 넘는다. “머드에 흠뻑 빠져라! 뒹굴어라! 그리고 즐겨라!”가 슬로건으로 일상으로부터의 즐거운 일탈이 킬러콘텐츠다. 이곳에서는 머드탕, 머드사우나, 머드마사지 머드키즈랜드, 머드팩 머드슬라이드(미끄럼틀), 실제 갯벌에서 달리는 갯벌마라톤, 칼라머드 보디페인팅, 머드비누만들기, 머드 캐릭터만들기, 머드 해변 풋살대회 등 갯벌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거리가 제공된다.

반면, 무안황토갯벌축제는 체험 킬러콘텐트로 에어바운스 갯벌 속 낙지잡이 체험이 전부이다.

무엇보다 무안군은 리아스식 해안으로 3면이 바다와 연접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갯벌이 발달해 있다. 특히 생태갯벌센터 앞 연안갯벌에는 저서동물 229종, 조류 38종, 염생식물 21종, 식물성 플랑크톤 2목13과 8속 79종. 유용 수산생물 26종 등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크다. 최초 습지보호지역(2001년 12월28일), 람사르습지 공식지정 등록(2008년 1월14일, 제1742호), 전라남도 갯벌도립공원(37.123㎢, 2008년 6월5일) 지정 등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축제가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서식지 훼손 문제가 대두됐던 것도 갯벌축제의 활성화를 가로막는다는 것도 문화제로 개최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현경-해제간 편도 1차선도 축제장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다. 현재 상황에서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경우 교통 체증과 주차문제로 인해 갯벌축제의 의미를 희석 시킬 수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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