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전쟁발발로 인한 원유가 인상 등 세계적인 경제불황은 지역 곳곳에 암울한 그늘을 드리우며 좀처럼 침잠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물가와 공공요금마저 올라 가계 부담은 물론 시장 경기의 불황 마저 겹쳐 소비가 급감하고 사람들마다 힘에 겹다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리한 경제 여건 속에서도 지역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안으로 새해 벽두부터 축제가 마련되고 있다.

축제는 원시 농경사회에서부터 유래된 제천의식과 감사의 의미로 면면히 이어져 왔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축제는 종교성이 없는 유희적이고 놀이적인 모습이 강조되고 있다.

고대인들은 축제를 통해 액운을 없애고 복을 빌어 풍요와 건강을 소원하고 이러한 민족적 사상을 담아 왔었다. 결국 이런 면에서 볼 때 축제는 인간 생존 욕구를 충족시키고 보다 풍요로운 삶을 약속 받기 위했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근자에 와서는 축제는 관광적 의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치뤄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라진 전통 축제의 복원과 전승을 통한 지역사랑이라는 것만으로는 지역민의 관심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마저 큰 관심을 끌지 못하리라는 점에서 이제 축제는 상품화 시대를 불러왔지 않나 싶다.

농경문화를 기저로한 지역축제는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치뤄지는게 당연했지만 현대산업사회에 이르러서는 보다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축제의 자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지역축제는 지역민만을 행사에 국한하지 않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행사로 추진되고 있지만 천편일률적인 연희와 관람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성 있는 관광과 그에 따른 소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지역민도 함께 즐기면서 동시에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그에 따른 수익 효과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축제의 관광상품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보고된 지역 축제는 경상남도가 54개로 가장 많으며, 그 뒤를 이어 전라남도가 52개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새해 들어서는 면 단위 소규모 축제까지 가세해 가히 지역 축제의 전성기라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듯 싶다.

배추 축제니 김 축제니 생소한 이름이 소개되는가 하면 이곳 무안에서는 양파·마늘의 고장답게 5월 초순 양파·마늘 축제가 계획되고 있다. 이는 꽃이나 자연을 주제로 하거나 역사적 배경과 인물 등을 조명하는 축제의 범주에서 벗어나 다양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적인 소규모 축제라고 할지라도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타당성이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 치르는 행사에는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다.그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감으로서 축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착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속 축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생산농가 또는 단체의 의견 수렴과 동참을 유도하지 못한데다 시기마저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장사라고 속된 말을 빌어 표현해 본다면 밑지는 장사라는 것이다. 현재 양파 물량이 달리고 가격마저 비싼데다 조생종 양파가 5월 생산 출하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밭뙈기로 팔린 상태라는 점이 그 우려의 한 단면이다. 차라리 계획된 행사라면 중만생 양파 물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춰 무안백련축제 시 부대 행사로 갖는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축제의 원래 의미가 아닌 관광상품화 또는 지역 이미지 재고 차원의 행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 실보다는 득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홍보를 하며 상품을 개 발 하는 등 전략적인 방안 강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졸속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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