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문제 심각, 사방엔 시체와 도둑들로 삼중고

▲ 필리핀 이주여성 무안회장 멜라니 제이 알라미스씨
지난 8일 필리핀 항구 도시 타클로반에 슈퍼태풍 ‘하이옌’이 덮쳤다. 태풍은 도시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5천여 명의 사망자와 수십만명의 이재민을 양산했다.

필리핀에서 우리 지역으로 시집와 살고 있는 이주여성은 78명이다. 그 중 친정 가족들이 태풍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은 8명이다.

태풍 발생 20여 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타클로반 소식을 좀 더 생생히 듣고자 필리핀 이주여성 무안회장인 멜라니 제이 알라미스(무안읍 거주) 씨를 지난 28일 만났다.

Q. 타클로반 친정집의 상황은?
- 태풍이 불어온 8일 날 저는 양파를 심고 있었다.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듣고 숨이 막혔다. 타클로반은 태풍으로 전기도 끊겨 일주일이 지난 후에 연락이 됐다. 필리핀에서 시집온 78명 중 8명의 친정집이 피해를 입었다. 그 중 5명은 집이 다 부서졌고 3명은 지붕이 날아가는 피해를 입었다. 바나나 농장도 풍비박산이 났다고 한다. 그나마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다.

지금도 방송을 통해 필리핀 소식이 전해지면 눈물이 난다. 먹는 식량이 오면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음식을 받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힘들 것 같다. 타클로반이 필리핀에서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이 어렵다. 무너진 집은 둘째 치고 먹는 문제가 제일 크다. 전기도 끊겼기 때문에 발전기 사용과 기름을 쓰는데 1리터에 1,200원하던 기름이 지금은 5,000원 정도한단다. 더구나 사체들이 아직도 모두 수습되지 못한 채 사방에 널려 있어 물도 사먹고 있다고 한다.

Q. 지역주민들의 구호의 손길은?
-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우선 현금으로 지원된 돈은 모국으로 바로 보내주고 있다. 물품은 택배를 통해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더 많은 구호 물품을 기탁받아 한꺼번에 보낼 계획이다.

Q. 고향에 가보고 싶지 않는가?
- 한 친구가 비행기표까지 구해놓고 부모님께 연락 드렸는데 부모님이 절대 오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납치 위험도 크고 모기도 많아 전염병이 위험하며ㅈ 도둑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집을 다시 만들기 위해 사다둔 나무들이 1~2시간 자리 비운 사이 훔쳐가고 없는 경우도 많다. 지금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Q. 필리핀 정부의 재건 노력이 있을텐데
- 그게 제일 문제이다. 지원이 많이 왔는데 마닐라 수도에 도착하면서 바로 전달되지 않고 다시 포장되고 있단다. 라면 1봉지에 5개가 들어있어야 하는데 하나씩 빼가다 보니 전달되는 양은 줄어 안타깝다.

Q. 군민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지원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더운 날씨에 전염병 위험과 의식주, 도둑 등의 문제에 노출 되어 있는 타클로반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도움을 주실 분들은 무안군다문화센터(452-1813)에 전달해주시거나 저에게 연락(010-9944-2072) 주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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