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문화원·목포대박물관 주관, 무안신문 후원

호남 제일의 사찰, 총지사 연구 통해 복원 필요성 대두
명당터 두고 향족과 사찰간 마찰로 총지사 소실돼 폐찰
실체 발굴 위해 지표조사 포함한 광범위한 발굴조사 시급
전국 폐사지 5천개가 넘어…발굴 후 복원보다는 정비
문화재 지정 서둘러야…군민의 문화재 사랑이 먼저

▲ 종합토론 순서에서 이헌종 목포대박물관장이 질문을 받고 있다.

무안문화원(원장 백창석)이 목포대박물관(관장 이헌종)과 공동 주관하고, 무안신문 후원으로 지난 19일 무안군노인복지회관 강당에서 ‘총지사를 말한다’ 주제로 제1회 무안학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향토사 관심이 깊은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무안학이란, 무안의 문화와 역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한국에는 한국학이 있고, 일본에는 일본학이 있듯이 지역마다 특색 있는 문화를 발굴하고 역사를 정리하며 관광자원화 하려는 것이다. 무안도 지역학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으로 무안문화원에서 매년 ‘무안학 발표회’를 기획했다. 이번이 첫 번째 발표회로 주제는 ‘총지사’였다.

호남 제일의 사찰이었던 총지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복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영산강권 개발사업과 연계한 복원 및 개발 사업 필요성에 대해 토론하는 장이 되었다.

총지사는 몽탄면 대치리 승달산(僧達山)에 있었던 호남 제일의 사찰로 신라 성덕왕 때 서역 금지국(金地國)에서 온 정명(淨明)이 승달산의 지맥인 백운산(白雲山)에 창건했다. 신라 말에는 혜통(惠通)이 이곳에서 수도하였다. 1016년(현종 7) 화재로 인하여 절이 소실되자 백운산 밑에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 중창하였는데, 1810년 전후에 지역 유림 세력에 의해 폐찰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터에 7m 간격으로 석장승 2기가 세워져 있어 흔적만 남아 있다.

1부 연구발표는 서정찬 무안문화원 사무국장 사회로 ▲총지사 창건과 변천-백창석 무안문화원장 ▲총지사 조사현황과 향후 과제-정영희 목포대박물관 실장 ▲총지사 정비와 활용 방안-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의 주제 발표와 2부는 이헌종 목포대박물관장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한편, 무안문화원은 지난 10월 16일 목포대학교 박물관과 상호협력 협정서를 체결하고, 매년 ‘무안학 발표회’를 개최하여 무안의 양파, 낙지 등의 문화 뿌리를 찾아보는 등 무안 지역의 가치 있는 문화유산을 발굴, 지속적으로 계승시켜 나가기로 했다. (편집자주)

■총지사 역사적 실체-백창석 무안문화원장
○ 문제제기 : 향토사연구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체성 확보 뿐만 아니라 높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관광산업의 밑바탕이 된다. 요즈음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지사는 주민들의 의식 속에는 살아 있으나 실체는 없어진 백운산 총지사 실체이다. 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대동지지 등 각종 문헌에는 총지사가 있다는 기록이 있지만 언제 창건됐는지는 문헌마다 다르고 또 창건자도 다르다.
이번 토론회는 총지사 터로 여겨지는 사지를 중심으로 총지사의 실체를 규명해 보고자 한다.
○ 과제 : 주제발제에서 역사·문화적 배경, 총지사의 현황, 고지도와 문헌에 나타난 총지사, 총지사와 관련된 설화창립과 폐찰의 시기 등을 집중 조명했다.
백 원장은 “총지사 발굴 작업은 이제 시작이다. 총지사 실체 발굴을 위해 지표조사를 포함한 광범위한 발굴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우리 지역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 묻혀 있도록 나두어서는 안된다. 오늘 토론회가 한때 호남의 제일의 사찰이었다는 총지사를 규명하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총지사 조사현황과 향후과제-정영희 목포대박물관 실장
○ 문제제기 : 정영희 실장은 실제로 총지사 시굴작업에 참여한 당사자로 이날 시굴작업 현장에서 출토됐던 유물들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총지사의 실체를 가늠토록 했다.
정 실장은 “총지사의 역사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고 1810년 소실된 후 다시 복원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지사 추정터는 무안군의 요청으로 2005년 7월 목포대학교박물관에서 지표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어 2008년 12월 2일부터 2009년 1월 30일까지 산지의 사면을 절토한 시굴조사 결과 기와편, 자기편, 도기편 등의 유물이 산재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정 실장은 “조사지역 시굴조사 결과 여러 채의 건물지와 이와 관련된 시설물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물은 기와류, 자기류, 도기류로 구분됐고, 시기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폭넓게 출토됐다.”고 말했다.

또한 총지사는 신라 성덕왕(702-737) 때 승려 정명(淨明)이 세운 절로 알려져 있으나 시굴조사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유물은 보이지 않았고,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총지사의 실체는 확인된 만큼 지역민의 숙원사업인 총지사의 복원을 위해서는 총지사지의 전체적인 사역의 규모와 성격을 파악하여야 한다.

○ 과제 : “총지사지 사역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정밀조사가 필요하고, 시굴조사 지역에서 유구가 확인된다면 발굴로 전환하여야 한다. 유물의 경우 분청자의 출토량이 많다면 몽탄면 대치리나 사천리 등에 분청자가마터가 분포하므로 생산지와 소비지 규명도 필요하다.

■총지사정비와 활용방안-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
○ 문제제기 : 유적을 보존하고 활용한다는 것은 가치를 발굴하고 가치를 원형으로 보존하고 보존된 원형을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총지사지를 효율적이며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서는 유적에 대한 정확한 학술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토대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정비게획에는 발굴된 유적의 복원을 비롯하여 출토된 유물을 전시·연구·재현할 수 있는 전시관 건립 등을 검토해야 한다.

○ 과제 : 정부는 현재 각종 정책을 수립하여 지역 문화자원을 문화관광 자원화 하여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지역민들에게 총지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지역민의 사랑이 없는 문화유산은 생명력이 없기 때문이다.

■종합토론(사회자)- 이헌종 목포대박물관장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 모든 계획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과 지속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수립돼야 한다. 이들 계획이 차질없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단계별 우선 순위를 결정하여 꾸준히 투자하여야 한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계획도 예산의 뒷받침과 군민들의 적극성과 성원이 없으면 안된다.

아울러 총지사의 학술적 성격 규명도 중요하지만 이를 문화자원과 관광자원, 산업자원화 등 문화컨텐츠 연계방안 활용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발굴에도 보존이냐 활용이냐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전국에는 폐사지가 5천개가 넘는다. 이중 국가가 필요에 따라 1∼2개 정도 성격규명 차원의 발굴은 하고 있지만 복원은 하지 않는다. 총지사 발굴작업 후에는 복원보다는 정비가 필요하다.

전안수 관광문화과장- 총시사 시굴조사비를 내년에 마련해 발주 후 방향에 맞춰 추진하겠다. 아울러 해제 봉대산성, 임치진, 다경진 등도 중요한 우리지역의 문화재인 만큼 발굴 보존해 나가는데 총력을 쏟겠다.

이헌종 목포대박물관장- 문화재는 선조들의 피의 역사이고 삶의 역사이다 후세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무안문화 발굴이 필요하다. 문화재 지정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군민의 사랑이 더해져야 한다.

이밖에도 이날 종합토론회에서는 △개성의 총지사와 무안의 총지사와의 연관성은(최병상 무안국악원장) △봉대산성 사후관리 문제(해제, 조규석 씨) △지자체 실시로 단체장의 문화보존 사업 연속성 부재(삼향, 오정현 씨) △총지사 발굴 작업을 위한 불교문화연구소와 교감필요(강기삼 전 무안부군수) △발굴작업 위한 모금운동 필요(해제 박승록 씨) 등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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