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새 축구장 1200개 달하는 900ha ‘바다사막화’
무안·영광·신안 등 서해안 연안 갯녹음 피해 면적 158ha
생태계 붕괴 어획량 감소…‘바다 숲 조성’ 사업 절실

지구 온난화의 재앙이 전남 서·남해안을 덮치고 있다. 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전남 서·남해 바닷속이 갯녹음(바다 사막화)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다. 2004년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던 갯녹음 현상은 전남 바다 곳곳으로 확산한 상황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해양수산부가 내놓은 ‘전국 연안 갯녹음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남해안 바다 900ha에 걸쳐 갯녹음 현상이 관측됐다. 동해, 제주 해역을 포함하면 국내 연안 갯녹음 발생 면적은 1만4317ha(약 4330만평)로 지난 2004년 6954ha(약 2100만평)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수자원관리공단이 지난 2010년 국내 바다 주요 암반지역 7919ha를 대상으로 ‘갯녹음 발생 면적’을 조사한 것으로, 정부는 지난 2004년 이후 5년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사 결과, 무안·영광·신안 등 서해안 연안 갯녹음 피해 면적은 158ha에 달했고 여수 등 남해안에서는 753ha에서 갯녹음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으로 인해 매년 갯녹음 피해 면적도 1200ha(약 360만평)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남해안의 경우 지난 2004년 조사 때만 해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5년 뒤인 2010년에는 갯녹음 피해 면적이 발생했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축구장(0.7ha) 1200개에 달하는 바다가 6년 만에 ‘사막’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이는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가 지난 2009년 조사했던 여수·고흥·완도·신안·진도 연안의 갯녹음 발생 면적보다도 높은 수치다.

당시 남해수산연구소는 여수(175ha)·고흥(125ha)·완도(92ha)·진도(238ha)·신안(25ha) 등 전남 지역 연안의 갯녹음 피해 면적을 655ha로 추정했다. 특히 해수부 조사가 주요 암반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면적은 훨씬 넓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다, 매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30년간 바다 표층수온이 남해의 경우 1.04도, 서해는 0.97도 오르는 등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갯녹음 현상도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바다 숲 조성 등 바다 생태계 보호를 위한 활동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국내 갯녹음 지역 어획 감소량이 정상 어장에 비해 40%에 이르는데, 연간 650억원의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사막에 나무를 심듯 갯녹음 방지를 위해 2030년까지 3만5000ha의 바다 숲 조성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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