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시리즈 1

무안군은 축산세가 전라남도 22개시군 가운데 나주시 다음으로 두 번째에 해당된다. 전국적으로도 무안군은 한우 주산단지 62개 시군중 21위에 해당되고, 돼지 주산단지 68개 시군 가운데 27위에 위치할 정도로 축산세가 상위권에 속한다.

무안군수는 취임초에 축산과를 부활시켜 축산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지를 보인바 있다. 전국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축산세에다가 군수의 높은 관심도가 결합되어서 무안의 축산업은 바야흐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것으로는「무안한우특구」추진 정도가 눈에 띈다.「함평천지 한우특구」등의 몇군데 성공적인 선례가 있으니, 축산세가 큰 무안군이 중앙정부로부터 특구지정을 받아내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우특구로 지정받을 경우 토지 이용등에서 규제가 완화되고 한우 종축개량이라든가 친환경 축사개량, 친환경 조사료 생산기반 사업등을 추진하여 고품질 한우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국고지원을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특구지정을 받는다고해서 그 자체만으로 무안축산의 희망찬 미래가 열리는 것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축산농가에게 큰 부담만 지우는 역작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함평군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자체 도축장과 축산물처리시스템에서 만들어 낸「함평천지 한우」라는 브랜드가 소비시장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을만큼 축산유통기반이 구축되어 있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진정으로 무안축산의 안정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축산물의 특성과 시장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 흐름 속에서 문제의 핵심을 찾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우리국민의 1인당 년간육류소비량을 보면, 통계상으로 2001년도에 33.4㎏이었던 것이 2012년도에는 41.9㎏으로 늘어나 지속적인 소비증가세를 보여왔다. 그 중에서도 돼지고기가 20.3㎏으로 제일 많고, 닭고기 11.7㎏, 쇠고기 9.8㎏ 순으로 나타나 생각보다는 쇠고기의 소비성향이 낮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최근들어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쇠고기, 돼지고기의 소비패턴이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가금류 쪽으로 이동된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유통구조상의 문제가 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계자료를 보니 육류수입중에 쇠고기는 호주산 49.0%, 미국산 39.5%, 뉴질랜드산 10%로 나타나 있고, 돼지고기는 미국산 40.3%, 독일산 11.9%, 칠레산 9.9% 순으로서 미국산 육류수입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육류수입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및 돼지고기의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장차 한미 FTA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음을 쉽게 예측할 수가 있다. 더군다나 축산물 수입처가 미국호주 등과 같이 비교적 축산시장이 안정된 축산대국들이기 때문에 축산물 수입물량이 갑자기 감소하는 등의 사태는 쉽게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서 축산물의 수급 불균형에서 초래되는 우리 축산의 문제는 사육두수를 줄인다거나 수입물량을 조절하는식의 물리적 방법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한정된 국내의 육류소비시장을 놓고, 지방자치단체간의 땅따먹기식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축산업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축산물의 안정된 판로와 거래망을 선점하는 유통혁신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아무리 좋은 조건에서 양질의 축산물을 생산한다해도 결국 제때에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하면 축산농가의 소득으로 연결될 수 없다는 얘기다. 중간유통업자에게 생육으로 넘긴다거나, 개별단위로 타지역 도축장에 도축을 위탁하여 경락가격으로 도매시장이나 직판장에 넘기는 시장 의존적 유통방식으로는 반복되는 악순환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도축가공처리유통판매의 5~7단계의 유통과정에서 유통마진을 빼먹고 사는 유통관련 업체수가 8만5천개에 이르는 것으로 통계에 나와있다. 이러한 후진적 유통구조에 의존적으로 예속되어 있는 방식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우리 축산의 안정적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 반드시 자체 브랜드 상품을 가지고 시장지배력이 막강한 대형마트 또는 대량 소비처와의 직거래망을 구축해 나가는 산지유통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유통경쟁에서는 브랜드가 힘이고, 브랜드의 힘은 소비자의 믿음에서 만들어진다. 브랜드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값이 저렴한 가격경쟁력과 함께 품질면에서 지속가능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브랜드 파워가 생기고, 경쟁력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는 지육상품에 붙여진다. 살아있는 가축인 생육에다 브랜드를 붙이기는 어려운 일이다. 지육상품은 도축장과 포장처리시설에서 만들어 진다. 그런데 무안군은 축산물 유통혁신에서 핵심이되는 도축장과 제대로된 포장처리시설이 없다. 그런 한계점을 극복하고 무안축산의 유통혁신을 이루어 자립적 역량을 어떻게 키워가야 할 것인지…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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