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신년사

▲ 무안신문 발행인 박금남
새해가 시작됐다. 하지만 요즘 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연말연시를 맞고 있다. 지난 2008년 시작된 세계적 경기침체가 해를 거듭할수록 생계를 읍죄 가는 탓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전 임진년 새해는 용의 승천으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작금의 현실은 용의 승천은 커녕 경기침체가 더 깊어진 어두운 그림자만 남기고 떠났다.

국내외 안팎의 사건사고는 접어두고라도 무안지역은 7년 동안 희망으로 추진돼 왔던 기업도시가 무산됐다. 여름에는 볼라벤을 비롯한 두 차례 연 이은 태풍이 농작물을 초토화 시키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계사년 뱀띠 새해가 시작됐다. 그런데 희망이란 메시지가 오고가야하는 이때 희망이란 단어조차 스팸이 된 듯 싶다. 언제 경기침체의 긴 터널을 벗어날지 모르다 보니 만사가 귀찮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타인을 탓하고 험담이 늘고 있다. 어려움에 닥치면 사람들은 먼저 타인의 허물을 지적하고 편가르기 습성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나라를 이끌고 지역을 책임진다는 정치인들의 포용력과 상생의 부재가 부추기는 경향도 크다.

이런 현실을 교수신문은 2012년을 고사성어로 ‘거세개탁(擧世皆濁)’을 선정했다. 거세개탁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다’는 뜻으로, 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는 홀로 맑게 깨어있기가 쉽지 않고, 깨어있다고 해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든 처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도 군민들은 여섯 차례 시도된 시군통합을 막아내 독자적인 발전의 희망을 이어가게 했다. 곧 뭉치면 희망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새해에는 군민들도 화합과 상생의 조화를 이뤘으면 싶다. 이를 위해서는 윤활 작용을 할 수 있는 단체장을 비롯한 정치인 그리고 기관사회단체장들의 포용과 소통의 역할이 크다. 곧 경제침체도 사람의 마음부터 녹여야 하는 만큼 사람이 무엇보다 먼저임을 명심해야 한다.

새해 2월25일에는 박근혜 새 정부가 들어선다. 희망은 새로움 그리고 변화에서 찾는다고 볼 때 새 정부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국정을 폈으면 한다. 특히 국민에게 한 약속들이 지켜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새해, 대통령 공약만 지켜도 희망이다.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당선인은 경제민주화, 국민대통합과 정치쇄신을 최대 기치로 내세웠다. 아울러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예산집행권한 등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을 약속했다. 또한, 농업 역시 ‘행복농업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새누리당 전남지역 공약은 7가지 였다.(△호남 KTX(송정~목포) 건설사업 추진 △남해안 철도고속화사업 단계적 추진 △전남~경남간 한려대교 건설 검토 △광양만권 미래형 소재산업 육성 △우주항공 체험 관광명소 구축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건설 △동북아 해양관광특구 조성 지원 및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 지원 방안 강구).

이를 두고 볼 때 전남 서부권 공약은 KTX 말고는 없다. 더구나 구체적인 로드 맵과 정확한 소요 예산을 밝히지 않아 차기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인수위 과정 등에서 제대로 챙기지 않을 경우, 핵심 과제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도 있다.

호남 소외론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도록 박 당선인이 후보 시절 ‘민생 대통령, 약속 대통령, 대통합 대통령’ 그리고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며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던 약속들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 ‘정당공천제’ 폐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은 올해 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했던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정당공천제’폐지에 관심이 크다.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그 동안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행사함으로서 지역행정을 중앙정치에 예속시켜 지방자치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을 받아왔기에 국민들이 바래 왔던 것이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일은 하지 않고 특권만 누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회의원의 주요 권한을 손질, 정치권의 부패와 특권 축소도 강조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정치개혁안은 법제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 여야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는 개헌 전제가 필요해 최고 권력자의 강력한 실천 의지가 없으면 빈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정당공천제만 폐지하면 내천제 형태로 돌아가 중앙당에 휘둘릴 수밖에 없고 더욱 음성화될 된다. 또한, 정당공천제 폐지는 선거를 통해 유권자가 정당에 책임을 묻는 과정을 무력화되는 점도 보완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은 거대 154석 국회 의석을 무기로 국정운영에 속도를 낸다면 가능하리라고 여겨진다.

■지자체 재정 ‘팍팍’ 지방분권 강화

박 당선인은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국가 사무와 지방 사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중앙행정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현재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예산 조기집행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줄어든 부동산 교부세가 지방재정을 옥죄고 있다. 예산 조기 집행은 금고 예치금이 줄어 이자 수입이 대폭 줄었다. 건설경기 침체는 부동산 거래 둔화로 이어져 종합부동산세를 재원으로 지방에 교부되는 교부세 마저 줄게 만들어 지자체의 재정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2005년 사회복지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서 국비보조 비율이 축소돼 지자체 부담 증가도 지자체들은 매년 사회복지비 재원 마련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정부의 제왕적 사무를 지자체로 대폭 이양을 서둘러야 한다. 지방자치 시행 20년이 지났지만, 중앙정부가 권한을 이양하지 않으면 한국의 지방자치는 여전히 중앙집권적이며 경직성과 비효율성이 강할 수 밖에 없다.

■ 농업=농사는 빚만 느는 ‘팜푸어’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은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져 서민 가계의 목을 옥죄 지역경제 곳곳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재정 위기 여파와 원자재값 상승, 내수 부진이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역경제와 직결돼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건설업계도 정부와 지자체의 SOC예산 축소 등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급감해 지역 건설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여기에 빚더미에 눌린 농가의 절박함도 깊다. 원인을 기름값과 전기료 폭등에 따른 생산비 증가, 수입농산물 증가에 따른 판로 어려움, 그리고 기초 농산물 수매제 외면, 십 수년째 제자리 걸음인 쌀값 문제 등을 꼽고 있다. 더는 농가부채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속히 세워 져야 한다.

박 당선인은 쌀 직불금을 현행 ha당 7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으로 인상하고, 밭작물 직불금 품목확대와 ha당 40만원인 직불금 인상을 약속했다. 아울러 농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일반산재보험 수준의 농어민 안전재해보장 제도 도입, 2013년부터 모든 일선 농협에 농기계사업단 설치,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을 약속했다.

■행복은 마음속에 숨겨져 있다

아주 먼 옛날에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았다. 행복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 모여 살다보니 세상도 참으로 행복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에 질투가 난 마음씨 나쁜 신이 사람들의 행복을 빼앗아 찾을 수 없는 멀고 깊은 곳에 숨겨 버렸다. 행복을 잃은 사람들은 행복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행복을 찾아 나섰다. 산속 깊은 동굴, 깊은 바닷물 속,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 숨겨진 행복도 모두 찾아 내 사람들은 다시 행복하게 살게 됐다.

화가 난 신은 행복을 숨긴 곳을 다시 궁리했다. 생각해 보니 처음 행복을 숨겼을 때 사람들이 행복을 찾기 위해 가지 않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바로 사람들 마음속이었다. 나쁜 신은 사람들의 행복을 다시 빼앗아 사람들 각자의 마음속에 숨겨 버렸다. 그래서 행복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 있게 했다.
(박석원 함께나눈 행복이야기 중)

새해에는 밖으로 향한 마음를 안으로 돌려 나쁜 신이 숨겨둔 행복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달걀은 혼자 깨어나면 생명이 되지만 타인이 깨면 요리가 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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