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개항 5주년 맞아

오는 8일 개항 5주년을 맞는 무안국제공항은 말 그대로 무늬만 국제공항이다.

서남권의 거점공항 기치를 걸고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안국제공항은 요즘 하루에 한 편 비행기 소리 듣기가 어렵다. 더구나 갈수록 활성화는커녕 국제선 운항편이 줄고 있어 국제공항 이름조차 거론하기가 무색하게 들릴 만큼 초라하다.

올해만 해도 연말이면 80여억원의 적자가 불가피 하고, 개항 이후 5년 동안의 누적적자만도 340여억원 이르다고 한다. 때문에 국정감사 때만 되면 단골 메뉴처럼 무안공항은 적자공항의 대명사가 되면서 무안공항의 위상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이를 두고 공항 개항당시 정치적 공항으로 치부하고, 활성화에 회의적이었던 사람들은 자기들의 주장이 옳았다고 웃음을 지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 3천60여억원이 투자돼 건설된 공항이고, 공황활성화를 위해 무안-광주간 고속도로 건설비가 6천1백억원 투자되었으며 또 815선 지방도인 청계-공항간 공항도로 확장공사가 수백억원을 들여 추진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주장들이 되려 무안공항 활성화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 해 볼 필요가 있다.

2007년 11월8일 고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항식을 가진 무안국제공항은 당시만 해도 장밋빛으로 서남권 주민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무안국제공항을 매개로 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노 정권은 낙후된 전남 서남해안 일대를 개발해 환황해권의 신성장 거점 및 인구 60만명 수준의 자족도시로 건설하겠다는 ‘서남해안 종합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공항 인근에는 농산물유통물류단지·첨단 복합농공단지·대형 복합 면세쇼핑단지가 들어서고, 목포권에는 R&D 시설 집적·석재산업 클러스터, 신안권은 국제해양관광 복합리조트 단지가 들어서게 돼 있었다. 국토해양부와 전남도는 이를 근거로 무안공항 이용객이 개항 이듬해인 2008년 182만명, 2009년 203만명, 2020년에는 271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금 무안공항의 성적표는 형편없다. 연간 10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시설은 지난 2010년 이용객은 10만21명이었고, 2011년에는 9만1천여명에 불과했다. 연간 14만편의 운용능력을 갖춘 활주로는 연간 10% 미만이다.

이처럼 초라한 성적은 당연지사 정부의 외면에서 비롯되고 있다. 무안공항 활성화에 동력 역할을 해야할 노무현 정부 당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됐던 대형 프로젝트들은 MB정부들어 대부분 폐기됐거나 여전히 서랍 속 서류로 잠자기 있기 때문이다.

물론 2008년 국제금융위기가 몰아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외면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볼수는 있다. 그렇지만 이도 국도균형발전의 정부 의지만 있었다면 활성화는 가능했다. 항공기정비(MRO) 사업 필수 요건은 항만이 있어야 하는데 MB정부는 입지적으로 우수한 조건을 갖춘 무안공항을 팽 시키고 청주공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발표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에서는 무안공항과 광주공항 언급시기까지 제외했다.

따라서 광주와 전남은 아전인수적인 논쟁만 반복하면서 ‘한 지붕 두 공항’의 공멸을 초래하고 있고, 호남지역인 전북 새만금 개발과 군산공항 국제선 허용 등 호남지역 민심 가르기도 서슴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무안공항을 서남권의 사생아처럼 둘 것이 아니라 KTX가 무안공항을 반드시 경유할 수 있도록 하고, 기능정립을 통한 역할 강화, 중개 물류공항 육성, 운수권 확대와 국제선 항공노선 신설 노력을 비롯해 국내선 역시 제주 노선 증편으로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

수요창출이 되지 않는 곳에 대규모 사회간접시설을 건설한다는 등 한정된 국고를 비효율적으로 집행한 사례라고 규정한다면 낙후된 지역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어찌됐든 공항은 전남도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역할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나서야만 활성화 가능성이 높다. 개항 5주년을 맞아 정부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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