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는 요즘이다. 낮 동안 달궈진 대지는 밤이면 열대야로 이어져 밤잠마저 설치다보니 다음날 생활이 만사가 짜증스럽다.

우리나라 온난화가 빨라지고 여름 폭염은 재앙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가 지난해 펴낸‘기후변화 이해하기’책에 따르면 1910년대 대비 여름 시작 일이 11일 빨라졌고 여름이 19일 늘었다. 반면 겨울은 17일 짧아졌다. 또한, 10년마다 한반도의 기온은 0.18도 상승했다.

이런 연구보고 등을 감안한다면 정부나 지자체들의 발빠른 대책들이 쏟아져 나와야 하지만 각자 건강관리를 알아서 대처하라는 식의 미흡한 홍보들 뿐이다.

특히, 고령 노인들에 대한 여름나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요즘처럼 30도를 연일 상승하는 찜통더위에는 노인들의 건강위험도가 높아지고, 노약자와 만성질환자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실제로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32도에서 1도 증가할 때마다 사망자가 9명 증가한다고 한다.

또 지속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면 호흡기와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사망과 질환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열대야로 잠을 설칠 경우 혈압이 상승하고, 수면시간이 3~4시간 이하면 혈압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농어촌 지역 고령화는 매년 수직 상승하면서 노인들의 여름나기는‘일사병, 열사병’등의 온열질환 발생이 늘어 재앙이 될 수 있다.

무안군도 고령화가 심화되는 실정을 감안하면 부피에 와 닿은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 4월말 현재 무안군 65세 이상 노인은 무안군 총인구(76,070명) 대비 19.23%(14,629명)에 해당한다. 연령대 별로는 65세-69세 4,120명, 70세-79세 8,937명, 80세-89세 2,568명, 90-99세 341명, 100세 이상도 18명이나 된다.

문제는 65세 이상 노인 중 단독세대(독거노인)가 4,684명으로 3.2명당 1명이고, 독거노인 10명 중 8명은 여성이다. 이들 독거노인 상당수가 저소득층 및 차상위계층으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요즘 더위에 선풍기 하나를 의지해 견뎌내기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관내 380곳의 경로당 활용 방안을 높일 필요가 있다. 경로당 1곳 당 에어컨 설치 비용을 100만원으로 계산하면 3억8천여만원이 소요된다. 또 냉방비로 2달에 30만원 지원할 경우 1억여원이면 여름철 경로당 에어컨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정이 약한 무안군으로서는 당장 어려울 수 있는 예산이다. 하지만 장기적 노인복지 차원에서라면 필요하다. 한꺼번에 어렵다면 순차적으로 할 필요도 있고, 재난재앙 등에 사용하는 예비비 지출 조례를 개정해 지원할 필요도 있다. 겨울철 난방비는 지원하면서 여름철 더위는 안된다는 것은 문제이다. 아울러 출향 향우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무안군이 현재 추진 중인‘폭염대비 노인 보호대책’은 노인돌봄서비스, 요양보호사, 가사간병도우미, 노노케어 등이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노인들이 무더운 시간대에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냉방시설이 설치된 관공서와 금융기관 등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고 있다지만 이도 노인들에게는 녹녹치가 않는 대책이다.

때문에 이제는 폭염이 홍수나 태풍 못지 않은 심각한 자연재해라는 인식을 갖고 다양한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야 에어컨을 비롯해 더위를 피할 방법은 많다. 하지만, 독거노인 등 가난한 사람들 여름나기는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이 보태져 삼중고로 힘들다는 것을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