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주 군수가 4월11일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후 한달 동안의 일정을 보면 강행군 그 자체이다. 얼굴 살이 많이 빠졌다는 것도 강행군의 일면으로 짐작이 간다.

그러나 이 같은 열정과 의지와 달리 지역에서는 2년 군수라는 점이 군민들 사이에 널리 각인되어 있어 갈길 바쁜 김 군수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행정 수권자가 되면 모든 군정을 좌지우지 할 것처럼 보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지금쯤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고 싶은 사업은 많은 데 재정이 없는 군으로서는 한계가 따른다.

공약을 실천하자니 군 재정으로 보아 어이없을 수도 있다. 이럴수록 냉정함이 필요하고 여유가 요구된다.

지금 김 군수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군민화합이다. 군민 상당수는 김 군수가 2년 동안 할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다반사이다. 업무만 쫓다 2년뒤 선거를 맞을 것이라는 방관의 관망세가 짙다. 그렇다고 업무 추진에 자신감을 잃어서는 절대 안된다.

의욕은 앞세우되 실천은 좀 더디더라도 꼼꼼해야 한다. 이를 실행할 때 보수적 공무원 집단 습성을 하루아침에 바꾸어 함께 가기가 어렵다. 지난 3기 민선에서 서삼석 전군수는 변화, 개혁, 그리고 혁신을 시시때때로 부르짖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게 공무원 조직이었다.

이에 견주어 볼때 김 군수 역시 기존의 허허실실로 군민들을 대해 오면서 나쁘다는 평을 듣지 않고 살아 온 이미지를 당장 개선도 어렵다. 그러나 군민들은 지난 민선 시대에서 공무원 천국이었다고 곧잘 말하는 것을 안다면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 주어야 하는 숙제를 실천해야 한다. 군민들이 대리만족을 원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김 군수는 비서실 운영의 입장 표명이 시급하다. 김 군수의 의중을 알고 함께 움직여야 하는 비서실을 정기인사까지 끌고 가기에는 너무 멀다. 임기 동안 함께 갈 것인지, 개편 할 것인지는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할수록 김 군수의 업무추진에 도움이 된다.

특히, 지난 한달 동안 군정 실과소 보고와 읍면을 순회하며 지역의 현안 사업 및 군민들의 목소리도 들었다면 더욱 시급하다. 군 재정으로 당장 할수 없는 일이 많겠지만 해결이 어려 운 사업은 현장을 찾아가 군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시키면 된다.

현재 군 공직자들로부터 들리는 이야기는 김 군수의 행정 업무 파악 능력이 빠르다고 한다. 반면 용단이 보이지 않는다. 성격 탓이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리더자는 혜미안적 식견을 갖고 과제를 주고 수시로 체크하고 잘잘못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가하는 것도 한 능력이다.

조직은 리더자를 닮아가게 되어 있다. 지금은 국회의원이 됐지만 황주홍 강진군수가 공무원 조직을 과감히 바꾸어 팀제 운영을 했던 것도 군민들에게는 회자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다시 말하지만 현재 군민 상당수는 김 군수의 행정에 힘을 보태기보다는 한발치 물러나 2년 후를 계산하고 있다. 때문에 칼자루를 쥔 김 군수의 과감한 모습이 필요할 때이다.

하루 군정을 펴더라도 군수는 군수이다.

이번 읍면 순회에서 군민들은 식수에 대한 해결책 요구가 많았다. 확대하자면 개인의 사익과 결부된 사업이다. 그렇다고 재정이 없지만 시급한 현안을 모로쇠 일관하기도 어렵다.

재정이 열악한 군 실정을 감안할 때 김 군수는 백지 상태에서 무안군의 미래를 그려보고, 연속사업도 미래의 안목에서 아니라고 생각되면 과감히 접는 용단도 필요하다.

군민을 위한 위민행정은 당장 빛을 발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발자취는 향기로 남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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