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종합병원정신과 이진 과장

 

▲이진 과장
정신과 치료를 꺼려하는 이유 중에는 정신과 약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존재한다.‘바보가 된다, 오랜 기간 복용하면 중독된다, 한번 먹으면 끊을 수 없다’는 생각이 그것인데 이러한 이유로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고 안수기도, 굿과 같은 비의학적인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발전하는 의료 현실 속에서 환자의 병을 만성화시키고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는 안타까운 일이며 정신과 질환도 다른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평가 후 약물치료가 필요한 질환중 하나이다.

흔히 말하는 약물 중독이란 갑작스럽게 많은 약물을 복용하여 이 약물에 취해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에 따른 흔히 발생하는 약물 부작용이 과다하게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약물 중독은 오랜 기간 동안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되어 이로 인한 습관성이 생기게 되어 중단하기 힘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정확히 말하면 약물 의존을 의미하는 것이고 약물의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약 용량이 점점 증가하게 되는 것을 내성이라고 한다.

정신과 약물은 크게 항정신병제, 항우울제, 기분 안정제, 항불안제, 진정수면제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런 약물 모두가 의존성, 중독성이 있지는 않다. 항불안효과와 진정작용을 가진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장기간 사용하면 의존 및 내성을 보일 수 있지만 그 외의 약물은 신체적 의존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정신과 약물 치료는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도 재발을 막고 유지하기 위해 장기간 약물 치료 기간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과 같은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복용을 해야 되는데 증상자체는 2달만 복용하여도 대부분 좋아진다.

이때 환자들은 다 나은 것으로 생각하고 임의로 약물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그 후 시간이 지나면 재발하여 다시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약물의 장기 복용과 잦은 재발로 인해 사람들인 정신과 약물은 끊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정신과 질환 자체의 경과와 관련된 것이므로 이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환자는 스스로 느껴지는 불편감이 있을 때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병의 경과와 치료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환자의 진단, 상태, 목표증상에 맞는 약물을 처방받고 서서히 증량하여 충분한 기간동안 충분한 용량의 약물을 복용한 이후 약물의 효과를 판정하여야 한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므로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치료자와 상의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 조절할 수 있다.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약물의 유지치료의 방법과 기간에 대해서 치료자의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재발을 막을 수 있고 재발하더라도 빠른 회복에 이를수 있는 방법이다.

약물치료 후 회복된 상태가 꾸준하게 지속된다면 약물 복용으로 인한 안정된 효과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나 감정 조절에 대해서 보다 성숙된 효과를 보게 되는데 이런 효과가 장기간 약물 복용 후 나타나게 된다.

이런 효과를 볼 때 약물 치료를 중단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약물 복용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과 약물 중에서 소위 중독은 거의 없고 치료를 하고 있다면 꾸준한 약물 복용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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