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박준영 전남지사와 강운태 광주시장간 5년여만의 만남에 도민들은 기대가 컸다. 이날‘광주·전남광역행정협의회’에서 무안공항 활성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군내선 존치를 주장해 오던 강운태 시장이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자주 한 상황이라 이날 만남에는 더욱 기대가 컸다.

그런데 결과는 실망이다. 양 지방자치단체장끼리 공항 활성화에 대해 표면상은 활성화지만 결국 모두를 포기하는 꼴이 됐다. 당장 도와 시간 갈등 봉합은 막았다는 명분은 얻을지 모르지만 한발씩 물러나면서 양 공항 활성화를 결국 몇십년 후퇴시키는 상황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젠가는 다시 붉어져야 하는 문제를 잠시 덮어두었을 뿐이고, 무엇보다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의 통합은 정부 방침으로 정해져 있는데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여론수렴 한번 없이 결정해 버렸다는 것은 도민과 시민을 무시한 무소무위 권력을 보여준 단체장들의 횡포였다. 박 지사의 이날 발언 역시 그동안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광주공항의 국내선 이전이 필수적이라며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입장을 180도 선회해 더욱 실망스럽다.

때문에 당장 두 사람의 협의에 광주 광산구민들의 군사공항 이전문제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남 서남권 11개 시군 시민단체 모임인 무안공항활성화대책위에도 반발이 크다.
국내선 없는 국제선이 있을 수 없다. 박지사는 소모전보다 2014년 KTX 호남선 광주구간이 개통되면 당연지사 국내선이 이전해 올 것으로 보는 시각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매년 바뀌는 상황에서 무안공항의 앞날을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자치단체는 과거 지명직이 아닌 선출직이다. 과감한 결정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도민과 시민의 의견을 존중하는 지자체의 근본 정신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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