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은 추위에 떨고, 소·돼지 등을 기르는 축산농가는 구제역에 떨고, 오리·닭 사육농가들은 AI에 떨고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 끼워 넣자면 2년 전 세계적으로 수천명의 희생자를 앗아가면서 공포에 떨게 했던 신종플루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를 보자면 눈이 오는 겨울의 낭만은 이제 더 이상 없는 듯 싶다. 수년 전부터 매년 겨울이면 각종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재앙으로 농가와 서민들의 고통은 커져만 가고 있다.

요즘 뉴스는 온통 전국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로 휩싸여 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정부가 예방차원에서 구제역 청정지역 전남북과 경남까지 예방백신을 확대해 더 이상 구제역 청정지역을 자랑할 수 없게 됐다. 설상가상 전남지역 곳곳에서 AI가 발병해 무안지역을 불안불안 해했지만 12일 일로의 한 양계농가에서 첫 의심사례가 신고돼 다행히 1차 검사는 음성판정 받았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실정이 됐다.

지난해 시작된 구제역이 40여일만에 전국적으로 소, 돼지 등 150만마리 정도가 살처분토록 만들면서 삼라만상의 인간중심 잔인함을 엿보게 하더니 이제는 AI마저 더해져 닭, 오리가 전남지역에서만 300만마리가 살처분되는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소는 살처분 전에 안락사를 시킨 다음 그대로 묻으면 뱃속 가스 등의 팽창으로 터지는 2차 오염을 막기 위해 배를 가른 후 매몰한다고 한다. 닭과 오리는 가스를 주입시켜 질식사시킨다고 하니 생각도 해도 끔찍하다. 이대로 가면 육지에 사람만 남고 가축은 사라지는 영화나 소설속의 현실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공포감도 든다.

하지만 이 같은 질병은 사람들이 만드는 인재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막아내야 한다. 지금은 축산, 양계농가 피해가 그들만의 피해처럼 보이지만 자칫 머지 않아 부메랑으로 우리에게 돌아 올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결과만 보면 대처가 늦었지만 구제역 확산 방지에 한계를 느끼고, 정부는 예방백신을 청정지역 전남·북, 경남까지 확대했다. 대의적 결단이다. 정부의 위기대응 4단계 중 구제역은 최고 단계인‘심각’조류독감은 바로 밑인‘경계’선포도 초토화 심각성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정부의 예산도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이미 1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안지역만 치더라도 만약 구제역이 발병한다면 2천억원이 넘는 피해가 추정된다. 축산농가의 경제적 가치가 사라져 지역경기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 양파와 수도작으로 지역 경제를 지탱해 가는 듯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의 지역경제 한축을 축산농가에서 지탱해 주고 있음을 이 기회에 느끼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금은 방역이 최선이지만 혹한의 추위로 소독액이 얼어 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AI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도 늘고 있다. AI 바이러스는 영상의 온도에서 1개월 정도 살지만 영하 날씨가 지속될 경우 수백일도 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닭은 AI에 걸리면 75%가 하루 이틀 만에 폐사해 신속한 차단이 가능하지만 오리는 증상이 빨리 나타나지 않아 숙주가 되어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높단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전문가들은 구제역이나 AI 확산은 인재라고 지적한다. 철새가 감염시켜 가금류에 AI가 확산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닭장 트럭이나 사람들이 옮기지 않으면 대규모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결국 외부인의 농장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방역을 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은 없다.

그렇다면 사람에 의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농장 방문 자제와 각종 사회단체들의 행사도 잠정 연기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 예방하자는 차원에서이다. 지금은 온 국민이 나서 축산·양계농가를 지켜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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