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규정 등 미미, 일단 개관
법인↔예술인 간 불협, 운영권 문제
“이제 막 준공, 활성화 최선 다하겠다”

청계면과 몽탄면 일부 등 9개 마을로 구성된 월선권역에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일환으로 다목적회관이 들어섰지만, 활성화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사전 준비가 미흡한 채 개관됐고 운영권을 두고 갈등도 빚어져, 이 지역의 자랑 중 하나인 예술체험을 매개로 한 활성화는 현재로선 멀어 보인다.

월선권역 다목적회관은 예술인촌 청계면 월선리에 조성, 건물 준공 이후 지난 17일 정식 개관돼 운영에 들어갔다. 공사비 15억 등 22억 가량이 투입돼 농업교육관, 다목적실, 식당, 체험장, 전시장, 숙소 등 1, 2층으로 조성된 회관은 각종 행사와 숙박이 가능한 체험 시설로 손색이 없다.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울린 건물의 외관도 자랑할만하다.

다목적회관은 무안군이 소유권을 갖고 있으며, 월선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추진위원회가 월선권역영농법인을 구성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다목적회관은 개관 이후 회의 장소나 마을 주민이 임대해 행사 장소로 쓰였고, 5월 경 모 교회에서 300명이 숙박체험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몇가지 계획들이 나오고 있다. 월선리 정보화센터도 이곳에 이전할 계획이 있으며, 협소한 진입로 확포장도 검토될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상설체험프로그램 마련과 이를 통한 체험객 유치, 또는 숙박체험객 및 행사·교육장소로 임대 운영되는 등 상시적인 운영을 통한 활성화가 관건이어서 다양한 자구 노력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목적회관을 두고 향후 활성화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우선 체험, 숙박료나 임대료 등 규정 등이 정확히 세워지지 않았고, 운영 프로그램도 준비되지 못한 채 군과 영농법인이 일단 개관했다는 지적이다.

영농법인 측은“준비가 미흡해 개관을 미루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개관한 이후 홍보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조만간 운영 규정도 확정할 계획”이라며“앞으로 이용객 유치를 위해 홍보 강화는 물론 여러 가지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 다목적회관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확정 당시‘운중(雲中)예술센터’로 계획돼, 월선리의 예술인 자원을 활용한 각종 예술체험프로그램과 행사 및 전시 등으로 활성화 시도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상황이다.

예술센터는 취지에 맞지 않아 다목적회관으로 사업 내용이 변경됐지만, 운영권이 맡겨지지 않았다며 (사)월선리예술인촌 예술인들이 손을 떼기로 한 것. 다목적회관이 여러 가지 준비가 미비한 채 개관한 이유가 여기에서 기인된 측면도 높다.

(사)월선리예술인촌 김문호 촌장은“당초 예술인촌이 운영하는 것으로 계획됐고 그렇게 약속됐지만, 건물이 준공된 후 열쇠를 받지 못했다”면서“다목적회관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속 소득사업 일환으로, 해외 예술가 초청 공연이나 국악, 도예 등 각종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세워 준비하고, 이용객 유치 노력을 했던 예술인촌 입장에서는 당연히 운영을 도맡아 활성화시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촌장은“향후 운영을 하면서 여러 가지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자는 측면에서 운영권을 일원화 시켜야 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이 회관을 소유하려 하는 것도 아닌데, 예술인들이 나서서 놀 수 있는 공간마저 없어진 것 같아 손을 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영농법인 측은“예술인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활성화시키는 것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고, 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영 전권을 주지 않는다고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백금표 법인 사무장은“예술인촌이 조금만 이해해서 함께 운영해 주기를 바라고 있고, 계속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성격 상 일부 예술인들 단체에 운영권을 주는 것은 맞지 않다”며“내용상 소득사업은 아니고, 예술인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권을 부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아직 개관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는 이르다”면서“앞으로 월선권역이 다양한 자구책을 강구해 활성화시키고 화합하는 노력이 중요하고, 군에서도 도내 시군 단체 워크샵 장소 등으로 다목적회관이 활용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운영권을 두고 빚어진 불협화음은 상호 이해하고 협조하면 될 간단한 문제라는 시선도 높다. 법인이나 예술인들 모두 운영 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볼 수 있고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운영비 지원도 없는 다목적회관이 애물단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화합’이 급선무라는 것. 그렇다고 소유권을 갖고 있는 무안군이 직영하거나 외부에 위탁하는 방안도 이 사업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 당사자들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바램이 높다.

■월선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금년까지

청계면 월선리(1,2,3리), 청계리(1,2,3,4리), 몽탄 달산리(1,2리) 등 승달산 자락 9개 마을들로 구성된 월선권역은 지난 2004년 당시 농림부가 추진한‘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자신들이 직접 세운 계획을 제출, 선정돼 5년차인 금년말까지 총 사업비 65억여원(국비 80%, 군비 20%)을 들여 갖가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역량강화 일환으로 주민리더 교육 등이 시행돼 왔고, 하드웨어 사업으로 지붕계량, 복숭아나무 심기, 담장 벽화 조성 등 예술마을가꾸기가 끝난 상태이며, 실개천 정비 사업과 운중 방죽이 조성되고 있다. 전체 예산의 3분의1 가량인 다목적회관도 준공돼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월선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주민 자부담(20%)과 지원예산 등 총 7억원 가량을 들여 몇가지‘소득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당초 사업 추진 초기에는 황토제품가공공장, 농산물가공시설, 공동퇴비사 등이 소득사업으로 기본 계획에 제시됐지만, 농산물가공공장과 공동퇴비사 대신‘공동축사 및 퇴비사’로 계획이 변경돼 권역 내 주민 5명이 깜톨한우영농조합 법인체를 설립해 진행시키고 있다. 황토제품가공공장도 내용이 바뀔 예정이지만, 아직 뚜렷한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다.

월선권역은 9개마을 이장 등을 중심으로 추진위원회를 꾸렸고, 지금까지 3차례 위원회 위원장 등 임원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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