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李)처사 부부 제도 함께 올려

월선리 예술인촌 마을이 약 400년 넘게 조상 대대로 지내온 마을 전조제(田祖祭)를 올해도 변함 없이 이어갔다.

매년 음력 6월 보름(유두날) 자시에 지내는 전조제는 벼멸구 등 농작물 병해충을 막아달라고 들(田)의 신(神)에게 바치는 제사를 일컫는 뜻으로, 월선리 전조제는 병해충 방지 뿐 아니라 질병을 막고 마을 인재들의 출세와 다복·풍년 기원 등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마을 전체의 공동 의식이다.

그동안 마을 노인회에서 주관했던 전조제는 지난해부터 월선리마을위원회(위원장 서복현)에서 주관하고 있다.

특히 월선리 마을 전조제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들의 신에게 올리는 젯상 한켠에 2개의 밥과 국을 따로 떠놓고 예를 올린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약 300년 전 월선 3리(노월촌)에는 이(李)씨 성을 쓰는 처사가 부인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세상을 떠날 때 자손이 없자 가진 재산을 마을에 기부하고“유두날 열리는 전조제 때 밥그릇이라도 놓고 함께 제를 지내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처사의 뜻을 받아들인 월선리 주민들은 지금껏 그의 제를 함께 올리고 있으며 이처사 부부 묘가 지금도 마을 뒷산에 존재하고 있다.

또 이처사 부부 묘를 돌보는 사람은 ‘모든 소원을 성취한다’는 말이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으며 서복현 위원장이 20년 넘도록 묘소 관리에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 위원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연로한 관계로  지난해부터 청년들이 제를 지내기로 뜻을 모았다”며 “곡식을 일구는 논밭의 신에게 제를 올리는 월선마을 전조제는 독특한 문화유산인 만큼 이를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