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고향 뒷산에서 투신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장이 치러진 1주일 동안 5천만 국민이 한 마음이 되도록 죽어서 화합을 이뤄냈다. 1백만여명이 봉화마을을 찾았고, 전국에서 5백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곳곳에 설치된 노 전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애도했다.

29일 노제를 지낸 서울시청앞에는 자발적으로 20여만명이 운집해 고인을 추도했고, 5천만 국민은 시청광장에 없었어도 텔레비전을 보며 함께 했다.

이 같은 국민들의 행동에 놀란 정부는 소요사태 운운 등 궁여지책으로 고인의 죽음을 희석 시켰다.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대통령이 투신해 죽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시대의 국민들은 지금 깊은 자괴감에 빠져 있음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평생 화합을 위해 노력했던 바보 노무현이 국민들의 가슴에 묻힌 데는 대통령의 수식어가 필요없을 만큼 서민다운 모습과 정직함의 올곧음에서 비롯된다.

이제 그 분의 죽음이 민주주의를 보다 성숙시키는 데 노력은 우리 모두의 숙제이다.

지방 선거가 1년여 남았다. 선거에서 경쟁은 있을 수 있으나 승패 후 그 골이 갈등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남의 흠을 들춰 나를 높이려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는 반성이 필요하며, 바보 노무현의 명복을 빌면서 그분의 유서를 다시 한번 각인해 본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는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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