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지역에서는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읍·면민의 날 행사가 개최됐거나 또 개최를 앞두고 있다.

4월에만 몽탄면민의날(1일), 청계면민의날(10일), 해제면민의날(11일), 운남면민의날(11일) 행사가 진행됐고, 현경면민의날(22일), 무안읍민의날(5월1일) 행사를 앞두고 있다.

이들 행사는 야외행사와 실내행사로 번갈아 실시되고, 금년부터는 야외 행사에 한해 무안군이 700만원의 예산을 지원, 읍·면 번영회가 주관하여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실내 행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야외 행사들이 지역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고, 프로그램들 역시 별반 차이가 없을 뿐더러 행사마다 정치인들의 ‘낯내기’ 장소로 전락해 안타깝다는 지각 있는 분들의 쓴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기념행사로 이뤄지는 축사나 격려사에 대해 후문이 많다. 단상에 올라간 정치인은 상호 주고받기식 호명과 칭찬으로 일관하고, 심지어는 지역구 정치인이 아니면 초청조차 하지 않는가 하면 지역구 정치인만 축사에 끼어 넣어 편가르기가 너무 두드러진다는 것.

이는 대부분의 관내 행사들이 내외빈 소개와 축사로 행사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 안타깝다.

일례로 지난 9일 청계면민의 날 행사에는 국회의원, 군수, 지역 도의원, 군의원의 축사가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군의장이 불참했고, 대신 청계출신 군의원이 축사를 함으로써 일부 사람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물론 여기에는 군의장의 일정도 있겠지만, 군의장을 아예 축사에서 제외하고, 초청조차 하지 않는 모습은 군의회에 대한 예의가 아닌 소지역주의적 정치 색채가 짙지 않았느냐는 생각이다. 특히 청계는 무안군의 중심으로 목포대 후문 등 각종 지역개발 사업들이 산적해 있다고 볼 때 면민의날 기왕 정치인들을 초청할 거라면 지역을 가리지 말고 모두 초청해 지역 현안을 설명하고 현장을 시찰토록 하여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바람직한 한 모습이었지 않나 싶다. 이를 무시하고 정치인들에게 자기 지역 챙기기만 한다고 비판할 자격은 없지 않겠는가?.

모름지기 읍·면민의 날 행사가 면민의 화합 도모와 애향심 및 자긍심을 높여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 발전시켜 나가는 축제라고 한다면 지역구 정치인이 아니랍시고 홀대하는 것은 화합 취지에 상반된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 주인공은 군민인데도 군민을 들러리 볼모로 전락시켜 놓고 해당 지역구 정치인만 초청해 지역특색을 살리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자칫 읍면 사회단체들이 앞장 서 군민 주권을 약하시키고, 정치인들의 들러리를 하고 있지 않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지역이 중요하고, 지역 인물도 중요하다면 다른 지역의 정치인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이에 일환으로 행사 주최측의 행사 프로그램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고령화로 읍·면민의 행사 참석자 90%는 60세가 넘는 어르신들이다. 이분들을 초대해 음식 한끼 대접하고 군민 화합을 유도하는 시대는 60, 70년대로 이미 지났다.

행사 주최측이 정치인 초청을 두고 신중을 기하는 것처럼 군민을 섬긴다면 행사 프로그램도 고령 군민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달리기, 줄다리기 게임은 고령 노인들에게 버거워 어르신들의 참여를 끌어내기가 어렵다.

더구나 무안군이‘노인 천국’의 캐치프레이지를 걸고 많은 예산을 투입, 은빛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읍면 노인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댄스경연대회나 향수를 느끼는 제기차기, 향우자녀 초청 효도하기 등도 노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프로그램일 수 있다.

말로만 군민이 주인이고 실천은 정치인과 주최측의 의지대로만 행사가 꾸며진다면 읍·면민의 날 행사를 비롯한 각종 행사의 근본 취지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제는 각종 행사에서 군민이 주인이 되도록 행사 주관 단체들이 앞장 서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지역 브랜드를 키우는 행사로 만들어 지역민이 소속감과 자긍심을 갖도록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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