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종합병원 정형외과 한재석 과장
얼마 전 까지만 해도 TV 홈쇼핑에서 글루코사민을 판매하는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무릎 아픈 사람이면 누구나 글루코사민을 복용했을 정도로 그 열풍이 대단하였다. 글루코사민 처방을 무턱대고 요구하는 환자에게 이렇게 대답해 주곤 했다. “글루코사민이 그렇게 좋으면 저부터 매일 먹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글루코사민도 예외가 아닙니다.” 애써 설명을 드려도 글루코사민을 복용만 하면 모든 통증이 사라지고 닳아진 연골이 전부 재생되는 것처럼 믿는 생각을 돌이키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선전만큼이나 효과는 없었는가 보다. 지금은 TV에서 글루코사민 광고를 찾아보기 힘들고 외래에서 글루코사민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도 없다.

최근에는 관절 내 주사가 보편화 되었으나,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어떤 환자는 찾아와서 “무릎에 주사 한 방이믄 낫는단 디 한 방 놔주쇼” 요구하기도 한다. 또, 환자 스스로 아픈 무릎에 부황 뜸을 뜨다가 상처가 발생하여 내원하기도 한다. 무릎에 침 맞은 후 농이 발생하여 응급으로 농 제거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무릎이 너무 심하게 닳아지고 아파서 못 걸을 정도가 되었는데도 수술은 안하겠다고 한다. “옆집 사람이 말한 디 수술 받으믄 앉지도 쪼그리도 못한단디” 이렇듯 무릎 인공 관절 수술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수술 시기를 놓치는 환자도 가끔 경험한다. 무릎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고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 좌 정성, 우 퇴행성관절염
퇴행성 관절염이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관절 연골이 닳아지면서 각종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빈도는 60세 이상의 80%, 80세 이상의 100%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비만증이 있는 경우는 정상 보다 약 2배 정도 발생률이 높다. 증상은 환자의 활동 및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처음 증상은 최근에 들어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등산을 갔다 와도 괜찮았는데 요즘에는 가끔 아프다든지, 계단을 내려올 때 시큰거린다든지 하는 경우다. 그러다가 많이 걸으면 아프기 시작하고 층계를 오르내리기가 불편하며 운동을 하면 더 아프게 된다. 계속 진행되면 걷지 않을 때도 아프고 밤에 아파서 잠을 못 이루다가 결국에는 걸을 수도 없게 된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살이 지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무릎 안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일반 X-ray를 찍으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방사선 소견 상 정상이나, 질환이 점차 진행되면서 연골이 닳아서 관절 간격이 좁아진다. 더욱 진행되면 관절면의 가장자리에 뼈의 주름살이라고 할 수 있는 골극이 형성되고, 연골하 골은 딱딱하게 되어 하얗게 보이며 관절 면이 울퉁불퉁해지고 뼈의 모양도 변하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되므로 이를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아직 없다. 치료는 수술을 하지 않는 법과 수술을 하는 법으로 크게 나누어지고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은 대중요법, 물리치료, 운동 치료 및 약물치료가 있다. 우선 대중요법으로는 쪼그려 앉거나 뛰는 등 무리한 활동은 삼가고 아프면 쉬면서 무릎을 아껴야 하며 체중 조절을 하도록 한다.

시골 할머니들에게 ‘쪼그려 앉지 말고 쉬 세요’라고 말씀드리지만, 당장 밖에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리치료는 온열치료와 한냉치료가 있는데 온열요법은 찜질, 적외선, 초음파 등을 사용하여 통증을 감소시키며 관절의 강직을 풀어준다. 한냉치료는 얼음이나 냉습포 등을 사용하여 관절의 염증을 감소시켜 기능을 향상시킨다. 운동 치료는 관절이 굳는 것을 예방하거나 회복하기 위하여 스트레칭을 해주고 스스로 무릎에 힘을 주고 쪽 펴는 운동과 발목에 힘을 주고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하는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무릎에 체중 부하를 적게 하면서 관절을 움직여 주는 운동인 수영이나 자전거 타는 것 등이 권장된다.

약물 요법은 통증을 없애주기 위해 사용하며 대개는 지속적으로 투약을 해야 하나 관절염은 장기적으로 치료를 해야 하므로 증상에 따라 용량을 가감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다음으로 관절 내 주사 방법이 있다. 이는 관절액의 주된 성분을 관절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이 제제는 뼈 주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일주일에 한 번씩 5주간 맞기도 하고, 최근에는 3주간 맞는 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종의 관절 영양제라 할 수 있으며 임상적으로 관절염 초기나 중기 이전의 아픈 증상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진행된 관절염에서는 효과를 기대 할 수 없다. 이상의 방법으로도 낫지 않는 경우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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