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치매도 늘어
증세 조기발견하면 이겨낼 수 있다

▲ 무안종합병원 정신과 박찬원 원장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병이 되어 버렸다. 옛날과 틀려져 나와 아주 관계가 없는 사람만 치매가 걸리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정에서 한 명만 걸리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 한 가정에 세 명이 치매에 걸린 가정을 본 경우도 있었다. 왜 이렇게 치매가 많아져 버렸고, 흔한 병이 되었을까?

정답은 평균 수명의 증가 때문이다. 쉽게 생각해 보면, 삼 사십년 전만 하더라도 환갑잔치는 드문 일이었다. 마을에서 환갑잔치가 열리면 모든 사람들이 다 모여 다같이 기뻐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요즘은 환갑잔치라도 할라 치면‘부끄러워서’못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아예 환갑 정도는 기념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봤다.

이처럼 치매는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데다가, 보호자들의 엄청 많은 노력과 일손이 따르는 질환이기 때문에 나라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장기 요양 보험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치매에 대해서 잘 모르고, 또한 예방에 대한 노력이 없는 것 같아 치매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해 볼까 한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치매는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 환자수도 당연히 늘어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현재 65세 이상이 전체인구의 7.1%를 차지하나 2020년에는 14.6%로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도 더욱 더 치매 환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의 인구에서는 열명 중 1명 정도가, 85세 이상의 인구에서는 둘 중 한명은 치매가 걸린다는 조사도 있다.

그러면, 치매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치매는 개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모두 다르다. 이 병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개인적인 성격, 건강 상태, 경험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대개 3단계(초기, 중기, 말기)로 진행되어 간다.

치매환자 모두가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고, 개인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초기의 증세로는 언어장애, 최근 기억의 상실, 시간에 대한 지남력 상실, 길을 잃어버림, 판단력 장애, 의욕상실, 우울증, 공격적 언동, 취미활동에 대한 흥미의 상실 등이 있다.

조금 더 진행되어 중기의 상태가 되면, 금방 일어났던 일이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혼자서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생활에 항상 어려운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청소, 요리, 장보기 등을 할 수 없어 주위에 의존적인 경향이 많아진다. 기본적인 위생관리(화장실, 얼굴 씻기, 옷 갈아입기 등)도 도움을 받아야만 할 수 있다.

아주 많이 진행된 말기에 이르게 되면 말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고, 배회하며 행동이 비정상적이게 된다. 집안이나 밖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환각을 경험하며,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사람들을 잘 못 알아보고, 집안에서도 방향을 찾지 못하며, 기본적인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기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중기 이상의 상태로 진행해 버렸을 때, 병원에 찾아오는 일이 많다.

모든 질환이 그러하지만, 특히 치매는 초기에 인지하고 대처해야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중기 이상으로 진행해 버린 상태에서는 초기의 약물 사용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초기의 상태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여 조기에 환자를 발굴해 내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약물의 도움을 받는다면 치매는 더 이상 무섭거나 치료를 포기해야할 병이 아니므로, 우리 모두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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