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삼 무안신문 논설위원장

지난 한해는 우리지역의 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어둡고 침울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우리지역에 뿌리를 두었던 정권이 무너지면서 영남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둔 정권이 출범을 했고,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을 만큼 우리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적 소외정도가 지나침을 느끼게 해 주는 한해였다.

국가정책의 비중이 지역적으로는 수도권과 영남권에, 그리고 정책적으로는 대기업과 기득권세력에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고, 이미 선 발전지역이며, 기득권세력이 몰려있는 수도권과 영남지역에 국가정책과 국가 재정투자의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우리지역이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10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현 정부와 여당은 과거 개발초기단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보수회귀적 불균형개발정책을 거리낌 없이 밀어 부치고 있다. 망국적인 지역발전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소위 호남푸대접의 망령이 되살아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부는 수도권규제완화정책을 공식화했고, 대기업의 출자 총액제한제도를 철폐 또는 완화하는 등 대기업에게 막강한 힘을 부여하고 있다.

국가정책의 큰 물줄기가 이미 우리지역을 비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정부가 추진하다가 마무리 못했던 서남권종합발전계획과 신발전촉진지구 지정이라는 미끼를 던져 주면서 잔뜩 생색을 내고 있다.
서남권 종합발전계획은 민간기업의 투자가 없을 경우 아무런 실체가 없는 속빈 강정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신발전촉진지구라는 것 또한 기업도시 특별법과 그 내용이 크게 다를 것이 없어서 현 정권의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느껴진다.

지난 정부의 국가균형개발정책이 강력한 힘을 발하고 있을 당시 기업도시 시범지구로 지정받아 놓고도 기업유치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물며 지금은 정부가 기업들을 향해서 수도권에 투자하라고 부추기는 상황에서 서남권의 낙후지역에 지정한 신발전촉진지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더군다나 현 정부의 출범과 함께 불어닥친 세계 경제의 한파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이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보수회귀정책을 강행 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는 우리지역에 힘을 보태줄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한탄하고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어서 우리도 새해를 맞았다.

새해는 우리에게 주어진 불리한 여건을 딛고 일어서서 우리의 힘으로 새로운 희망의 새싹을 키워가야 한다. 우리지역의 의지를 한데 모아 어둠을 밝혀줄 희망의 불씨를 꽃피워나갈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역민들에게 그런 소망과 의지를 심어주어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지혜와 실천대안들을 무안군이 앞장서서 새해의 시책에 담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대안들 중에 다음 몇 가지를 예를 들어 제안하고 싶다.

첫째, 우선적으로 어렵고, 외롭고, 고통받는 계층과 같은 사회의 그늘진 곳부터 따스한 온정이 스며들게 하는 정성이 요구된다.

경제가 어렵고 경기가 침체될 때에는 외롭고, 병든 노인층을 비롯하여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갑자기 불행에 처한 생활저변층, 불우시설 등과 같은 사회의 소외계층이 가장 매서운 찬바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제도권에서 공적지원을 할 수 있는 부분과 지역사회의 온정이 필요한 부분을 가려서 그 실행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해 군정시책에 좀더 비중을 높여 반영하고, 사회적 온정 분위기를 북돋아줄 방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시행할 것을 바란다. 군과 읍면사무소에 주민고충신고센터 같은 장치를 마련하고 별도의 고충지원 예산을 편성하여 운영을 활성화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둘째, 세계경제의 불황과 경제개방의 확대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농업과 축산업 등에 대하여 그 활로를 개척할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여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와는 별개로 유통과 판로문제, 소비촉진을 위한 대안은 물론이요, 농민들의 직접적인 고충을 덜어줄 방안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지금도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더 실효성 있게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셋째, 무안군 관할구역에 인구가 모여들게 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인구가 모여들게 하는 방법 중에 기업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창출만큼 긴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그것 못지 않게 공공기관이 입지하여 직장이 늘어나게 하는 것 또한 큰 촉진제가 될 수 있으며, 명문학교와 같은 좋은 교육환경이 인구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 중에 기업투자유치는 무안군이 지역의 명운을 걸고 매달려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시건설사업이 여러 가지 불리한 돌출 변수들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지만 결국에 가서는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만약 기업도시건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만 한다면, 우리지역에 대한 기업투자는 물꼬가 터지듯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우리 무안이 도청소재지가 되었는데도 그에 따른 파급효과가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운 일이다.

남악신도시에 경찰청, 법원등과 같은 공공기관단체들의 입주가 본격화되지 못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아직 인구유입의 여지가 상당부분 남아 있지만 도청이전에 따른 인구유입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

남악신도시에 직장을 둔 사람들 중 아직 광주 등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목포시와 영암군 등 인접시군에 유입된 인구를 제외하고 무안군 관할구역에 이주해온 인구가 몇 %정도 될까를 분석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장차에 남악신도시가 활성화되고 무안군 곳곳에 도시화가 진행될 경우 인접 시군의 토착인구까지도 무안군 관할구역으로 빨려들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청소재지 출범 초기단계에서 무안군 인구증가 속도에 따라 기업투자유치를 비롯하여 무안발전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남악신도시에 직장을 둔 주민들이 무안지역에 정착해 살수 있는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대안을 가지고, 인구를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좋은 택지를 개발하여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거나, 신도시로 통하는 진입로 개설과 같은 출퇴근여건을 개선하거나, 무안군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어 무안군에 정착해 살 경우 유리한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넷째, 무안군의 시승격을 범군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시승격은 단순히 자치단체의 격을 높이는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무안시의 승격은 대외적으로 무안지역의 역동적이고 비약적인 발전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발전기대감을 높여 도 단위 또는 시 단위 기관단체, 기업의 입주와 인구유입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인구 증가추세의 가속화를 불러일으켜 기업투자의 물꼬를 터주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인구증가에 따라 국가에서 주는 지방교부세가 증액되고 무안시 재정력의 증가는 지역개발의 가속도를 높혀 줄 것이다.

목포와의 시군통합을 비롯하여 남악신도시만의 시 승격과 같은 실현 불가능한 문제를 가지고 파생되고 있는 지역 간, 지역주민간의 갈등과 반목을 잠재워 주민화합을 이루어 내는데도 도움이 된다.

새해는 무안기업도시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국제공항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 탄력을 받아 나아가고, 도청 소재지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하며, 무안 시 승격을 이루어 외부의 인구가 물밀듯이 들어오는 희망찬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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