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골 논단] 최 일 목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2008년은 디자인의 해, 특히 공공디자인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울시가 디자인 총괄본부를 설치하는 등 도시 디자인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MB 정부에서도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경관이다.

‘경’(景)은 바라보는 대상이고‘관’(觀)은 경관의 인식 주체인 사람에 관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관이란 삶을 영위하는 인간이 바라보는 모든 대상이 주체이지만, 지역주민의 제반 활동이나 이를 반영하는 분위기, 문화적 향기, 심상, 풍경 등 시각 이외의 영역까지를 포함한다. 때문에 도시 경관은 지역생활환경의 종합적이고 개성적인 표현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경관법을 근거로 한 경관계획의 발주가 활발하다. 이는 서울시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도시, 비교적 규모가 큰 군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경관을 전담하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경관과 관련된 각종 사업도 기획되고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한국의 모든 정책이나 제도들이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진행된다. 경관법이 시행된 후 지방에서는 경관법에 대한 교육, 세미나, 경관법에 근거한 경관계획 작성 등에 대해 일선의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단지 경관법과 시행지침만이 전달되었을 뿐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이 먼저 법의 취지를 이해해야 법이 제대로 운영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건축 경관은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를 나타내어 준다. 따라서 지역전문가가 가장 많이 필요한 분야이다. 하지만 지역 전문가의 부족은 경관법에 의한 경관 위원회 구성도 힘들 정도이다. 관련 위원회가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탄력적인 위원회 운영이 필요하다.

지방에서는 경제 발전이 최우선 과제이다. 일단 줄어드는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개발 시켜야 한다. 산업단지를 입주시키고 택지 개방을 유도하면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발에 너무 치중하다보면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경관 구성은 힘들어 진다. 현재의 무안읍 도시경관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외국의 선진사례를 참고삼아 지역의 경관을 살리고 문화산업을 활성화시켜 관광을 유치한다는 등의 제안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건축문화의 부가가치 향상 등은 쉽게 동의되지 않는다. 자본 유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개발이 우선되고 경관보전과 환경보전 등은 뒷전으로 물러나게 된다.

무안군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시 개발에서도 이런 잘못이 범해지고 있지 않는지 심히 염려스럽다.

무안 기업도시 개발 계획에도 도시경관과 건축문화의 부가가치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2007년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경관법, 2008년 6월부터 시행된 건축 기본법은 우리나라 도시 경관·공공디자인에 큰 역할을 할 법안이다.

무안 기업도시 개발계획에도 경관법과 건축기본법의 정신이 반영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계획이 반드시 수립되고 시행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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