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
한번만 소리 지르면
사람도, 곰도, 늑대도, 얼룩말도
벌벌 떨면서 도망가는데

눈곱만한 파리 한 마리
집 채 만한 사자 눈두덩에 붙어
간지럼 피우지요.

사자가 쫓으려고
꼬리치고, 몸 뒤척이고
고개를 흔들며 발버둥쳐도
“헤헤 날 잡으면 용치!”
끔쩍 않고 한자리서
간지럼 피우지요.

벼락같은 호령에도 겁내지 않고
헤헤헤...
그냥 웃어버리지요.



<작품설명>
작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 있는 쌍둥이 빌딩에 자행된 천인공노할 테러는 세계인을 놀라게 했고, 콧대 높은 미국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짓밟아 버렸다.
초강대국의 분노는 기어이 아프카니스탄에서 폭발했다. 테러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엄청난 화력이 아프칸 천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여러 나라에서 파병한 수많은 병력이 두 눈을 부릅뜨고 샅샅이 뒤져도 빈 라덴은 어디에 숨었는지 오리무중이다.
사자의 눈두덩에 붙어 괴롭히는 파리 한 마리를 어떻게 하지 못하고 몸부림치는 사자처럼, 오늘도 미국은 괴롭고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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