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외 군기본계획(안) 패키지 보고 혼선, 진행 중구난방<br>토론 사회자가 주민 질의 받아 어리둥절, 군·용역사 답변 짤막

지난해 11월30일 무안기업도시 국내단지 1단계 526만평에 대한 1차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건교부 승인신청에 따라 법적 절차인 주민공청회를 열었지만 형식적으로 진행, 주민 의견 수렴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특별법 상에는 주민공청회를 승인신청 전 개최해야 하지만 정부와 군, SPC 간 양해 속에 한발 늦게 개최, 통과 의례적이거나 주민 의견이 개발계획에 전혀 반영될 길이 없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기에 이날 공청회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 군은 개발계획 승인 신청을 앞두고 2∼3개월 간 수정·보완 작업을 거듭, 공청회 등에서 제출되는 주민 의견 또한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본보 144호)

그러나 구랍 21일 개최된 무안기업도시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공청회는 진행이 중구난방식이었고, 고령 어르신들을 포함한 주민 200여명이 참석했지만 해당 주민들의 질의 시간은 짧은 반면 교수 등 패널들로 구성된 전문 자문단들에게 할애된 시간은 길어 주민 의견을 수렴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

군은 이번 공청회에서 당초 예고도 없었던(?) 2025 무안군기본계획(안) 공청회를 묶어 용역사(동신기술개발) 보고를 먼저 실시, 첫 단추부터 주민들의 혼선을 초래했다.

박 모씨(50대, 현경)는“기업도시 공청회로 알고 왔는데, 2025년까지 무안을 남악, 기업도시, 공항 등 개발 효과로 25만명 정도로 만들겠다는 생소한 얘기로 시작, 이것이 기업도시 내용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며“사전 설명도 없이 기업도시 부지 내 바쁜 주민들을 데려다 놓고 청사진만 제시한 데 대해 의아스러웠고 고령 어르신들은 공청회 내용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했다.

이어 진행된 무안기업도시 용역사 (주)삼안의 1단계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역시 동영상 상영 후 곧바로 진행된 전문가 패널들의 자문·토론 시간 속에서도 주민들은 어리둥절했다.

두 가지 개발계획 용역보고(2025 군기본계획, 기업도시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내 놓은 자문 패널들의 내용은 뼈 있는 지적내용이 많아 그렇다 쳐도, 이 후 가장 활발한 질의 답변이 오갔어야 했을 주민 질의 시간은 매우 짧았다. 더구나 주민들 질의 역시 용역사가 아닌 자문 패널 사회자가 진행한 것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에 주민들은 질의 답변 시간이 자문 교수들의 의견에 대한 질의인지, 아니면 기업도시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에 대한 질의 시간인지, 또 답변은 누가 할 것인지 등 사전 설명 없이 중구난방식 진행 처사에 불만을 표출했다. 주민들의 질의 시간만큼은 군이나 용역사 관계자들이 직접 진행하고 책임있는 답변을 성실히 했어야 한다는 것.

실제로 모 교수의 발제 도중 한 참석자가 진행방식에 불만을 표출, 궁금사항을 먼저 질문하겠다고 나서 한 때 어수선한 분위기도 연출됐었다.

행사장을 나온 이모씨(49, 현경면)는“주민들이 기업도시에 가장 관심있는 부분은 토지 보상이나 이주 대책이지 교수들의 전문적인 용어가 섞인 얘기를 들으러 온 게 아니다”며“공람을 실시했다고 하지만 기업도시 공청회 자료도 너무 빈약했고 질의 후 용역사, 군의 답변도 1분이 채 안되게 서둘러 마무리하는 등 불성실하다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수정 보완으로 적극 반영한다고 하는 주민 의견이 어떤 것인지, 또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군에게 묻고 싶다”며“고령 어르신들이 많아 어물쩡 넘기려는 태도나 혹은 말 그대로 법적 절차이기에 그동안의 불투명한 기업도시 추진처럼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듯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군은 이날 이후 토지보상, 이주대책 등에 대해 한번 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말로 공청회를 마쳤다.

● 조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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