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로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찬바람 나는 가을을 기다리던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계절의 변화는 톱니바퀴와 같아서 35도를 오르내리던 기온이 몇 차례 비로 뚝 떨어져 어느덧 우리 곁에는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다. 여름내 땡볕에서 착실히 영근 오곡백과는 촌로의 마음을 풍성하게 하고 알알이 탐스럽게 고개 숙인 황금 벼는 가을들판을 눈부시게 한다. 

▲ 청계면 월선리, 가을 전령사 코스모스가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추수가 시작된 들판은 콤바인소리가 요란하고 다음 농사를 대비해 밭에 두엄을 내고 씨앗을 준비하는 농부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부쩍 키가 자란 하늘을 바라보면 천고마비의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실감케 한다. 
가을은 고독의 계절이라 했던가? 조금 있으면 텅 비워질 산들이 몹시도 안쓰럽겠지만 또 다시 계절의 톱니바퀴는 실록으로 물든 대지를 선사할 것이다.
갈 빛으로 물들어 가는 들판을 보며 한해가 저물어 감을 아쉬워하고 고독과 친구하며 지나간 시간을 되짚어 반성하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때다.

   
▲ 일몰 황금빛 억새

 

   
▲ 고개 숙인 수수, 청계면 청계리 구암마을 잘익은 수수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예전엔 곡식이나 엿, 과자, 술, 떡 등으로 만들기 위해 많이 재배됐지만 요즘은 보기 드물어 졌다.

   
▲ 집나간 며느리도 냅새 만고 들어온다는 전어구이, 가을바다 전령사 전어가 본격 출하돼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긴다.

   
▲ 청계면 월선리, 가을 전령사 코스모스가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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