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선정 신지식인』 전영남 씨
유기농 작목반 구성 친환경 농법 선도
역생산비 1/3로 축소 벼농사 재배 방법 개발
양파종자는 일본의 식민지, 로열티 문제 고민할 때
“친환경 농업은 사심을 버리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농사를 지으면 됩니다. 자연이 계절과 온도 변화를 주는 것에 따라 사람은 보조 역할만 충실하면 됩니다”
2001년 무안군 선정 신지식인 전영남(50, 해제면 석용리) 씨는 친환경농업에 대해‘무위자연(無爲自然)’론으로 간단히 요약한다.
현재 1만5천여평의 벼농사를 경작하는 전씨는 지난해 5가지 벼 품종에서 올해는 3가지 품종(자광미(빨간쌀), 농미(파란쌀), 호평벼(일반쌀))으로 줄여 재배하고 있다. 논 한 귀퉁이에는 시험장을 마련, 지난해 홍콩 WTO투쟁에 참석했다가 인도인들이 던진 빨간쌀(수염이 길고 대가 튼튼)과 안남미(인디카종)를 주워와 새로운 품종 수확도 기다리고 있다.
▲ 우렁이 농법 | ||
유기농 인증까지는 저농약(2년), 무농약(3년), 전환기(2년), 유기농재배인증(3년) 등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함을 볼때 전씨의 유기농농산물 인증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전씨가 친환경에 눈을 돌린 것은 1982년. 당시 농산물 수입과 가격 하락, 농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농업인의 생활이 갈수록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이때 사비로 용산 농업기술센터에서 친환경 자재 이용 농법 관련 교육을 받았고, 작목반을 구성, 지역민에게 유기농법을 알렸다. 그러나 당시 정부가 식량부족 타개책으로 다수확 정책을 추진해 유기농은 큰 이슈가 되지 못해 보급 확대가 어려웠다.
▲ 일반 농경지(좌)와 친환경 농경지(우)를 이격시켜, 친환경 농경지에서만 우렁이,미꾸라지를 볼수 있다. | ||
‘꿈의 쌀’은 일본종이지만 미질이 좋아 무안농협에서 현재 장려하고 있다. 특히, 해남옥천농협「첫눈에 반한쌀」(3년 연속 우수브랜드로 선정)과 화질벼 교배를 통해 호평벼가 탄생, 전국적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성과의 일례이다.
하지만 종자 개발 보급이 항상 성공 한 것은 아니다. 일본 종자 천명·희망벼를 5kg 구입해 우수 종자 증식에 노력했으나 자연의 심술로 실패했고, 향기가 좋은 향미는 밥을 하면 먹을 수 없을 만큼 향이 강해 종자조차 없어진 경우도 있다.
종자연구 이외에도 전씨는 재배방법 연구도 활발하다.
이 중 하나가 생산비를 1/3로 줄여 관행농법 수확량 이상의 소득을 얻는 방법이다.
재배방법은 ▲밑거름을 쓰지 않고(밑거름을 줄 경우 뿌리가 깊이 내리지 못하고 옆으로 퍼져 쓰러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모는 30일 이상 키우며(어린모는 물바구미 피해가 많지만 30일 이상 키운 모는 피해가 적고, 이양 시기상 물의 온도가 높아 저온성 병충해 피해가 적다) ▲비료는 이삭 패기 전 45∼55일전(6월말에서 7월초)에 물을 뺀 상태로 충분히 한번만 준다.(일반 벼농사는 어린모부터 두 세번 거름을 주고 이삭패는 시기에는 거름을 주지 않는 것과 비교할 때 차이를 보이고 있고, 화학비료와 퇴비는 미생물 분해 과정을 거쳐야만 식물의 영양분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물을 뺀 상태에서 비료를 줘야 한다는 것)
이렇게 하면 물바구미, 문고병, 잎도열병, 목도열병 등의 예방으로 생산비 절감과 일반적인 생산량에 비해 30%이상의 다수확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전씨가 주장해 온 재배 방법은 올해 농촌지도소에서 받아들여져 내년부터 실측 재배키로 해 결과가 좋을 경우 기존 배 재배 방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도 있다.
아울러 전씨는 농협의 적극적인 친환경 유통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통은 농협에서 주관해야 하고, 농협에서 유기농 쌀을 사주면 농협에 판매하고 싶다”는 전씨는 “농협에 판매를 부탁하면 판로를 찾지 못해 다음해까지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 판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장성‘한마음 공동체’에 판매를 해오다 지난해부터는 충북『광복농산』에서 전량 매입해 전씨의 인증서와 함께 전국 대형마트 50개 지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종자연구는 일본에 많이 뒤져 있고, 현재도 대부분 농산물 종자는 일본에서 수입되며 특히 양파종자는 일본의 식민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앞으로 볍씨를 비롯해 농산물 전역에 로열티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쌀 생산농가들의 의욕고취를 위해 양질의 벼품종 및 재배방법 개발로 농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전씨의 벼 재배단지에는 인근 자치단체 친환경작목반들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고, 농한기에는 친환경 농법 지도와 강의를 나가는 등 바쁜 일정으로 소화하고 있다 .
한편, 아들 준일(20)씨도 농업관련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 최근 일본에서 무투입 농법을 1달가량 배우고 돌아와 지역 실정에 맞는 농법개발에 대를 이어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