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무안군 몽탄면 명산리 영산강 주변에는 장어구이집이 한 두곳이 아니다.

무안에서 몽탄을 지나 영산강을 끼고 달리다 보면 몽탄대교 앞에 자리하고 있는 장어구이 전문점 강나루 가든.

강나루 가든의 주인 정동휘(50)씨의 아버지 정복진씨가 장어구이집을 하던 1950년대만 해도 영산강에서는 민물장어가 하루에 4∼5톤씩 잡혔다는데 지금은 특별히 주문하는 손님들에게만 내놓을 만큼 귀해졌다고 한다.

영산강 명산나루위에 자리잡은 강나루 식당은 음식만 먹고 가기엔 서운할 만큼 시원스런 풍광에 운치가 빼어난 곳이다.

영산강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고 식사가 끝나면 소화도 시킬 겸 한바퀴 산책하기 좋은 뜰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온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았다.

강나루에서 손님들에게 내놓는 음식은 장어구이와 탕 두가지 요리가 전부다.

단촐한 식단으로 반 백년을 이어 왔다는 것은 식당주인의 뚝심과 맛이 변하지 않아 늘 같은 맛을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가지 음식이지만 거기에는 보이지 않는 수십가지 맛의 비결들이 있다.

양념장만해도 서른가지가 넘는 재료들이 합해진 거라 하니 주방의 대를 이을 아들이라면 몰라도 쉽게 비결을 가르쳐 줄 순 없을 것이다.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30분을 기다리는 것은 기본. 그러나 좋은 음식을 내놓기 위해서라면 손님들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다고 한다. 손님이 오면 살이 잘 오른 장어를 주방에서 손질하여 구이와 탕을 준비하기 때문. 그러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미식가들은 예약을 하는 것은 필수라고 한다.

아들 정창인(25)씨는 아직도 참숯을 직접 준비하고 장어구이는 아버지 정동휘씨가 손수 한다고 한다. 작은 것 하나까지 쉽게 볼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는 정씨는 3대째 가업을 이을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지난 95년에는 전남 낙안읍성 음식대축제에서는 향토음식부분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고 지난 2001년에는 남도음식 명가 9곳 중 한곳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그 맛을 미루어 짐직할 수 있을 것이다.

손님상에 올리는 모든 것이 내 식구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상추며 깻잎 고추에 이르기까지 식당 뒤 텃밭에서 갓 따온 것이고 고추장 된장도 집에서 직접 담근 것이라고 하니 그 정성또한 대단했다.

특히 달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는 장어구이 맛이 오래 기억되는 것이 은은한 영산강의 풍경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