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떨어져야 내가 당선된다” / 같은 당 후보자 선거구내 한 지붕 세 가족 서로 적(?)

후보 없는 무주공산 지역 집중 공략, 유권자는 귀빈
5·31 지방선거 기초의원 삼중고, 정당공천제 폐지 절실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면내 공천 후보자가 없는 주민들이 인구 소외론 푸념과 달리 후보자 표심확장의 무주공산지가 되면서 최대 격전지로 돌변, 귀빈 대우를 받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읍면별로 1인의 군의원을 선출했던 기초의원 선거가 지난해 선거법 개정에 따라 중선거구제로 전환, 지역구가 광역화되고, 설상가상 의원 정수마저 줄자 같은 당 기초의원 후보간에도 표심확보 경쟁으로 치닫는 현상 때문이다.

지난달 무안 1·2선거구 기초의원 후보자가 각각 3명씩 확정된 열린 우리당 후보들은 당 회의에서도 같은 선거구 후보자간에 보이지 않는 눈치작전이 연출되는 것은 다반사.

현재 열린우리당 무안 제1선거구(무안, 현경, 망운, 운남, 해제)는 5개 읍면 중 무안(정길수), 현경(박진우), 해제(김용창)만이 후보자가 확정됐고, 망운과 운남지역이 후보자가 없는 관계로 이들 지역에 대해 후보들의 표심잡기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무안 제2선거구(일로, 몽탄, 삼향, 청계) 역시 일로(서영일), 삼향(김내화), 청계(배태원) 지역에서 3명의 후보자가 공천돼 몽탄지역민들이 뜻하지 않는 귀빈 대우를 받고 있다.

A모 기초의원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는 중선거구제 실시로 같은 당 공천을 받고도 후보자 영역에 대해 서로 침범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같은 당 공천 후보자가 있는 지역 방문은 가급적 밤 시간을 이용하거나 상대 후보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도둑질 표심잡기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또한 “내 지역은 어느 정도 표 분석이 되고 고정 표도 있지만 당선을 위해서는 타 지역 표를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당선을 좌우하는 만큼 타 지역 행사에 조심스런 참석과 비교적 주민 출입이 잦은 농협 등에서 얼굴을 알리고, 배우자나 가족들과 연관 있는 혈연, 학연, 지연 등을 총동원해 무주공산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B모 기초의원 예비후보 역시 “중선구제 실시는 동일한 선거구내에서 같은 당 후보도 상대 당 후보와 같이 낙선해야만이 내가 당선되는 해괴모니한 이중 싸움하는 꼴이다 보니 중선구제는 농촌 행정구역상 맞지 않다”며“기초의원 정당 공천이 없던지 아니면 기존의 읍면 1인 선출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금주께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기초의원 공천 후보자들 역시 마찬가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에 반해 무주공산 지역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 지역 후보를 선택해야하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사회활동 영역이 좁은 노인층은 6~7명에 달하는 후보들의 얼굴을 모두 보거나 이름을 외우는 것도 쉽지 않다.

김모(몽탄면)씨는 “인물의 됨됨이를 보고 선택할 예정이지만 후보자 정보도 충분치 않아 들리는 입소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생면부지 후보보다는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표가 가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냐”고 말했다.

반면 정당을 고려해 후보를 찍겠다는 최모(망운면)씨는“좋아하는 정당 후보를 선택할 예정이지만 정당을 고려하더라도 3명의 후보 중 1인을 선택해야하는 고민 또한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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