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 무의탁 노인 17명 쉼터 / 금년 초 복지시설 인가, 사회단체·독지가 도움 큰 힘 / 치료와 신앙 접목, 김승수 목사 부부 헌신

무안읍 성동리 상동저수지 부근에 자리잡고 있는 언덕위의 하얀 집 주바라무안복지원.

지난 2003년 6월 개원한 이래 금년 초 법인에 준하는 30여명의 수용인원의 정식 인가를 받은 작은 복지시설이다. 대지 1천여평에 3백여평의 건물 안에는 교회를 비롯 3∼5명이 기거할 수 있는 방이 12개, 취사장과 샤워실, 휴식공간 등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이곳에는 현재 정신지체 장애우를 비롯, 무의탁 노인 등 17명이 김승수 목사와 부인 김진숙 씨와 함께 작은 공동체를 꾸리고 살고 있다. 복지원에 수용된 사람들은 저마다 신체적 장애와 병을 가지고 있음에도 서로의 아픔을 보살펴 주고 작은 텃밭도 일구어가며 자활을 통한 새 삶을 살고 있다.

특히 주바라복지원은 여타의 복지시설과는 달리 김승수 목사 부부의 목회 활동에 요양 치료를 접목시켜 신체적 회복에 신앙 체득을 통한 마음의 치유까지 더해지는 다소 독특한 운영이 되고 있다.

김 목사는“10여년전 독일 유학 당시 신앙과 치료를 병행한 복지 시스템 사례를 보고 이를 접목시킨 시설이 우리나라에도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며“교회안에서 기도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고 금욕과 절제를 통한 생활이 신체적 건강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 결과 복지원 운영 후 2년여간 이곳을 다녀간 20여명의 사람들이 완치돼 가정과 사회에 복귀했다고 한다.

주바라복지원은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 일정액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은 없이 순수하게 독지가들과 사회단체의 도움의 손길로 운영된다. 이러다 보니 인건비 지출이 어려워 목사부부가 간병을 하고 차량 운전까지 하고 있고 정신과 치료는 무안병원, 기타 외과적 치료는 기독의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밖에 로타리클럽, 자유총연맹무안군지부, 주부클럽, 승달지구대, 소방서, 기능대학교, 목포 동로회 등 수많은 단체들과 개인독지가들이 정기적으로 기탁금과 위문품을 전달, 운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주바라 복지원이 설립되기까지는 험난한 과정도 많았다. 서울에서 목회 활동을 했던 김 목사 부부가 무안에 부지를 매입하고 설립을 추진한 시기는 지난 2000년. 장애우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연고 없는 이른바 부랑인들을 위한 쉼터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으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에 개원할 수 있었던 사연이 있다. 이러한 힘든 시기를 거쳐 어렵게 개원한 시설이다보니 김목사 부부는 더욱 열성적으로 시설 운영에 힘을 쏟았고 지금은 인식도 좋아져 식사거리를 장만하러 장을 볼 때면 상인들이 물건을 더 주거나 값도 깎아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김승수 목사는“처음 설립 당시엔 우리 부부가 힘을 쏟았지만 지금은 도움을 주시는 한사람 한사람의 따뜻한 마음으로 주바라가 운영되고 있다”며“도움이 필요한 많은 주위의 이웃들에게 미력하나마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작은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요양과 치료를 위해 이곳에 오신 분들은 이미 병이 깊어져 가족들에게 외면 받다가 마지막 방법으로 시설에 보내지는 경우가 많다”며“사회가 갈수록 노령화되는 추세에서 복지시설에 대한 인식이 좀더 긍정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조순 기자
sooniisoso@muannews.com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