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광역·기초의원이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 명분하에 선출직으로 전환되면서 자치단체별로 소 지역주의가 크게 만연되어 가는 느낌이다.

지역적 현안이나 정치적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혈연·지연·학연을 바탕으로 한 소 지역주의는 악이용되면서 대의적 명분마저 발목을 잡아 표류토록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소 보수적인 무안 농촌지역 특수성도 사안이 발생 할 때마다 혈연·지연·학연이 고개를 들고, 지역정서를 대변하듯 나타나고 있다. 타인의 것을 받아들여 새 모델을 창출해 나가야 만이 경쟁사회에서 이길 수 있는 데도 불구, 내 것만이 최고라는 고집을 앞세워 생각이 틀리면 배척하는 사고는 자치단체 발전의 근본 취지를 도태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외지인들의 타지 정착이 힘들며 설령 정착을 했더라도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외지인 딱지를 벗어버리지 못해 뒷켠으로 밀려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안타깝기까지 하다. 소 지역주의는 내 지역에 인물이 없고 어른이 없다 보니 기득권의 보신주의가 팽배하는 데서 기인한다 할 수 있다. 언제까지나 외지인을 배척한다면 자칫 지역 인물을 키우지 못한데서 나타나는 상대적 열등감으로 비쳐 질 수도 있다.

여기에 공직자들의 보신주의도 한몫 거드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공직자는 군민의 공복으로 군민들의 의식 개혁과 행정의 서비스질 향상을 위해 앞장서야 하는 데도 내 자리 지키기에 급급해 하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본연의 망각일 수도 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다 보니 함평 등 인근 시군이 전남도와 인사교류를 갖고 자치단체의 인맥 및 역량 넓히기 노력을 우리 군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인사교류는 자치단체가 행정을 추진함에 있어 매듭 풀기의 최선책으로 보여지는 혜택이다. 하지만 무안군 공직자는 고향에서만 안주하는 경향이 높고, 공직 내부에서도 소 지역주의를 앞세워 상대 흠집내기가 밖으로 흘러나오곤 한다.

최근 명예퇴임으로 물러난 강기삼 부군수가 무안기업도시개발(주) 대표이사직을 역임한 것과 관련해 공직자 겸직론 금지를 언급하며 궁지로 몰아 명예퇴임을 서두르도록 한 것도 공직자 내부에서 흘러나왔다는 설이 있다. 여기에는 부군수가 내 지역 사람이 아니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업도시를 추진해 나간다는 이유가 저변에 깔려 있었다. 현재 무안군은 5급 이상 사무관은 부군수, 농업기술센터소장, 보건소장을 제외한 28개 실과소장 및 읍면장 모두가 지역 출신이다. 이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표를 의식한 단체장들의 내 지역 사람 챙기기도 한몫 거들었지만 공직내에서도 외지인 기피 현상 때문에 외지인 사무관 업무 추진 규율이 제대로 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흘러나온 이야기이다.

무안기업도시 유치 선정을 위해 일등공신 역을 하고 물러나 무안기업도시개발 대표이사직을 역임하고 있는 고흥 출신 강 전 부군수를 향해 지금도 공직자 내부에서 자료를 유출, 음해 압박한다는 것은 도덕적 문제에 앞서 자칫 기업도시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그런데 사람을 미워하며 대의적 명분을 삭혀 버리는 것은 공직자로써 할 일은 아니다. 더구나 퇴임한 사람에게 총대를 겨누는 것은 나 또한 그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외지인도 지역에 보탬이 된다면 인물을 키울 필요가 있다.

특히 금년에는 4대 지방선거가 있어 후보자와의 관계에 따라 학연·지연·혈연 싸움이 불가피하고, 기초의원까지 정당 공천이 허용되면서 소지역주의는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큰 틀에서 대의적 명분을 쫓아가는 군민들의 변화된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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