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청 개청식 불참, 호남 포기했다“분노”/박준영 도지사, 이동 경로 노출 방문 취소 건의/농민연대, 농민 시위는 도청 개청식과 무관 해명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1일 열린 전라남도청 남악신청사 개청식 참석과 관광레저 도시 및 무안 기업도시 예정지 등의 방문에 기대를 걸었지만 농민시위에 따른 경호문제로 방문일정을 돌연 취소해 농민들과 지역민들로부터 크게 분노를 샀다.

전라남도는 109년만의 도청 개청식에 노대통령과 주요부처 장관 및 정치인, 지자체장 등을 초청해 성대히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농민시위 격화에 따른 안전문제와 대통령 이동계획이 외부로 유출돼 경호상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고 보고 청와대에 방문 취소를 건의,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영 전라남도지사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당초 대통령을 모시고 국가적 행사로 개청식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대통령 세부이동 계획 등이 외부에 노출돼 행사를 갖기에 부적절한 환경이 조성됐다”며“중앙정부에 전남도 자체 행사로 진행키로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같은 날 광주전남농민연대도 기자회견을 갖고“전남도청 앞 나락적재와‘전남 신청사 개청행사에 맞춰 농민단체가 요구 관철을 위해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소식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11일 투쟁은 전남 신청사 행사와는 무관한‘농업인의 날’기념행사와 더불어 30%가까이 폭락한 쌀값으로 인한 쌀대란,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및 수매제 부활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하고,“이를 빌미로 노대통령이 전남도청 개청식에 불참한 것은 농민에 대한 포기로 간주하고 정권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주민들도 노대통령이 전남을 방문해 기업도시 등 현안사업에 관해 정책적 지원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물거품이 되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나타냈다.

박모(무안읍)씨는“현 정권에 대한 지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민대모를 핑계로 방문을 취소한 것은 전남을 포기한 행위다”며“노무현 정권 탄생에 있어 견인차 역할을 했던 전남인 만큼 농민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한이 있더라도 신청사 개청을 축하하고 전남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서모(몽탄면)씨는“전남도가 청와대의 입장표명에 앞서 대통령 참석 자제를 요청한 것은 대통령 방문에 따른 호남지역 열우당 바람을 사전에 막기 위한 민주당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 아니냐”며“민주당이 노대통령을 왕따 시켰다”고 주장했다.


● 서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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