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박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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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박금남

인간의 욕구 의식주 중 가장 기본적 욕구는 먹는 문제다.

요즘 사람을 만나면 한결같이 “죽겠다”고들 한다. 당장 먹고 사는 것이야 근근이 이어가지만 미래가 불안하다는 것. 마치 모든 서민들이 집단 우울의 시대를 겪고 있는 듯싶다.

이 같은 어려움은 국가, 회사, 가정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난국이지만 쉽사리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죽겠다”고들 말한다.

여기에는 지난 수년 동안 이어져 온 경기침체에다가 설상가상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 전염증이 엄습해 지역 경기를 꽁꽁 얼게 만들면서 서민경제를 뿌리 채 흔드는 것이 큰 이유다.

더구나 우리 지역은 경제 축을 형성하는 농산물가마저 고무줄 등락 폭이 큰 것도 지역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투자비도 건지지 못하는 희망 없는 농사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표만 가지고 말을 한다.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고 출산율이 제일 낮다는 사실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미래에도 희망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의 방증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3만 달러 체감소득은 느끼지 못하고 팍팍해지고 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민소득 3만 달러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의한 원화 가치 상승의 환영이라고 말한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중산층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7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빚으로 무늬만 중산층이 됐다. 집도, 땅도, 자동차도, 전자제품도 모두 빚으로 구입한다. 때문에 자산평가를 하면 제로섬도 아닌 마이너스지만 우리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가진 것이 많지만 행복지수가 낮은 것도 비교와 평가에서 비롯되고 있다.

더구나 AI(인공지능)의 두뇌를 가진 로봇 때문에 사라질 인간의 직업군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젊은 층의 실업난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최근 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앞으로 20년이면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 50%를 대신한다고 전망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부의 복지정책은 놀아도 실업급여를 주는 퍼주기 정책이 중소기업들에게는 인력난만 부추기고 있다.

우리 경제는 현재 비상시국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경기를 살리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은 창의성이 늘 없다.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의 특단대책은 과거의 전례에 비추어 보면 언제나 특정인에게 퍼주는 지원책에 불과했다. 정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신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만 그들은 생존 연장 정치에만 몰두해 있다. 지자체들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고는 하지만 경기회복에는 한계가 있다. 구내식당 휴무를 늘리고, 공직자들의 복지카드를 활용 등은 일시적인 생색내기에 불과할 뿐이다. 근본적인 대책 찾기가 없었다. 지금은 전례가 있고 없고를 따지지 말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경기침체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하는 무안군이 요즘 신년 벽두부터 망신살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으로 군수가 홍역을 치렀고,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연이어 방송, 신문에 도배 되면서 무안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어느 공직자 한 명 나서서 문제를 수습하려는 모습은 안 보인다. 모든 게 군수 책임이고 ‘폭풍은 지나가리라’는 만연된 무사안일의 행정의 단면만 보여 주고 있다.

군민여론은 ‘군수의 훈령이 서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먹고살기가 어려울수록 최고 책임자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역사에서도 보아왔다. 일각에서는 군민이 느끼는 경제와 꼬박꼬박 봉급이 나오는 공직자들이 느끼는 경제지수가 달라 공직자들이 행정편의적 업무만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결국 경기침체는 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서민들만 겪고 있는 셈이다. 그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지인에게 밥 한 끼 살 돈이 없어 지갑을 닫고 있다. 따라서 경기 침체를 살리는 정책은 서민에게 초점을 맞춘 창의적 근본 대책을 찾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인생은 ‘문제점 봉착-해결책 찾기’의 연쇄 고리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문제점의 가짓수도 많아졌고 구조도 복잡해졌다. 하나를 시도해도 주변 환경의 생태계와 모두 맞물려 있어 해결책도 쉽지 않다. 문제가 크고 복잡할수록 창의적이고 단순해야 한다.

사람의 심성은 본디 게으름에 맞춰져 있다. 이 게으름을 일깨워 주는 것은 최고 책임자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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