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제 바닥났는데 ‘작업지시’ 부당…차량에 불
무안군, 읍·면직원 ‘비상소집’ 제설작업
“군민 볼모 작업 중단 정당화 될 수 없어, 재발 방지책 필요”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무안군으로부터 제설 작업을 위탁받은 화물차주들이 업무 지시가 부당하다며 제설작업을 중단했다가 이틀 만에 재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다행히 제설작업 중단시기인 9일과 10일 내린 눈의 양이 적었고 대설경보나 주의보도 모두 해제돼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안군은 폭설이 내릴 경우를 대비해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10일에는 휴일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이 비상 동원되어 골목길 눈 치우기 등이 실시됐다.

무안군에 따르면 제설차는 무안군 보유 2대, 전남도 지원 1대, 민간 임대 5대 등 총 8대다. 이중 민간 임대 제설차 5대가 지난 9일 오전 제설작업을 중단했다.

무안군은 매년 겨울이면 제설 민원이 늘고 있어 자체 보유장비 3대로 어렵다고 보고 지난해 12월10일부터 3월10일까지 3개월간 차량 한 대당 월 430만원(1,300만원, 기름값 별도)에 민간 화물차 5대를 임대 방식으로 충원했다. 눈이 올 때만 일을 하는 특수 업무다.

올해도 새해 첫날부터 눈이 내리는 등 지난 6일부터는 청계지역에 적설량 24cm 등 무안지역에 10일까지 평균 9cm의 눈이 내렸다. 이에 제설차량들이 제설작업에 투입됐다.

문제는 지난 9일 민간 제설차주 5명 중 1명이 연이은 제설 작업으로 제설제가 떨어진 상황에서 군의 업무지시가 부당하다며 장비를 탈착하고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4명의 업주들도 동조했고, A 차량업주는 12시 20분쯤 자신의 15톤 차량에 불까지 질렀고 불은 곧바로 진화됐다.

A씨는 이날 새벽 4시부터 제설작업에 투입돼 늦은 아침밥을 먹고 오전 10시 30분경 무안읍 고절리 소재 무안군 제설장비창고에서 휴식을 취할 무렵 군으로부터 제설작업을 재개하라는 말에 반발했다. 제설용 염화칼슘이 바닥난 상태라 삽날만으로 제설을 하라는 요구에 차주들은 의미 없는 보여주기일 뿐이라며 반기를 든 것.

이에 대해 무안군 B 모 과장은 “예년에 비해 올해 유독 눈이 많이 와서 힘들겠지만 주민 불편을 감안해 제설작업에 더 힘을 써달라는 의미였다”면서 “제설제가 없으면 우선 차량 앞부분에 삽날이라도 부착해 눈을 치워주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산 군수가 1시쯤 현장에 나가 설득했지만 협의되지 못했다. 그러자 무안군은 대체 차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장비 탑재를 위한 구조변경 등에 며칠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임대차량 업주들과 재협의 끝에 10일 오후 4시 운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무안군은 불똥이 떨어졌고, 김산 군수는 9일 폭설에 대비해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전 직원 폭설 대비 비상 연락 유지 및 대기를 지시했다. 이어 10일 오전 9시 전 직원을 비상소집하고 담당 구역별로 배치해 차도변, 인도, 버스 승차장 등에 쌓인 눈을 치웠다. 김 산 군수도 오전 6시 관내 결빙지역 현장을 확인하고 직원들과 주택가와 이면도로 제설작업에 동참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이번 민간 제설 차량 차주와 갈등은 민원에 따른 주민 안전을 위한 업무 지시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앞으로 눈이 오면 전 직원이 출동해 제설작업에 나서는 등 주민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민들은 이번 일과 관련해 “군민들의 안전을 볼모로 제설작업 중단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무안군은 차후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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