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코로나19 위기는 곧 식량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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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코로나19 위기는 곧 식량위기”
  • 박금남 기자
  • 승인 2020.12.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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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폭염·홍수·태풍 등 이상기후 빈번해지며 곡물 수확 급감
식량자급율 46.7%…해외의존도 높은 한국 직격탄, 식량 안보 인식 필요
AI 활용한 ‘스마트 농업’ 기반시설 디지털화 시급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기후변화로 식량위기 가능성은 더는 공상과학 소설 속의 내용이 아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기상재해가 극심해지면 농업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된다. 폭염, 가뭄, 홍수, 한파 등의 예측 불가의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안정적인 식량 생산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2020년만 해도 사상 최장의 장마와 태풍 등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곧 식량위기’라는 인식 아래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 이상기후 곡물 생산 급감

기상청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경우 21세기 말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4.7℃ 올라간다. 이렇게 될 경우 연간 폭염 일수는 현재 10.1일에서 35.5일로 급증하고, 2020년 한반도를 덮친 긴 장마와 홍수 등의 이상기후가 일상화된다.

기후 온난화는 재배 환경이 달라져 오늘날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상당수가 생산이 불가능해지거나 생산량이 줄게 된다.

농촌진흥청은 21세기 말까지 한국인의 주식인 쌀 수확량이 25%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옥수수는 10∼20%, 여름감자는 30% 이상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쌀, 밀,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것.

일상 속 친숙한 과일들도 기후위기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21세기 말까지 전체 농지 중 작물 재배에 적합한 재배 적지의 비중은 배의 경우 1.7%, 포도와 복숭아는 각각 0.2%, 2.4%로 급감할 수 있다. 과거 30년(1981∼2010년)간 재배 적지 평균 비중이 41%에 달했던 사과도 50년 뒤 1% 미만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

반면에 아열대성 과일인 감귤과 키위, 망고 등의 재배는 크게 늘어나 한반도의 ‘농업 지도’가 바뀔 전망이다.

◆ 기후변화는 곧 식량위기

2020년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 심한 가뭄이 들었다. 식량 수출 1위 미국은 지난 9월 전국의 43%가 가뭄에 시달렸다.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태풍이 미국 본토에 상륙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농산물을 많이 수입하는 중국은 올해 물난리로 쌀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양쯔강 유역 농경지가 초토화됐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세계 식량 공급망이 큰 타격을 받자 식량 가격이 폭등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10월 집계한 유엔곡물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7.3% 급등,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자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을 비롯해 캄보디아, 러시아 등은 쌀, 밀 등의 곡물 수출을 한때 중단하거나 수출량을 제한했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2018년 기준 46.7%에 불과하다. 2천300만톤에 달하는 연평균 곡물 수요량 중 1천600만톤을 수입하고 있어 글로벌 변수에 따라 식량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코로나19 곡물수출 중단, 식량안보 중요

코로나19 이후 소비심리 위축과 외부활동 축소로 농촌도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서울 농산물시장이 제때 열리지 않아 농수산물 생산과 공급, 수요 사슬을 파괴해 농수산식품 생산량과 유통량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식량 위기와 동반한 농수축산물 대란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식량 위기를 우려한 곡물 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 대비가 필요하다. 식량은 안보 차원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 전남 아열대작물 전국 25% 점유

전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전남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은 82.5㏊로 전국 재배면적(314.3㏊)의 4분의 1이 넘는다.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연평균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리적 장점에다, 아열대작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지않아 애플망고, 파파야와 아떼모아, 백향과(패션후르츠) 등 아열대 과일과 채소(오크라, 아스파라거스, 아티쵸크)가 기존 농업을 대체하는 신소득 작목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지자체들도 아열대작물을 농가 신소득 작목으로 육성해 6차 산업을 연계한 지역특산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오는 2022년까지 권역별 아열대 과수 단지를 조성한다. 나주·영암·무안 등 중부 서해안지대에는 한라봉·레드향 등 만감류를, 고흥·보성 등 남부 해안지대에는 바나나·애플망고·파인애플·커피 등 7개 작목을, 여수·순천 등 동남지역에는 백향과·올리브 등 3개 작목을, 담양·장성 등 북부 산간지대에는 파파야·아스파라거스 등 4개 작목을 각각 지정, 단지화·규모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 무안 선도농가 아열대 과일 재배

무안군은 기후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조직개편에서 기술센터 내에 미래농업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농업 현장은 행정의 열정에 반해 작목전환의 경우는 낮다. 때문에 무안군은 기존 농업인보다 농업을 시작하는 귀농자 중심으로 아열대 작물 재배를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무안 관내에는 구아바, 파파야, 패션후르츠(백향과) 등 3농가에서 아열대 과일을 재배 중이다. 이밖에도 메론이 재배돼 홍콩과 베트남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 농가 관행농업 고집, 작목전환 발목

지자체들은 아열대 기후에 대비해 스마트팜과 아열대 작물 육성 지원책을 쏟아 내며 대체작목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농가들은 기후변화로 타작물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이다.

작물전환 기피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고령화로 인한 농업인들의 기존 관행농업 고착화로 변화 수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특히 작목전환을 해도 1~2년 내 소득이 어렵고, 초기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며, 성공한다 해도 외국 과일 등 농산물이 수입되는 상황에서 유통과 판로 등에 따른 안정적인 소득보장이 어렵다는 것도 작목전환 기피의 이유이다.

그렇다고 행정이 의욕적으로 아열대 작물을 적극 권장하기도 어렵다. 관주도는 차후 성과 문제를 떠안아야 한다. 초기 시설투자비가 많은 자부담을 안고 추진했다가 실패나 공급과잉이 될 경우 행정에 책임을 전가하는 농가들의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행정 역시 재배기술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 기후 대응, 스마트팜 등 첨단 기술 도입 필요

기후변화 속에서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첨단 기술이 시급하다. 이중 시설하우스의 경우 최적화된 농가 관리를 통해 기존 재래식 농업보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스마트 팜’(Smart Farm) 도입은 위기 극복의 하나의 대안이다.

▲스마트팜 도입 희망농장 박남기 대표
▲▲스마트팜 도입 희망농장 박남기 대표

스마트팜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온도, 습도 등 필요한 영양분까지 재배 환경을 원격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어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 값이 자동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실패했던 데이터를 기반하여 성공, 생산량까지 대폭 늘릴 수 있다.

따라서 시·군 지자체는 스마트팜 농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전남도도 단동하우스 보급형 스마트팜 시범사업을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무안군도 올해 4개소 스마트팜 시설 장비를 지원했다.

특히, 재래 농업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새로운 품종 개발과 아열대 작물로 대체하는 연구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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