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발행인 박금남 대표

[무안신문]

충격과 공포의 2020년 암울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문제는 이 암울함이 매듭을 짓지 못하고 새해에도 계속 이어져 간다는 게 무거울 따름이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지도 미지수다. 우리가 얼마만큼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잘 지켜 가느냐에 따라 얼마나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시간은 인간의 삶을 관통한다. 그 속에서 모인 기억과 기록들이 쌓여 역사가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2020년은 일상이 멈춰선 가운데 불편과 불안이 계속되면서 모두에게 수고로운 한 해였고 기억이 남지 말아야 할 한 해였다. ‘우리 생애 최악의 해’로 기록될 듯싶다.

코로나19는 우리의 모든 일상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등 우리 사회에 ‘거리두기’라는 단어가 이제는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다. 모든 활동은 ‘비대면·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집콕’이 일상화됐다.

당연히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내수는 바닥을 쳤고 자영업자의 휴·폐업, 실업이 폭증했다.

소비산업은 언택트 산업으로 변화하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아도 돌아가도록 변화됐다. 이런 현상 속에서 사람을 두려워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울 뿐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나 자신부터 거리를 두려고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습관도 몸에 배면서 사람과 사람의 사이가 멀어져 웃음도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가 전염병의 공포에 패닉에 빠졌고, 그에 따른 온갖 군상들이 다 펼쳐졌다.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나라들이 실상은 별거 아니었다는 것도 알았고 우리나라가 작지만 강한 나라라는 자부심도 생겼다.

정치·사회적으로는 그간 적폐라고 의심했던 것들이 정말로 적폐가 되어 수면 위로 올라와 끝없는 진행형이 되면서 어떤 것이 정의인지 혼란을 야기한 한해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고만고만한 날들이었다. 이뤄 보고자 했던 신년 계획들은 수첩에만 적혀 있을 뿐, 욕심으로 남아 새해 진행형으로 이어진다. 가끔 나 자신이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 많지나 않았는가도 싶다. 나 자신이 웃지 못하고 사는 것이 삶과의 적당한 거리 유지를 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들이 아닌지, 그래도 굳이 계획의 실패를 변명하자면 코로나19 탓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하기야 살면서 힘들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되며, 막막하지 않았던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절망이나 걱정, 막막함과 쓸쓸함은 우리가 태어났을 때부터 따라붙은 ‘패시브’ 스킬이다.

살다 보면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한 번쯤 뿌리까지 흔들려 보기도 한다. 다만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부디 버텨내자. 코로나19도 뛰어넘고, 수많은 답답함과 먹먹함도 딛고 살아서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악착같이 버텨내야 또 멋진 날도 맞이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코로나에 떠밀린 시간은 새해를 향해가고 있다.

요즘처럼 사회가 각박해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전염병이 우리 생활을 힘들게 할 때 상대방의 글에 선플을 달아주고 힘을 주면 마음의 거리는 가까워 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적 거리보다는 생명의 거리, 사랑의 거리, 웃음의 거리, 행복의 거리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특히, 새해는 거리라는 적정한 거리를 통해 그동안 소홀했고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새롭게 다시 보면서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진일보했으면 싶다.

영국과 미국 등에서 백신 보급과 함께 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구촌의 희망 행보가 본격화됐다. 새해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우리 생애 최고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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