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재배 22년 외길…품종갱신과 스마트팜 설비로 수익 증대
스마트팜, 관행농가보다 평당 13,000원 수익 높아
기후 온난화, 이상기온 대비, 스마트 팜 설비 확대 지원 필요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최근 기후 온난화와 이상 기온 등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매년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무안에서 일찍이 ‘스마트 팜’(Smart Farm) 시설을 갖춰 최적화된 농가 관리로 기존 재래식 농업보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농가가 있다.

무안읍 성암리 2,5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22년 동안 외길 국화를 재배해 온 희망농장 박남기(67)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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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2012년 전라남도와 무안군의 지원, 그리고 자부담을 얹어 스마트팜 설비를 갖춘 게 성공 비결이다. 스마트팜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비닐하우스 내의 광, 온도, 습도 등의 재배 환경을 원격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조처를 자동으로 할 수 있어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가 크다. 또한, 양액재배시스템으로 양액의 pH와 EC를 자동 공급하여 상품이 좋아 다른 상품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박 대표는 그동안 주로 재배해오던 스탠다드 국화(장례용)를 대신하여 디스버드 국화를 재배해 소득을 높이고 있다. 디스버드 국화는 꽃의 모양이 동그랗고 색상이 다양해 특이한 형태의 꽃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1976년 23세에 귀농하여 당시 흔치 않았던 시설하우스에 도전, 오이를 재배했다. 이후 고추, 피망, 방울토마토 등을 재배했다. 하지만, 하우스 재투자와 농산물값 곤두박질, 기름값과 원자재 급상승으로 매년 부채만 늘었다. 이자를 채우기 위해 다시 대출받는 희망 없는 농업의 반복이었다.

이때 작목 전환으로 국화재배에 손을 댔다. 1998년이다. 당시 무안지역의 국화재배는 불모지였다. 욕심으로 시작했지만 쉽게 성공할 리 만무했다.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

2000년 초반 무안군의 국화재배 농가 수는 30여 농가로 제법 큰 규모였다. 그러나 지금은 10여 농가로 감소했다. 이는 2015년 제정된 부정청탁금지법으로 국화 소비가 줄었고, 엔화가치 하락으로 일본으로의 국화 수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여기에 난방비, 인건비, 농자재비의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 등도 화훼 재배 농가 감소를 부추겼다.

하지만 박 대표는 초창기 재배 실패 및 화훼류 가격 불안으로 부채 누적도 컸지만, 국화가 농가소득에 확실한 보장이 된다고 믿고 좌절하지 않는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건 2002년부터다. 국내 시장에서 최고의 품질 인증을 받으며 박 대표의 이름이 브랜드로 알려졌다. 일본 바이어들이 농장을 찾아와 2004년에는 무안에서 최초로 국화 20만본을 수출했다.

무모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연간 3기작 출하생산을 위해 토경재배에서 양액재배로 전환했다.

2006년에는 국화재배 기술보급과 조직배양묘 분양으로 농가소득 증대, 국화 수경재배 성공, 고품질 국화 생산 및 대중화 기여 공로로 전남도로부터 원예특용작물부문 ‘2006 농업인 대상’도 수상했다.

디스버드 국화 재배기술을 지원하고 있는 목포대학교 원예과학과 유용권 교수는 “디스버드 국화가 기존의 재배 품종보다 2배 이상 고가로 거래돼 농가 수익 증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스마트팜 설비를 갖춘 희망농장과 인근의 관행농가의 재배환경, 국화생육, 경영성과 비교 결과 관행농가보다 희망농장이 국화의 생육에 적합한 생육 환경을 조성하여 생산량이 10% 증대되었고, 품질 향상으로 수취가격이 38% 향상되어 평당 13,000원 정도 수익이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희망농장 박남기 대표는 “1년 동안 코로나19로 국화 가격이 하락하여 걱정이 컸지만 디스버드 국화를 재배하여 가격을 본 당 2∼3배 더 많이 받아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스마트팜 설비 자동화는 핸드폰으로 설비들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출장을 가더라도 여유가 있어 농민들의 복지 차원에서도 스마트팜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포대 유용권 교수는 “전국적으로 화훼농가의 스마트팜 비율은 채소 스마트팜의 1/5 정도로 낮은 편이다. 화훼의 경우 작물 특성상 광, 온도, 습도. 시비 등의 환경조건을 정확하게 조절해야 고품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작물보다 스마트팜의 필요성이 크다”면서 “전국의 화훼농가에 스마트팜 설비를 확대 보급하여 농가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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