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정치인들의 진실을 알려면 정치인의 입을 보지 말고 발을 보라고 했다.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정치인의 립서비스 입보다는 정치인이 어디를 자주 가는지 발을 보면 정치인의 속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발행인 박금남
▲발행인 박금남

요즘 광주전투비행장 이전을 두고 광주지역 정치인들의 립서비스가 심상찮다. 그도 그럴 것이 광주시민권익위가 최근 광주시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간공항 군공항 이전과 연계해야 한다’는 답변이 79.5%로 10명 중 8명이 답했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서는 표를 의식해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이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용섭 시장은 “광주 민간공항을 내년 말까지 무안공항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시·도지사의 협약이지만 시·도민에 대한 약속이다”며 “리더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난 13일 광주시권익위원회의 민간공항 이전 시기 연기 정책권고안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광주시민들은 보통 시민이 아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시대정신을 좇아 역사의 물꼬를 바로 돌린 분들”이라며 “그런 광주시민 80%가 ‘민간공항 이전은 군공항 이전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답해 주셨다. 시민들의 답변에 해법이 있을 것이다”고 밝혀, 시민권익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거부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해 민간공항 이전은 어렵지 않느냐는 시각이 높다. 말 바꾸기의 포석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광주시는 그동안 군공항 이전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이전 예비 대상지였던 무안군민들을 우롱(?)했다. 자체 재원 마련이 어렵다 보니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에 나선 것도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허구를 입증한 대목이다. 광주시권익위가 실시한 여론조사 군공항 이전사업의 비용 부담에 대한 질문에도 92.4%가 국책사업에 해당하므로 법을 개정해 사업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방부 등 중앙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한 것도 ‘기부 대 양여’ 방식이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같은 재원 마련도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지난 23일에는 한발 더 나아간 허무맹랑(?)한 주장이 나왔다.

2022년 광주시장 출마가 유력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무안·광주 민군통합 신공항과 1,000만평 규모의 무안복합공항도시의 빅딜을 제안했다. “무안의 경우 군공항을 포함한 민간공항 통합이전에 합의하면 통합공항을 포함해 1,000만평의 공항도시 건설에 대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전 수석은 “무안국제공항의 국제선과 광주공항 국내선, 군공항을 한곳으로 통합해 국제관문을 확보해야 하며, 규모는 1,000만평(통합공항 248만평, 완충지역 752만평)의 공항도시가 되어야 한다”면서 “통합공항과 공항도시는 다가올 대선에서 호남 상생공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공항의 방향으로 ▲군공항과 민간공항의 한곳으로 동시 이전 합의 ▲국내선 민항과 국제선 민항을 한곳으로 통합 합의 ▲군공항 규모는 현 광주 군공항 수준 유지 ▲완충지역은 국방부 계획보다 7배가 넓은 규모로 조성해 소음피해 최소화 ▲1,000만평 공항도시 공동개발 등 5대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광주시가 추진 중인 463만평 규모의 이전도 못하고 있다. 두 배가 넘는 1,000만평 공항도시가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또한, 5조7,600억원의 재원도 조달하지 못하면서 10조원을 어디에서 마련한다는 것인가.

정치인들 주장으로 치부할 수는 있지만 설득력 없는 너무 허무맹랑한 립서비스로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광주시가 내년 말까지 민간공항 이전 약속을 먼저 보여 주는 것이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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