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쥐뿔도 모르면서 탱자탱자한다” “탱자는 매끈해도 거지 손안에서 놀고 목과는 ​얽어도 선비 방안에서 겨울을 지낸다”

 

▲이재광 무안군청 환경농업담당
▲이재광 무안군청 환경농업담당

탱자와 관련한 속담들이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橘化爲枳)라는 말은 환경과 조건에 따라 사물의 성질이 변한다는 것이고, 쥐뿔도 모르면서 탱자탱자한다는 말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 하거나 잘난 척을 한다는 것이다. 또, 탱자는 매끈해도 거지 손안에서 놀고 목과(木瓜)는 ​얽어도 선비 방안에서 겨울을 지낸다는 말은 탱자는 그 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희대의 사기(?)꾼 봉(鳳)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이야기는 구전설화를 통해 접했지만, 생 울타리 용도로나 사용하던 탱자나무를 농지(밭)에 식재해서 농장을 조성하고, 또 그 열매를 수확 상품화를 하고자 한다면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필자 역시 촌에서 나고 자랐기에 부잣집 대밭 울타리를 탱자나무로 빙 둘러 가꿔놓은 것을 보면서 자랐고, 또 가을이면 노랗게 익은 탱자열매를 약재로 쓰기 위해 할머니께서 줍는 것을 봤었다. 그런데, 그 열매를 친환경적으로 재배해서 공인기관의 인증까지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군 단위 농촌지역 고샅을 30년을 누볐어도 아직 모르는 곳이 있었나보다. 실재로 우리 관내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두어 주 전에 다녀왔다. 너무 늦게 알았던 내 자신이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출타 중이라 통화만 하고 뵙지를 못했었다. 이왕 내친 발걸음 농장이나 둘러보자며 들판으로 나갔는데, 조성해 놓은 탱자밭 규모가 만만치가 않다. 흩어져 있는 필지를 전부 합하면 삼천이삼백 평은 족히 될 것 같다.

탱자열매 역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해야 하는지 가시만 앙상한 나무 밑동에는 잡초를 베어내고, 겨울철 동해 방지와 이른 봄 잡초발생을 막을 요량인지 볏짚을 가져다 덮어 놓았다. 얼마 전 전화상으로 판로문제를 여쭤 봤을 때 노란 생탱자는 kg당 5~6천원에 거래가 되고 녹색의 생탱자는 1~2천원에 거래되지만 아직은 초창기라 없어서 못 판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그래, 얼마 남지 않았어도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지실(枳實)이 무엇이고, 지각(枳殼) 무엇인지! 또, 체계적으로 연구가 안 된 분야(?)인지라 탱자의 결과 습성도 알아야 하고, 약재로 사용이 된다면 어떤 성분을 얼마나 함유하고 있고, 어떤 용도로 사용이 되는지는 알아야 될 것 같기에....

탱자농장의 조성되기까지의 얘기를 듣고 보니 이랬다.

십여 년 전부터 탱자묘목을 식재하고 농장을 조성했지만 수확은 2018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금년 이른 봄 냉해(冷害)는 탱자나무 가시울타리도 막아내지 못한 것 같다. 수확량 급감으로 녹색 생탱자로 일부 판매를 하고 남은 양도 노란 생탱자로 전부 판매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10톤까지는 안정적인 수확을 예상하고 있으나 생탱자로는 한정된 수요만큼이나 수익성 또한 낮다는 것이다. 수년 내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같이 고민을 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또, 현재 생탱자의 고객은 주로 아토피 환자들과 카페에서 차로 판매하는 이들이며, 추가로 식료품, 화장품, 의약부품을 만드는 업체에서 관심을 표명하더라는 것이다.

탱자의 독특한 향과 효능이 의외로 많고 최근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탱자 가공품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보는데, 개인이 시작하기에는 벅차다는 솔직한 얘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공이 뒤따라야만 한다.

얼마 전, 낙지골목 관광 상품판매점에 진열된 상품들 중에 우리지역 제품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기에 이런 얘기를 듣게 되면 경각심을 더 갖게 된다.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분야에 이렇게 운을 떼어 놓았는데, 퍼즐을 맞추듯 누군가는 방점을 찍어야겠지! 방문을 허락해 준 무안탱자 농장의 사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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