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6.4% 줄어 350만 톤 불과…1968년 이래 최저
“7~8월 긴 장마로 일조량 줄고 강수량 늘어”
산지가격 평년대비 31% 높은 수준…밥쌀 공급은 충분

[무안신문=김건우 기자] 올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의 영향으로 쌀 생산량이 5년 연속 감소하며 5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50만7,000톤으로 전년(374만4,000톤) 대비 6.4%나 줄었다.

국내 쌀 생산량은 지난 2015년 433만톤을 기록한 이래 5년 연속 감소세다. 통계청이 쌀 생산량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350만1,000톤)과 1968년(319만5,000톤)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적은 규모이며, 5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셈이다.

연간 쌀 생산량은 지난 1969년 처음 400만톤을 돌파한 뒤 1976년 500만톤(521만4,000톤)을, 이듬해인 1977년 600만톤(600만5,000톤)을 넘어섰다. 이후 1980년(355만톤)을 제외하고 500만톤 안팎의 꾸준한 수확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쌀 소비가 줄면서 생산량도 급격히 감소해 2017년 400만톤(397만2,000톤)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2009년 491만6,000톤으로 500만톤에 육박하던 쌀 생산량은 11년 만에 140만톤 넘게 줄었다.

재배면적은 72만6,000㏊로 전년의 73만㏊보다 0.5% 감소했다. 재배면적이 줄면서 10a(1,000㎡)당 생산량도 줄어 올해 10a당 생산량은 484㎏으로 전년(513㎏)보다 5.9% 적다.

통계청은 “건물건축과 공공시설 등 택지개발에 따른 경지감소와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 긴 장마와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일조 시간 감소와 강수량 증가 등 기상여건 악화로 완전낟알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올해는 기상 관측 이래 장마가 가장 길었다. 이로 인해 7월 상순부터 8월 상순까지 일조시간은 134.5hr(아워, 총시간)로 작년(258.8hr)에 비해 48.0% 줄었고, 반대로 강수량은 698.6㎜로 작년(252.5㎜)의 3배가 넘었다.

벼 낟알이 익는 시기인 9월에는 일조량이 증가하긴 했으나 9월초 태풍의 영향과 평균기온이 낮아 10아르(a)당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시도별 쌀 생산량도 모두 감소한 가운데 강원은 12만7,000톤으로 작년(15만1,000톤)보다 15.6%나 줄었다. 전남(68만8,000톤), 충남(67만8,000톤), 전북(55만6,000톤), 경북(49만5,000톤), 경기(34만8,000톤), 경남(31만4,000톤) 순으로 생산량이 많았지만 작년보단 줄어든 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산지쌀값이 전년 대비 14%, 평년 대비 31% 높은 수준이어서 올해 생산량 감소를 고려하면 일정 수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쌀 생산량이 줄었어도 밥쌀용 쌀 수요인 291만톤을 공급하기에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9월 말 기준으로 국산 49만톤, 수입산 46만톤 등 총 95만톤의 재고를 보유 중이며, 올해 공공비축미곡 35만톤을 매입 중이어서 부족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수급 불안이 확대되거나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 양곡을 적기에 공급해 쌀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부 양곡 공급방식이나 시기 등은 이달 중 양곡수급안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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