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정기연(전 영암 신북초등학교 교장)
▲정기연(전 영암 신북초등학교 교장)

우리말은 한자어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자녀를 장가보낼 혼(婚)과 시집보낼 인(姻)을 합성해 혼인(婚姻)이라 한다.

부모가 자녀를 둔 데는 혼인을 시켜 대를 잇게 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생명체의 공통된 사연이고 관심사다.

하루살이도 하루를 살다 가지만, 종족 보존의 대를 잇는 일을 하고 생을 마친다. 따라서 우리는 종족 보존을 위해 자녀를 낳아 길러 혼인을 시켜 후손을 보아 대를 잇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지만, 종족 보존의 후손을 남기고 간다.

후손 없이 생을 마치는 것은 삶이 모두 허무로 끝나 버린다. 자녀가 부모의 뜻에 따르지 않고 혼인을 하지 않으려는 것은 극단적 이기주의며 불효다.

자녀는 자기의 여건에 맞춰 눈높이에 맞는 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자기의 분수를 헤아리지 못하고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상대자를 고를 수 없다.

눈높이를 낮추면 혼인 상대를 발견할 수 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란 알 속에서 병아리가 나오려고 껍데기를 쪼면 그 소리를 듣고 어미 닭이 밖에서 알껍데기를 쪼아 병아리가 쉽게 알에서 나오게 되는 것을 말한다.

혼례의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옛날에는 남자와 여자가 짝을 지어 부부가 되는 일은 음(陽)과 양(陰)이 만나는 것이므로 그 의식의 시간도 양인 낮과 음인 밤이 만나는 날이 저무는 시간에 거행했기에 날 저물 昏 자를 써서 혼례라 했다. 혼례식 사회자가 결혼식을 거행 하겠습니다가 아닌 혼례식 또는 혼인식을 거행하겠습니다가 바른 표현이다.

혼인(婚姻)과 결혼(結婚)이란 말은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는 것을 婚姻이라 하고. 장가들 혼(婚)은 남자가 장가든다는 뜻이고, 시집갈 인(姻)은 여자가 시집간다는 뜻이다. 婚姻은 남자가 장가를 가고, 여자가 시집을 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헌법이나 민법에서도 婚姻이라 했다. 結婚은 남자가 장가든다는 뜻만 있어 남존여비(男尊女卑) 사회에서 쓰는 말이고. 또한 이 단어는 일제의 잔재로써 일제 이후에 쓰기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는 婚姻이라 말해야 바른 표현이다.

축의금 봉투에도 祝賀 儀, 祝 婚姻, 祝 成婚, 祝 華婚, 祝 盛典, 謹儀 등을 쓰고 祝 結婚이란 용어는 쓰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용어를 두고 어디서부터 잘못 사용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이제부터라도 바른 표현을 사용하였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없고 기술 후진국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잘사는 선진국이 됐다. 하지만, 해마다 출산율 저하와 혼인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가 혼인을 못 시키고 있는 자녀가 많다. 국가와 부모는 자녀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자녀 혼인도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서둘러 혼인 여건을 조성해 나라의 장래 희망이 밝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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