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의 유일 유인도 ‘탄도 가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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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의 유일 유인도 ‘탄도 가 보셨나요?’
  • 박금남 기자
  • 승인 2020.11.11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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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삼색 숲 ‘일품’…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섬 ‘탄도’
전남도 가보고 싶은 섬 선정…‘힐링 적지’
자동차 없는 ‘슬로시티’…사리 때는 ‘모세의 기적’
낙지, 부드러운 찰감태 유명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선정

탄도는 2018년 말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개발 대상지로 선정됐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는 전라남도의 브랜드 시책사업으로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탄도에는 지난해부터 5년 동안 모두 40억원이 지원돼 고유의 특성을 살린 섬으로 개발된다. 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주민대학도 운영된다. 주민들이 살고 싶고, 누구나 가고 싶은 섬으로 가꾸는 사업이다.

탄도 여행은 한국의 와이키키라 불리는 망운면 조금나루에서 시작된다. 조금나루 해변 유원지 끝자락 선착장에서 탄도호로 이동한다. 오전 8시와 오후 3시, 하루 두 차례 운항하는 탄도호는 마을주민들이 번갈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탄도까지는 2.5㎞로 직선거리로 3분 남짓이면 도착하지만 썰물 때는 물길을 따라 운항하다 보니 20여분도 소요된다.
탄도선착장은 오가는 주민은 물론, 간간히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첫 번째 관문이다. 배에서 내려 마을을 보고 5분 정도 걷다 보면 마을 입구에 들어선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탄도복지회관이다. 시골 복지회관 건물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네모나지만 이곳은 예외다. 배의 형상을 한 2층짜리 건물로 2005년 10월 지어졌다.

◆ 탄도(炭島)
무안군 망운면에 속하는 탄도는 무안군에 속한 28개의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다. 현재 23가구 28명이 살고 있다. 평균 연령은 70대 초반으로 성비는 6:4 정도로 남자가 많다.

하지만 한때는 망운초교 탄도분교가 있을 만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유권자만도 110명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살았다. 지금은 폐교된 분교 자리에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외지인이 들어와서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민박집이다.

탄도는 송현리 조금나루에서 2.5㎞ 남짓 떨어져 있다. 오래전 ‘여울도’로 불렸지만 섬에 많았던 소나무로 숯을 생산해 뭍으로 보냈다고 ‘탄도(炭島)’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면적 0.502㎢, 해안선 5㎞에 불과한 작은 섬에 나무가 많으면 얼마나 많았을까 싶다. 주민들의 땔감도 부족했을 텐데 숯을 구워 팔 수 있었을까.

본래 탄도는 여울도였다. 여울이란 하천이나 바다가 급경사를 이루거나 폭이 좁고 얕아서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말한다. 썰물 때면 물이 빠지면서 이 갯벌에 급하게 흐르는 물길이 생기는데 이것이 여울이다. 사리 때 갯벌에 물이 빠지고 열개가 생기면 갯고랑의 여울물도 무릎까지밖에 안 잠길 정도로 얕아진다. 그때 탄도 사람들은 이 열개 길을 걸어서 뭍으로 건너다녔다. 그래서 여울 섬이었다. 그래서 사리 때는 나룻배를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물이 빠지지 않는 조금 때면 뭍으로 갈 방법은 오직 배밖에 없었다. 조금 때 이용하던 나루, 조금나루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그 때문이다.

여울의 한자어는 탄(灘)이다. 하지만 여울 섬이 한자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실수로 여울 탄이 숯 탄(炭)으로 잘못 기재돼 여울 섬이 숯 섬으로 와전됐을 가능성이 높다.
10여년 전부터 마을 하수처리시설이 완비돼 정화된 생활오수 덕분인지 탄도만은 청정해역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 백사장에는 오염물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비결은 마을주민들의 철저한 환경 인식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 한때 유신마을로 불리기도
탄도마을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4년, 전국에서 뽑힌 상위 10개 마을 가운데 8위에 선정됐다. 당시 이장은 청와대에 초빙됐고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마을 전경 사진물은 당시 청와대에 전시되기도 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유신 마을’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다 잊혀가는 동네 뒷얘기라고 전했다.
그 때문일까? 탄도 마을은 모두 블록 담장이고, 지붕은 슬레이트다. 때문에 여느 섬마을과는 다르게 집들이 현대화된 시골 풍경을 연출한다.

◆ 자동차 한 대 없는 ‘슬로시티’
탄도는 빼어난 절경이 없는 평범하다. 편의점은 물론 상점 하나도 없다.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섬마을 특유의 소박한 인심도 그대로 정겨운 남도의 섬이다.

하지만 아주 특별한 섬이다. 섬에는 그 흔한 자동차 한 대도 없다. 넋 놓고 생각에 잠겨 걸어도 안전하고 아이들이 길가에 나와 마음껏 뛰어놀아도 안전하다.
잠시 자동차 없는 세상에 살아보고 싶다면 탄도로 가라. 탄도는 느린 삶이 가능한 진짜 슬로시티다. 높은 산이 없어 해안가를 지나 숲길로 이어지는 둘레길도 걷기에 더없이 편하다. 숲길 한가운데 주민들이 직접 만든 대숲 터널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 주민이 직접 만든 ‘올레길’
탄도의 ‘올레길’은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자연물을 이용했다. 복지회관을 가로질러 뒷길로 나가면 청정해역을 끼고 있는 모랫길이 나온다. 해안을 끼고 걸으면 무인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야광주도라고 하는 이 무인도는 용이 여의주를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여의주라고도 부른다.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데크를 걷다 보면 유일한 산, 왕영산 입구에 닿는다. 해발 50m에 불과하지만 망운면에 있는 산 중 최고봉이다. 소나무 숲, 사스피레나무숲, 신우대가 우거진 대나무숲 등 삼색 숲이 정겹다. 한낮인데도 대나무 숲은 신우대가 울창해 어둡게 느껴질 정도다.

하루 힐링코스, 조금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1박 2일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 최적이다. 유독 물이 풍부한 점도 탄도만이 갖는 매력이다. 해변을 끼고 있는 한적한 곳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도 마련돼 있어 ‘짠물 관광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다만 마을에 동네 슈퍼가 없어 생필품을 마련해 가야 한다. 물론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되레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 섬 속의 섬 여의주 야광주도
탄도는 생김새가 용 모양이다. 그래서 탄도에는 용과 관련한 지명도 여럿이다. 용머리 해안도 있고 용샘 이름의 둠벙도 있다. 용머리 해안 앞에는 여의주도 있다. 용머리 앞 동그랗게 보이는 작은 무인도 야광주도(夜光珠島)다. 옛날에 섬사람들이 여기에 불을 켜서 주변을 오가는 뱃길을 밝혀줬다고 붙은 이름이다.

탄도와 야광주도 사이는 물이 빠지면 걸을 수 있는 길이 생기는데 이 길을 닻줄이라 부른다. 야광주란 암흑 속에서도 빛을 낸다는 기석이다. 밤에도 빛나는 구슬. 야광주도는 그래서 여의주다. 최근 탄도는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에 선정됐다. 이제 용이 여의주까지 물었으니 탄도는 승천할 일만 남았다.

◆ 탄도갯벌 날마다 모세 기적
탄도 갯벌에서는 모세의 기적보다 더한 기적이 일어난다. 날마다 바다가 통째로 사라졌다 나타나길 반복하는 갯벌. 기적이 일상인 섬이다.

탄도와 망운반도 사이 갯벌에는 썰물 때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 갯벌이 드러나는 자연현상은 하루에 3차례씩 일어난다. 다른 섬들처럼 돌을 놓아서 만든 징검다리인 노둣길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던 길이다. 탄도 갯벌은 푹푹 빠지는 펄 갯벌이 아니라 모래가 섞인 혼합 갯벌이다. 더구나 이 길은 발이 빠지지 않는 자갈길이다. 그래서 걸어 건널 수 있었다. 이 갯벌의 길을 탄도 사람들은 열개라 불렀다.

◆ 낙지와 감태 농게 굴 등 생산
탄도 앞바다 광활한 갯벌은 감동적이다. 바닷물이 빠지면 청정해역 탄도만에는 게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집 앞에 뻘, 뒤뻘, 머시리뻘, 밥뻘, 작은뻘, 숭치뻘 등이 있는데 이 뻘에서 감태, 낙지, 굴, 바지락, 소라, 농게 등이 난다. 감성돔 산란지여서 바다 낚시터로도 각광받고 있다.

탄도 갯벌은 1960년대까지 김장용 굴의 주산지였다. 수하식 굴양식이 보급되면서 탄도 갯벌의 토종 굴은 생산량이 줄었지만 굴은 여전히 낙지, 감태와 함께 탄도 주민들의 주 소득원 중 하나다.

근래 들어 탄도 갯벌에서 낙지도 잘 잡히지 않아 낙지잡이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주민들은 어촌계와 의기투합하여 수천만원을 들여 마을 뒤편에 낙지목장을 만들었다. 탄도에는 낙지 주낙배가 7~8척 정도 있고 맨손 낙지잡이는 10가구 정도다.

또한, 탄도 갯벌은 감태로도 명성이 드높다. 탄도 감태가 유명한 것은 갯벌이 기름져서다. 탄도 갯벌에는 두 종류의 감태가 자란다. 하나는 찰감태, 또 하나는 그냥 감태다. 흔히 감태는 매생이보다 식감이 거칠지만 찰감태는 매생이처럼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럽다. 일반 감태는 곧게 뻗어서 자란다 해서 뻐드래기라고도 한다. 식감도 약간 뻣뻣하다. 반면에 찰감태는 약간 꼬불꼬불하게 자라면서 봄이 되면 잎이 파래처럼 넓어진다.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나오는 찰감태를 최상품으로 친다. 이때 나오는 감태가 새순이라 더 부드럽다. 다른 지역에서는 수고로움을 피하기 위해 감태를 기계로 세척하지만 탄도 사람들은 아직도 찬물에 손을 담가 뻘물을 빼낸다. 기계로 씻으면 감태 고유의 향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도 감태에는 그 짙은 바다 향이 살아 있다.

◆ 땅이 비옥해 농작물 실해
탄도는 땅이 비옥하고 농작물이 실하다. 양파, 마늘, 고구마, 고추 등 밭에 의지하고 있다. 탄도에서 생산되는 마늘이나 양파는 그 씨알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크다.

큰 배가 다니기 어려워 비료를 뭍에서 들여오기가 쉽지 않아 비료도 많이 못 주는데 작물이 잘 자란다. 화학 비료를 쓰지 않은 것이 한 원인으로 보인다. 비료를 잘 안 쓰니 퇴비를 많이 썼을 것이고 그것이 땅을 살리고 땅을 비옥하게 해 농작물을 잘되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 전국 최장수 이장(44년) 보유
탄도는 전국 최장수 이장을 지낸 사람도 있다.
김영복(75) 전 이장은 44년 동안 탄도이장으로 일했다. 그가 처음 마을 이장을 맡은 건 지난 1971년이다. 2년 임기를 마쳤는데, 2년 만에 다시 주민들한테 불려 나와 75년부터 다시 이장을 맡아 2014년까지 이장으로 일했다. 이는 전국 ‘최장수 이장’ 명성도 얻게 됐다.

현재 탄도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장으로 일하며 주민들에게 ‘도지사(島知事)’, ‘탄도대통령’, ‘탄도군수’로 통했다. 그만큼 주민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2015년부터는 임명훈(48) 이장이 맡고 있다. 마을에서 가장 젊다.

◆ 해저관로 매설,    2021년 상수도 물 공급
망운면 탄도마을은 내년 1월 상수도 공사가 시작돼 빠르면 2021년 말부터 상수돗물을 마시게 된다. 무안군이 양질의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공중위생을 향상시키고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망운 송현리에서 탄도까지 해저관로를 매설해 장흥댐 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동안 탄도 주민들은 각 가정별로 지하수를 뚫어 사용해 왔지만 염분 농도가 갈수록 높아져 식수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물을 사다 마시는 실정이었다. 이에 무안군은 송현리에서 탄도까지 2.5km의 암반을 굴착해 지름 8cm의 관로를 해저에 매설, 10톤 규모의 배수지에 저장해 각 가정에 장흥댐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 무안군 보고(寶庫) 탄도
탄도는 요즘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노후한 마을 벽에 지역 특성에 맞는 갯벌을 주제로 벽화가 그려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남도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와 연계, 전남 63개 섬별 향토·문화·역사성을 부각한 난대숲 복원·조성을 통해 블루 이코노미 대표 명품 테마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영광군, 함평군, 무안군, 목포시, 신안군 등 다도해권을 중심으로 사계절 아름다운 꽃이 필 꽃섬 35개소를 조성한다.
무안군은 탄도를 무안군의 보고(寶庫)로 여기고 장기적 종합마스터플랜도 구상 중이다. 

탄도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려 ‘탄도에서 살아보기’ 등 창의적 콘텐츠 발굴과 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섬마을 만들기를 위한 주민대학 운영 등도 그 일환이다. 여기에 망운면 주민들도 탄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28일에는 망운면이장단(단장 박동현)이 처음으로 이곳 탄도마을에서 김대현 군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장단 회의를 갖고 탄도발전을 공유하기도 했다.

김대현 군의장은 “가고 싶은 섬 탄도에 대해 무안군 공직자들의 방문부터 추진하여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관광지 개발 구상안을 만들어 보도록 집행부에 건의하겠다”면서 “다만, 외지인 상당수가 탄도 땅을 소유하고 있는 부분은 함께 고민해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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