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단계 하향…중간고사 대면시험 ‘황당’
외지 학생들, 한 달 대면수업에 방 구하기에 어려워…모텔, 학과휴게실 전전
교수들, 대면·비대면 병행…학생들 불만에 “학생 재량이냐?”

[무안신문=김건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으로 인해 일부 대학들이 비대면수업에서 대면·비대면수업을 학과 교수 재량에 맡기면서 학생들과 학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간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전환하자 그동안 비대면수업으로 자취방을 구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잠잘 곳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관내 소재한 대학교는 지난 12일 공문에서 ‘10월30일 중간고사 종료일까지 비대면수업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간고사의 경우 담당 교원의 재량으로 대면과 비대면 모두 가능토록 하였다. 이렇게 되면서 대부분 학과 교수들이 중간고사를 대면시험으로 전환하면서 학생들이 기숙사나 자취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인근 모텔과 학과휴게실을 전전하고 있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 새벽 버스를 타고 강원도에서 내려왔지만 결국 시험에 지각했다는 A학생은 “학생들의 (숙식)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비대면수업을 30일까지 연장한다고 해두고도 대면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며 “전날 내려와도 잠잘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학교 주변 원룸이나 자취방의 경우 10개월, 5개월 단위로 계약하고 월세를 한 번에 받는 방식으로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12월 방학을 고려할 때 11월 한 달 정도 기간의 방을 내어줄 리 만무하다. 때문에 외지 학생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학교 기숙사의 경우 입실과 퇴실을 비대면수업을 맞아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역이 먼 학생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다. 목포 등 인근 지역 학생들의 경우 비대면, 대면수업으로 변하는 상황에 따라 짐을 넣고 빼기가 수월하지만, 상대적으로 먼 지역에 사는 학생들에겐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교 측의 입장도 난처하다.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절대평가에 따른 성적의 형평성 논란, 교수들의 성적처리 재량권 보호, 효율적인 성적관리 등을 들어 대면시험을 통한 상대평가 방식을 추가했다. 때문에 지난 19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실시되는 이번 중간고사의 경우 대면, 비대면 평가를 모두 가능케 하고 교수의 재량에 맡겼다.

이에 김모 교수는 “1단계 조정으로 대면수업이 실시된다는 공문을 보냈기에 당연히 기간에 맞춰서 준비했으리라 생각하고 대면을 진행하는 것이다”면서 “교수 재량이라고 해서 재량껏 했는데 비판을 받고 있으니, 이건 교수재량인지 학생재량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간고사 이후에는 전면 대면수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방을 구해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여간 곤혹이 아니다. 더구나 코로나19의 확산 추이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수업이 또 바뀔 수 있어 방을 구해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이도 저도 못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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