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째 마이너스 ‘패닉’ 상태…늘어나는 건 빚
‘앞으로가 더 어렵다’…자영업자 줄줄이 폐업 예고
소상공인 60% “매출 90% 하락”…파업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 많아
대학 상권들도 비대면 수업에 ‘개점 휴업’ 상태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그간 ‘어렵다, 어렵다’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버티고 있을 뿐 희망도 없어 살맛이 안 납니다.”

무안읍 한 상가 주인 김모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임대료·생활비 등을 감당하다가 얼마 전부터는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충당하고 있다.”며“‘역대급’ 최악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신천지발이나 6월말 대유행 때도 반토막 매출을 견뎠지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임대료 같은 고정비를 빚으로 충당하고 있어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말했다.

또 다른 상가주인 정모씨도 “하루 공치는 날도 있어 수입은커녕 고정비 조차 건지지 못하고 있다.”면서“소상공인 대출 등을 지원한다지만 이것도 죄다 빚이다. 어디가 끝일지 몰라 차라리 가게를 정리할까 한다”고 토로했다.

무안에서 꽃집을 경영하는 A씨는 꽃집 문을 닫고 배달로 투잡하고 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식당 주인 김모(56) 씨는 “한 달 매출로 가게 집세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모(47·여) 씨는 “근로자들은 꼬박꼬박 월급이라도 나오지만, 자영업자들은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지경”이라며 말했다.

요즘 자영업자들은 당장 폐업은 하지 않고 있지만 상당수가 버티기 한계가 다다르면서 폐업을 고려하거나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마디로 ‘페닉’ 상태다. 코로나가 되레 증가하면서 소비심리가 더욱 악화하고 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충격이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이어진다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렇다고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매물을 넘길 수도 없는 상태인 데다 폐업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불 꺼진 상가에는 ‘점포 임대’ 문구가 늘고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도·소매업, 외식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일반 소상공인 3천4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0.6%가 ‘사업을 유지하고 있으나,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은 경영비용 중 임대료를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했다.

지역 소재 대학 주변 상가들도 벼랑끝으로 내몰리기는 마찬가지다.

목포대 등이 10월16일까지 비대면(온라인) 수업을 연장하면서 이미 하반기 4개월 장사 중 2개월은 어렵게 됐다. 나머지 개강도 끝내 가봐야 아는 실정이다.

지난 14일 점심시간 목포대 후문 상가나 식당들은 예년 같으면 개강 특수를 누렸을 테지만 올해는 문을 연 식당 안은 빈자리만 넘쳐나 극도로 침체된 대학가 상권의 현 주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흥겨운 음악소리를 내뿜으며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노래연습장과 PC방 등도 고위험 시설로 지정돼 ‘영업 중단’ 안내문만 걸려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시민들은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가족 단위 외식도 급감했다.

전남지역 자영업체는 전체 사업체의 76.9%로 업체 수는 12만1천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7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 소상공인 60%가 매출의 90%가 줄었다고 호소했다.

월 기준 사업장의 피해액을 추정하면 ‘500만원 이상~1,000만원 미만’이 31.3%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 24.5%, ‘1,000만원 이상’ 이 19.2%로 각각 조사됐다.

따라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필요한 지원책으로 세금부담 완화, 자금지원 확대, 단계별 임대료 인하 정책 등을 꼽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지만, 시기가 문제다. 지원책이 늦어질 경우 휴·폐업 속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무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