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우렁이 활용도 중요하지만, 관리(수거)가 더 중요합니다.

[무안신문]

▲이재광(무안군청, 친환경팀장)
▲이재광(무안군청, 친환경팀장)

벼논에 제초작업을 위해 이용된 왕우렁이가 겨울철 지구온난화로 월동을 하게 되면서 어린모에 피해를 주다 보니 일거리 하나가 더 늘게 된 것이다. 벼 수확 후 점검을 해야 하고, 왕우렁이를 수거해야 하는 일이 그것이다.

‘왕우렁이를 잘 쓰면 약이요 못쓰면 독이다’ ‘투입 당해 년에 익충인 우렁이가 다음 해에는 해충이 된다’ 아무래도 우렁이가 사람 말귀를 알아듣는다면 많이 서운해 할 것 같다. 실컷 부려먹고 이런 취급을 한다고

남미가 원산지인 왕우렁이는 1983년 2월 식용(食用)목적으로 국내에 도입이 되었고, 1992년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농법이 소개되면서 논 잡초제거를 위해 전국에 보급이 되었다. 하지만, 2005년 오리농법과 함께 친환경농업의 표본으로 울진친환경엑스포에 소개가 되려다 토착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통제 불능의 해충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98%라는 농진청의 잡초제거 효과와 비용절감이 입증되면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친환경농자재가 왕우렁이라는 것이다. 우리군의 경우도 1,182농가가 2,539ha의 벼농사 제초작업에 왕우렁이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오전 이른 시간 모 읍면에 거주하는 농업인 네 분이 사무실에 찾아왔다. 전라남도가 내놓은 왕우렁이 월동피해 방지대책과 관련 일반필지에 대한 왕우렁이 공급제한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 전달(?)이 목적이었다.

내용인즉 왕우렁이 사용량을 줄여 월동개체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군을 비롯 왕우렁이 피해가 나타났거나 월동개체가 많은 9개 시군에 대해 친환경 인증필지를 제외한 일반필지에 대해 왕우렁이 지원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타 시군은 시군 실정에 따라 공급여부를 결정토록 하고, 일반농가에 공급할 경우 자부담 50%를 반드시 준수토록 한다는 것이다. 결국 내년부터 일반농가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공급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그래, 얼마나 다급했으면 이 더위에 하필 코로나시국에 이렇게 찾아왔을까? 얘기를 듣고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마을에 벼농사를 짓는 18농가 36.2ha 논 면적 중에 전환기와 유기인증을 획득한 1농가(2ha)의 면적을 제외한 일반필지 34.2ha 논까지 왕우렁이를 이용 제초작업을 하는데, 지원이 끊기면 벼농사를 어떻게 짓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자신들은 왕우렁이 피해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지역은 우려할 만큼의 피해는 없다. 아니, 이런 흐름을 알기에 애써 그것을 부각시키거나 드러내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또, 우렁이농법을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안다.

그렇다고 생태계 위해(危害)가능성이 있다는 환경부의 지적과 실재로 도내 5개 시군에서 660ha의 벼논에 피해가 나타났는데도 나몰라 할 수마는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겨울철 온도는 날로 상승하고 있고, 그러는 과정에 월동 개체 수는 증가할 테니 말이다.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처한 현실에서 방안을 모색하면 될 텐데! 그런 고민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란 말이 있다. 오죽했으면 우렁이를 수거하는 방안을 내놓았겠는가? 이런 취지는 관심 밖이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앞세운다. 물론, 이는 대다수 농업인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우렁이의 생리와 생태적 특성을 알고 습성에 대해 살펴보면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월동을 못하도록 벼 수확 후 논에 물은 안전히 빼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물이 모이는 용 배수로 하부에 생석회를 뿌리거나 차단 망을 설치해서 우렁이의 침입이나 이탈을 막아야 한다. 또, 겨울철 월동작물을 재배하거나 논 깊이갈이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머리를 맞대다 보면 방법은 있을 것이다.

왕우렁이는 활용도 중요하지만, 이제 관리(수거)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그렇기에 수거의무 불이행한 경우, 보조 사업비 회수조치 및 영구 지원 배제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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