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 트자 시커먼 물 흘러나와…주민들 “이 물로 농사 못 지어”
실학실, 용월, 학마을, 용산, 복용마을 등 6개 마을 농업용수로 사용
무안군·한국농어촌공사 시료 채취…수질검사 의뢰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무안읍 성동리 복용저수지 물을 방류하자 검은 물이 쏟아져 마을 주민들이 무안군과 저수지 관리청인 농어촌공사 무안신안지사에 신고, 저수지물 시료를 채취해 성분검사에 나섰다.

▲7월12일 오염물질 현장
▲7월 12일 오염물질 현장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농어촌공사로부터 13∼14일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에 따라 저수지 물 10% 방류 통보를 받고 저수지 관리인이 수문 물을 방류하자 검은 물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이곳 수문은 상하 두 개 수문 중 상층 수문은 잘 열리지 않고 하층 수문만 작동돼 저수지 하류(바닥) 물이 방류됐다. 실제 육안으로는 저수지 물 오염은 보이지 않는다.

복용저수지는 1945년 준공, 유역면적 125ha(수혜면적 14,4ha)로 총 저수량은 161.88천톤이며, 무안 실학실마을, 용월마을, 학마을, 용산마을, 복용마을 등 5개 마을과 함평 삼정리 일부 등 6개 마을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무슨 오염인지도 모른 채 시커먼 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면서 “검은 물이 나오기는 처음이고, 15일전 물을 방류할 때도 조금 누런빛을 띠기는 했다. 이런 물로 물대기를 할 경우 올 벼농사를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은 “저수지 주변에는 아무 시설이 없고, 상류에 무안군환경종합관리센터만 있다”며 “청정 저수지로 고기까지 방류했지만 지금은 고기도 살지 못할 만큼 오염됐다”고 무안군환경종합관리센터를 오염원 제공자로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이날 무안군과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오염원 유입의 원인을 찾기 위해 저수지 주변과 무안군환경종합관리센터에서 나오는 배수로를 확인했지만 찾지 못했다.

이어 객관적 공정을 기하기 위해 13일 11시 마을주민 대표, 무안군, 농어촌공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시료를 채취, 물 성분 검사를 무안군과 농어촌공사가 각각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통상 1주일 걸려 결과에 따라 오염원 원인규명을 두고 무안군과 농어촌공사간에 시시비비 논란도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무안군환경종합관리센터에서 나오는 물질로 무게가 실린다면 무안군도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 종합처리시설인 무안군환경종합관리센터는 복용저수지 상류에 위치, 매립시설(293,466㎥), 소각시설(45톤/일), 재활용품선별시설(20톤/일), 음식물류 폐기물건조시설(10톤/일) 등을 갖추고 있으며, 매립시설 대상 폐기물은 생활폐기물(소각재, 불연성폐기물 등) 이다.무안군이 2023년까지 15년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고정비 20억원을 포함 45억여원을 환경종합관리센터에 지원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1년에 분기별 4번 저수지 물 성분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실시한 농업용수 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6월은 성분검사는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문제는 당장 벼논이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출수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성분검사 결과 농업용수 적합판정이 나오더라도 원인을 모르고는 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농민들이 버틸 경우, 농어촌 공사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주변 하천물을 양수기 등을 동원해 공급해 준다는 계획이지만, 장기적 차원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저수지 바닥이 오염됐다면 준설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등을 고려하면 현재 저수지 물을 어디로 모두 방류시켜야 하는 고민도 깊어 질수밖에 없다.

▲7월 12일 오염물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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