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안 등 전국에서 10마리 포획, 위치추적용 발신기 부착
국립생물자원관, 뻐꾸기 이동 경로 최초 확인…왕복 2만㎞ 이동

[무안신문=곽주영 기자]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름 철새 뻐꾸기는 우리나라와 직선거리로 1만㎞ 떨어진 아프리카 대륙에서 겨울을 보낸 뒤 여름철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부터 이달까지 뻐꾸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이 같은 결과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뻐꾸기의 이동 경로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우리나라 철새가 아프리카까지 이동해서 월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최초 사례다.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주로 서식하는 뻐꾸기는 5월 우리나라를 찾아 번식 활동을 한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지난해 5~6월 경기 양평군, 전남 무안군, 제주도 서귀포시 등에서 포획한 뻐꾸기 10마리에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했다. 이 중 6마리는 지난해 8월 말과 9월 초 사이 중국 강소성, 미얀마, 인도를 거쳐 아라비아를 횡단했다.

지난해 10월 초 아프리카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만1,000㎞를 이동했다. 이후 탄자니아, 모잠비크, 케냐 등지에서 겨울을 보냈다.

6마리 중 3마리는 지난 4월 중순 이동을 시작해 5월 말 우리나라 번식지로 되돌아왔다. 3마리의 왕복 거리는 2만㎞ 이상이며, 최장 거리를 이동한 개체는 2만4,012㎞나 이동했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발신기를 부착한 10마리 중 아프리카까지 신호가 수신된 건 6마리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3마리가 추적됐다”며 “나머지는 이동 도중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동 속도는 가을보다 봄에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철 이동 기간은 평균 77일로, 하루 평균 142㎞를 이동했다. 반면 봄철 이동 기간은 평균 51일로, 하루 평균 232㎞를 이동한 것이다.

한편, 뻐꾸기는 몸길이 약 32~36cm이며 수컷이 암컷보다 약간 더 크고 우리나라에서는 5월에서 8월까지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뻐꾸기는 스스로 둥지를 틀지 않고 때까치·멧새·붉은뺨멧새·노랑할미새·알락할미새·힝둥새·종달새 등의 둥지를 빌어 1∼3개의 알을 낳는다. 따라서 가짜 어미가 알을 품어 10∼12일 지나면 부화하고, 부화 후 1∼2일 사이에 같은 둥지 안에 있는 가짜 어미의 알과 새끼를 등에 얹어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고 둥지를 독차지한다.

가짜 어미로부터 20∼23일간 먹이를 받아먹은 뒤 둥지를 떠난다. 둥지를 떠난 뒤에도 7일 동안은 가짜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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