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화 되는 바다, ‘무안세발낙지’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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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화 되는 바다, ‘무안세발낙지’가 사라진다.
  • 박금남 기자
  • 승인 2020.07.0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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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0만접 어획, 10년만인 2019년 8만8,706접 3/1 뚝
‘세발낙지’ 어획량 급감…지난해 무안낙지 생산량 통계 작성 이래 최저
낙지 생존 적정 수온 17∼18도…산란기 수온 25도 육박 고수온 탓(?)
낙지 생산량 회복 위한 금어기·낙지목장 조성 ‘실효성 의문’
바다수온과 낙지 관계 “모니터링 시급”…대체 먹거리 개발 필요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기후변화란 기후 환경이 자연적 환경과 인위적 요인에 의해서 점차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매년 조금씩 더워지는 한반도 기후 온난화에 따라 농작물 주산단지 개념이 사라지면서 농산물 수급조절이 안돼 가격폭락이 반복되고 있고, 수산물도 바닷물 수온 상승으로 토종 어종들도 달라지고 있다.

1900년 이후 우리나라 기온은 1.5도 상승하면서 수년 전부터는 3월 하순부터 따뜻해 봄이 실종되고, 여름에는 불볕더위, 가을에는 집중 호우, 겨울에는 눈 내리는 날도 적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시나브로 이루어지면서 바닷물 수온 상승에 따른 무안 대표 특산물 중 하나인 세발낙지도 매년 어획량이 줄고 있다.

지난해 무안낙지 생산량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무안군과 전남도의 낙지자원 회복 노력에도 오히려 생산량이 줄고 있어 무안낙지에 의존한 먹거리 관광의 대체 보완품 계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편집자주)

◆ 뜨거워지는 바다=지난해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우리나라 연안 바다 고수온 특보가 40일 이상 지속했다. 우리나라 연근해 수온이 사실상 아열대 바다로 변해가고 있다. 반대로 겨울에는 수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전 해역의 7월 평균 수온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연 평균 0.34도 상승했다. 2010년 7월 평균 수온은 21.36도였지만 2018년에는 24.25도로 2.89도나 높아졌다.

연도별로는 2011년 21.21도, 2012년 22.15도, 2013년 21.91도, 2014년 22.24도, 2015년 21.05도, 2016년 23.34도, 2017년 23.62도, 2018년 24.25도였다.

최근 50년(1968~2017년) 동안 우리 연근해 표층 수온은 1.23도 상승했다. 따라서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들은 최근의 수온변화가 해양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해양생태계와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 해수면 상승·갯벌감소=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28년간(1989∼2016) 남해안은 매년 평균 2.48㎜씩 해수면이 상승, 0.13㎜씩 상승폭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로 봤을 때 지난 28년간 해수면 높이의 평균 상승률은 매년 2.96㎜으로, 매년 0.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수부 ‘2016 해양수산통계’에 따르면 전국 갯벌의 약 60%를 차지하는 전남 갯벌 면적 역시 해수면 상승으로 1987년 1179.1㎢에서 2013년 1044.4㎢으로 11.4% 감소했다.

◆ 무안낙지 지난해 어획량 8만접 역대 최저=무안 세발낙지 어확량이 매년 감소하면서 어가소득이 줄고 있다.

2019년 무안낙지 생산량은 역대 최저인 8만8,706접(1접 20마리)을 잡아 88억7,060만원(접당 10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해역별로는 탄도만 14개 어촌계 148어가 4만4,082접, 청계만 7개 어촌계 132어가 2만4,665접. 함해만 8개 어촌계 118어가 1만9,959접으로 조사됐다. 무안지역은 28개 어촌계 398어가가 낙지어업에 종사 중이며 주낙 253어가, 맨손 160어가, 통발 8어가, 횃불 95어가가 등록돼 있다.

무안군에 따르면 무안군 낙지어획량은 2006년 30만접, 2007년 29만접, 2008년과 2009년 30만접이 잡혔다. 그러나 2012년부터 급락 22만5,000접, 2013년 11만6,000접, 2014년 13만8,828접, 2015년 16만9,494접, 2016년 14만5,144접, 2017년 10만8,296접으로 급감했다.

다행히 2018년 15만2,971접(접 20마리)로 다시 오르는 듯 했으나 지난해 8만8,706접으로 10만접 이하로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 수확량을 기록했다.

◆ 낙지 연중 ‘금값’=무안낙지는 언제부턴가 중낙지가 접당 15만원이 넘는다. 대낙지는 마리당 1만5천원으로 접당 30만원에 이를 정도로 낙지값 고공행진은 몇 년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이는 낙지 생산량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이제는 무안지역 주민들 자체도 “내 돈 내고 먹기는 비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낙지는 1kg 되는 마리 수에 따라 ‘대낙지(3마리 이하)’, ‘중낙지(4∼5마리)’ 등으로 분류된다.

◆ 낙지 어획량 감소, 산란기 바닷물 수온 탓(?)= ‘무안세발낙지’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그 많던 무안세발낙지가 왜 잡히지 않을까를 두고 의견도 분분하다.

높아진 수온으로 생태계 변화 때문이라는 의견이 높다. 어민들은 해수 온도 상승이 낙지 산란기 때 번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낙지 생존 적정 수온은 17∼18도로 알려져 있어 수온이 올라가면 깊은 바다로 내려가는 습성이 있다.

가래낙지(삽으로 파는 낙지)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유독 은신처 입구에서 죽은 어린낙지를 많이 봤다는 것도 아열대 되는 바다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는 보통 서너 삽이면 낙지를 볼 수 있었지만 1m에서 1.2m까지 펄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에 어민들이 낙지잡이를 사실상 포기했다. 주낙도 어획량이 줄고 있다.

낙지 먹이인 칠게가 환경오염과 남획으로 줄고 있는 것도 낙지 어획량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안낙지는 수온이 내려가는 9월 중순부터 서서히 잡히기 시작해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에 최대 어획량을 보인지만 이 역시 예전처럼 잡히지 않는다.

◆ 금어기·낙지목장 조성 ‘효과 의문’=낙지 개체수 감소로 낙지 자원 고갈이 우려되자 전남도 해양수산기술원은 2014년부터 지역 어촌계 갯벌에 어미낙지를 방류하고 있다.

낙지는 수명이 1년으로 다른 어류에 비해 짧고 한 번에 낳는 알도 평균 100개로 적어 자원량이 감소하면 회복이 쉽지 않다. 따라서 금어기 설정 및 낙지조성 목장 조성 등 다양한 낙지자원회복 노력을 펴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안군 해역에는 지난 2015년부터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낙지목장 5개소 42㏊를 조성됐으며, 2018년에도 5개소를 추가 조성하면서 총 10개소 67㏊로 확대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낙지목장 조성사업은 지역 어업인들이 낙지목장 시설과 낙지자원관리에 직접 참여해 낙지 산란기인 3∼6월에 암수 낙지 한 쌍씩을 수조 내에서 교접시킨 뒤 일정하게 구획된 갯벌낙지목장 내에 포란된 어미낙지를 방류해 산란하는 방식이다.

◆낙지금어기 시기조정 필요=일각에선 낙지금어기 시기를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민 A모 씨는 “봄 낙지는 개도 안 먹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산란을 마쳐 맛이 없다는 의미”라면서 “낙지 산란시기가 현재 실시하는 금어기(6월21일부터 7월20일)보다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감성돔 방류사업도 낙지 감소 원인=일부 어민들은 육식성 어류인 감성돔의 탄도만 방류 사업이 낙지 자원 고갈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감성돔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낙지 치어를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어족 자원 개체 수 증가를 위한 어류 방류 사업도 필요하지만 낙지 보호 구역으로 설정한 바다에까지 감성돔 방류 사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여기에 몇 년간 큰 태풍이 없어 찬 바닷물이 섞이지 못해 낙지가 잡히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바다 인근에서 양식하는 새우(대하) 등 청소과정에서 나오는 노폐물, 김양식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약품들에 의해서도 낙지가 줄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바다 수온과 낙지, 모니터링 필요=수산업은 특성상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가 30도를 넘는 고수온이 발생하면서 연안 수온상승으로 아열대성 어종이 살 수 있는 바다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연안에 나타나는 아열대성 물고기의 종류, 분포지역, 자원량, 서식 환경, 연안 정착 여부 등에 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따라서 무안낙지가 점점 잡히지 않는 것은 바다 수온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장기적 차원의 대책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무안낙지 생산량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고, 무안군과 전남도의 낙지자원 회복 노력에도 오히려 생산량이 줄고 있어 무안낙지에 의존한 먹거리 관광의 대체 보완품 계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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