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브랜드 ‘무안마늘슈퍼700’ 품종 개발
일반 마늘 대비 평당 수량 두 배…농가소득 보장
농사는 첫째, 정보, 둘째는 품종 선택…관행농법 탈피 시급
마늘 파종시기 늦춰 벌마늘 피해 줄여야…농민 변화 필요

[무안신문=박금남 기자] 무안은 경남 창녕과 함께 양파주산단지로 유명하다. 무안 양파 첫 재배는 1938년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로 82년의 긴 역사다. 양파는 마늘과 더불어 무안지역 주 소득 특작물로 지역경제의 효자종목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창녕이 양파연구소 운영 등 각종 양파 품종 개발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는 반면 무안은 주산단지 명성만큼 무안 브랜드를 가진 양파품종은 없다. 그때그때 외지 품종을 구입, 재배 판매하는 손쉬운 관행농사에 젖어 왔다.

이러다 보니 양파 주산단지 명성도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후 온난화에 따라 양파 재배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주산단지 입지는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작피해와 상품 저장성도 약해 경쟁력까지 잃어가면서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늘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품종 연구를 외면한 채 외지 종자에 의존해 관행 농사를 고집해 오는 것이 주원인이다. 현재 무안양파 종자 70∼80%는 일본산이고, 마늘 종자도 남해산, 창녕산, 제주산 등이 주류다. 물론 무안군의 마늘과 양파 종자 연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문적인 연속성 연구보다는 실적(?) 연구의 안일한 면이 많았다.

요즘 마늘 수확철을 맞아 무안지역 한 농가가 수년 동안 직접 연구 재배하여 수확한 ‘무안마늘슈퍼700’ 이 관심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이 농가는 마늘에 무안브랜드까지 붙여 무안의 지리적 가치도 높이고 있다.

‘무안마늘슈퍼700’ 유명세는 흥농TV, 한국농수산TV 등에서 성장 과정을 유튜브로 제작하여 홍보한 영향도 크다.

박문수(73, 망운) 전남양파·마늘연구회장이 ‘무안마늘슈퍼700’ 품종 개발 장본인이다.

박 회장은 수년 동안 마늘을 연구해 슈퍼마늘 생산에 이르렀다. 양파·마늘교육 강사로 전국을 순회하며 20년째 활동 중인 박 회장은 무안보다는 외지에서 더 유명하다. 여기에는 ‘멀리서 본 영웅은 있어도 가까이서 본 영웅은 없다’는 말처럼 내 지역 분은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풍토에다가 관행농법만 고집하는 농가들의 새로운 품종 도입 기피도 박 회장 명성이 지역에서 인정받지 못한 원인으로도 풀이된다.

박 회장의 슈퍼마늘 연구는 2015년이다. 당시 전북 한 지역으로 강의를 나갔다가 여지껏 보지 못한 굵은 마늘을 보게 됐다. 즉석에서 종자로 구입하려 했지만, 농가의 거절로 구할 수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수차례 방문하여 접당 45,000원을 주고 4접반을 구입, 2016년 무안에서 첫 시험재배를 시작하여 2017년 ‘무안마늘슈퍼700’ 생산에 성공, 종자를 늘려 나갈 수 있었다.

2018년부터는 종자 개량을 위해 ‘무안마늘슈퍼700’ 주화를 별도 채취하여 주화재배도 시험 재배하여 2019년에는 실제 일반마늘과 비교가 안 되는 ‘무안마늘슈퍼700-A’을 생산, 상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연구 시험재배를 통한 박 회장의 마늘 정식시기도 마늘 상품 생산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여 주어 관행농법을 탈피해야 하는 단면을 보여 주었다.

올해 많은 피해가 발생한 벌마늘 피해도 “마늘 정식 시기가 너무 빨라 가을 높은 온도에서 성장한 마늘이 겨울에 온도가 높아지면 2차 생육되는 벌마늘 피해로 이어진다”며 “기후 온난화 등을 감안할 때 마늘 정식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 회장은 마늘농가들이 9월20일 전후해 정식하는 것과 달리 10월6∼8일 사이 ‘무안마늘슈퍼700’을 정식한다. 주화 생산용은 이보다 더 늦은 10월18∼20일께 심어 일반마늘 정식과 한 달 차이가 난다. 하지만 수확량은 더 높다는 게 박 회장의 이야기다.

‘무안마늘슈퍼700’은 우리나라 마늘 품종을 좌지우지하는 남해산, 창녕산, 제주산과 비교해도 확연이 구별된다. ‘무안마늘슈퍼700’은 7∼8개 쪽이 고르게 형성돼 상품성이 높다.

무엇보다 일반 재배 품종(남도산, 대서종)보다 평당 3kg가량의 수량이 많이 생산돼 소득으로 이어진다. 일반마늘(대서종)이 평당 4.6kg 생산된데 비해 ‘무안마늘슈퍼700’은 평당 8kg 이상으로 두 배 가깝다. kg당 2,100원 일때 일반 마늘(5kg)이 평당 10,500원인데 반해 무안마늘슈퍼700(8kg)은 16,800원으로 평당 6,300원의 소득차이가 난다. 200평 기준 일반마늘은 210만원, ‘무안마늘슈퍼700’은 320만원으로 110만원 소득이 높다.

여기에 ‘무안마늘슈퍼700’은 추위에 강해 동해 피해가 거의 없다. 병해충도 강하고 마늘 대 도 굵어 수확작업이 수월하며 깐마늘 경쟁력이 높은가 하면 마늘쫑도 일반 마늘쫑에 비해 굵어 소득이 높다.

따라서 종자보급용이 일부 생산된 지난해부터 없어서 못 팔정도다. 올해 3만평 재배지에서 생산되는 종자 보급량은 200톤가량이다. 이미 전북 김제에서 3만평 종자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종자 구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 거절한 상태다.

박 회장은 “무안마늘슈퍼700은 아무리 수확이 안 돼도 평당 7kg 수확은 가능해 일반마늘 (4.6kg)보다 높다”면서 “최소한 2∼3년은 소득을 보장 할 수 있어 무안지역 농가들에게 먼저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변화를 싫어하는 농민들의 관행농법이 갈수록 농업 경쟁력을 잃어 가도록 하고 있다”면서 “요즘 디지털 시대인 점을 감안하면 농사도 첫째 정보, 두 번째는 품종 선택이 소득을 좌우 한다”고 말했다. (문의 박문수 ☎010-5634-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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