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무안군청 환경농업담당)

[무안신문]

▲이재광(무안군청 환경농업담당)
▲이재광(무안군청 환경농업담당)

전자가 빛을 내려면 광속(光速)에 가깝게 가속돼야 한다. 즉, 전자가 빛의 속도에 도달하면 빛을 내는데 이 빛이 방사광(放射光)이고, 이것을 만들어 내는 장치가 ‘방사광가속기’이며, 화학·생물·전기·의학 등 기초연구는 물론 응용분야인 반도체·바이오신약·철강·2차 전지·ESS·신소재 개발 등 모든 과학 분야에 활용이 되고 있다.

전남은 이번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도정의 최대 핵심과제로 정하고 도민은 물론 광주와 전북의 시·도민까지 나서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녹(祿)을 먹는 사람으로서 감(感)이라도 잡아야 될 것 같기에 노트북을 펼치게 된다.

방사광가속기는 선형가속기, 저장 링, 빔 라인(소형실험실)으로 이루어지며 신형 가속기 구간 맨 끝에는 전자총이 있다. 이 전자총에서 전자를 뿜어내면 전자는 전기장에 의해 빛의 속도로 가속된다.

빛의 속도로 직선운동을 하는 전자는 자기장 속에서 저항을 받으면 운동방향이 꺾인다. 전자가 꺾이는 지점에서 접선방향으로 강력한 빛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방사광(Synchr otron Radiation)이다.

또, 방사광가속기는 1세대에서 부터 현재 4세대까지 발전해 왔다. 입자물리학용 전자가속기의 부산물로써 사용한 70년대 1세대에 이어 80년대에 방사광만을 주 사용목적으로 한 2세대, 삽입장치를 활용하여 2세대에 비해 수천만 배의 밝은 빛을 발생시키는 90년대의 3세대로 발전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 장치에 비해 광원이 1천 배 밝고 빛의 파동 폭이 1천 배 짧아 1천 조(兆)분의 1초 단위 시간대의 물질 변화와 살아있는 세포의 분자구조를 실시간으로 관찰이 가능한 최첨단 장치인 것이다.

지난 3월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업공고와 사업설명회에 이어 이달 29일까지 유치계획서를 접수받아 내달 6일 발표평가에 이어 최종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구축 부지 선정을 위한 평가지표 구성과 항목별 배점이 수도권에서 멀수록 불리하게 되어 있어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100점 만점 가운데 5점이 부여된 입지조건의 경우 여섯 개 평가항목의 절반이 시설 접근성 및 편이성, 현재 자원의 활용 가능성, 정주여건 등 위치와 접근성 위주로 짜였다는 것이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자그마치 8,000억의 국비를 포함 총 1조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의 부지선정에 불합리한 평가기준이 적용된다면 수도권과 떨어져 있고 기존의 인프라가 취약한 지자체는 희망(?)도 가져보지 못한다는 말인가?

이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촛불 정부의 대통령 취임사가 무색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사전 평가지표 선정 시 지자체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이뤄졌다는 것이 칼자루를 쥔 자의 갑질(?)처럼 와 닿기 때문이다.

금년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신청 전 건립 부지를 먼저 확정한다는 정부 방침이 알려지면서 방사광가속기 사업은 현재 우리 전남(나주)을 포함 인천(송도), 충북(오창), 강원(춘천), 경북(포항) 등 5개 지자체가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는 등 유치 경쟁이 뜨겁다.

그럼, 우리 전남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지역 정치권의 역량 결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나주에 들어설 한전공대 인근은 안정적인 기반을 갖춰 방사광가속기 구축에 최적이라는 사실을 부각해야 할 것이다.

광주· 전남 에너지밸리가 한전공대와 연계해 세계적 에너지 신산업 클러스터기능을 위해서는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그 핵심 기반이다. 포항공대가 세계적인 명문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포항에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어 동반성장을 했듯이 한전공대도 에너지 신산업 클러스터의 첨단기술 공급기지 및 세계적 우수인력 유치기반이 될 것이다.

가속기는 현재 대전에 중이온과 포항에 방사광과 경주에 양성자, 부산에 중입자가 집중 배치되어 있어 재난 등에 대비한 안전성 차원에서 국가 대형 연구시설에 대한 국토 균형배치가 필요한 실정이며, 분산 배치를 위해서는 호남권 유치가 타당하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가 균형발전 실현을 지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나주유치 지원을 밝혔다가 반나절 만에 철회되는 등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될 사안이 아니기에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남 유치를 위해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자는 얘기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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